선거보도_
식약처 보도자료 해석도 못하는 조선일보와 엄튜브
등록 2020.02.28 21:00
조회 1406

정부가 코로나19의 위기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유튜브에도 코로나19 관련 영상이 폭증했습니다.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많았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된 마스크의 상당수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정작 우리나라 국민들이 사용할 마스크가 없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사실일까요?

 

엄성섭 TV조선 기자 “14일 하루에만 236만 장이 중국으로 수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의 진행자이기도 한 엄성섭 앵커는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 엄튜브 <내 친구 제동아! 뭐라고 말 좀 해봐~>(2/25)에서 정부를 비판했는데요.

 

엄성섭 기자 : 2월 2일에도 범정부 단속하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마스크 사재기. 중국으로 가는 거, 특히 대량 사재기들. 그런데 중국으로 빠져가는 물량 여전히 많거든요? (중략) 관세청 자료를 보면요. 지난 12일부터 16일간, 닷새 동안만 중국으로 수출된 보건용 마스크가 총 527만 장입니다. 특히 지난 14일 하루에는요. 236만 장이 중국으로 수출됐습니다. 매점매석 단속하시겠다면서요? 중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면서요? 어려울 때 돕는 게 이웃이라면서요?

 

식약처 자료가 관세청 자료로, 전체 수출량이 중국 수출량으로 둔갑

엄성섭 씨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말했을까요? 엄성섭 씨가 말한 ‘관세청 자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보건용 마스크 생산출고량 등 신고 현황 발표>(2/18)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정부는 지난 2월 12일부터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수정조치를 시행했는데요. 이 조치에 따라 생산업체가 신고한 보건용 마스크의 생산․출고량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식약처의 보도자료였습니다. “관세청 자료”라고 했던 엄성섭 씨는 자료의 출처부터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겁니다.

 

또한 엄성섭 씨는 “지난 12일부터 16일간, 닷새 동안만 중국으로 수출된 보건용 마스크가 총 527만 장”이며 14일 하루에만 “236만 장이 중국으로 수출”됐다고 했지만 이는 허위사실입니다. 식약처 보도자료에 나온, 12일부터 16일까지의 수출량을 모두 더하면 527만 장이고, 14일 수출량이 236만 장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는 국외로 수출된 물량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중국에 수출된 물량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언련이 식약처에 문의한 결과, 담당자는 해당 보도자료에 나온 ‘수출량’은 말 그대로 수출된 물량 전체를 말하는 것이며 중국으로 수출된 물량만 특정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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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용 마스크 일일 생산량과 일일 출고량(2020/2/12~16)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엄성섭 씨 발언 출처는 식약처 자료 잘못 해석한 조선일보 기사

게다가 엄성섭 씨 발언의 출처는 조선일보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2/25)로 보입니다. 엄성섭 씨의 문제 발언이 나온 유튜브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식약처 보도자료를 엄성섭 씨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 내용의 기사는 조선일보의 해당 기사뿐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엄성섭 씨의 발언 상당수가 조선일보의 기사 내용과 상당히 일치합니다.

 

조선일보의 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엄성섭 씨의 방송 이후에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중국으로 수출된 마스크가 527만 장이나 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25일과 26일 양일간 경인매일, 스포츠조선, 뉴데일리, JTBC, 중앙일보 기사를 통해 나왔습니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지면 기사에서 JTBC는 저녁종합뉴스와 아침뉴스에서 이 내용을 전했는데요. 모두 중국으로 대량의 마스크가 수출되면서 국내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부 비판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매체명

날짜

보도명

설명

조선일보

2/25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 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

지면 기사

경인매일

2/25

<도 넘은 중국 수출에 지자체 자매도시 마스크 보내기,

국민들 “우리도 못 쓰는 마스크 중국에 왜 주나?”>

인터넷판 기사

스포츠조선

2/25

<박명수 "마스크"→조장혁 "'사람이 먼저' 맞나"

★ 잇따른 코로나 발언>

인터넷판 기사

뉴데일리

2/25

<막으라는 중국은 안 막고… 대구·경북만 봉쇄한다>

인터넷판 기사

JTBC

2/25

<오늘 자정부터 ‘마스크 수출’ 사실상 금지>

방송뉴스

중앙일보

2/26

<[뼈아픈 순간③] 中 수출 마스크 하루 236만 장···

박명수도 뿔나게 한 '정부 뒷북’>

지면 기사

뉴데일리

2/26

<[충청브리핑] 충남 2‧충북 3명 추가 감염 ‘확진’…

전국 977명 대유행 조짐>

인터넷판 기사

JTBC

2/26

<‘마스크 수출’ 4월 30일까지 사실상 금지>

방송뉴스

중앙일보

2/26

<마스크 당장 풀 듯 말해놓고 “3월 초나 돼야” 발 빼는 식약처>

인터넷판 기사

 △ 식약처 보도자료를 잘못 해석하여 보도한 기사(2020/2/25~26) ⓒ민주언론시민연합​

 

식약처 보도자료 제대로 해석한 건 KBS뿐

식약처 보도자료를 제대로 해석한 것은 KBS뿐이었습니다. KBS의 온라인 기사 <취재K/마스크 구하기 스트레스 한 달이제 끝날까?>(2/26)에서는 조선일보나 엄성섭 씨 발언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여타 기사들과는 다른 해석을 내놨습니다. 식약처 보도자료에 나온 ‘수출량’을 ‘해외로 나간 전체 출고량’으로 제대로 해석한 것인데요. KBS는 “5일 동안의 출고량은 4475만 장이고, 이 가운데 수출량은 527만 장”으로 “해외로 나간 게 전체 출고량의 약 12%에 불과”하다며 “매점매석 등 유통상의 문제”가 국내 마스크 품귀 현상의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식약처 보도자료를 잘못 해석한 뒤 마스크 품귀 현상 원인으로 마스크의 상당수가 중국으로 수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보도보다 훨씬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엄성섭 씨나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사들이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 프레임을 강화하는 데 일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 실책은 당연히 따져보고 비판해야 하지만 적어도 근거는 확실해야 합니다. 감염병 사태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단순한 실수도 국민에게 큰 혼란을 야기합니다. 보도자료에 버젓이 나와 있는 ‘수출량’을 ‘중국 수출량’으로 둔갑시키는 식의 공격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2월 25일 유튜브 채널 엄튜브 <내 친구 제동아! 뭐라고 말 좀 해봐~> / 2020년 2월 25~26일 포털에서 ‘중국 527만 장’을 키워드로 검색하여 나온 기사 전체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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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문의 박진솔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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