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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뭐하니?] ‘6‧25 도발’ 명분 위해 김여정이 ‘발따닥’ 하고 나섰다?
등록 2020.06.08 18:19
조회 218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6월 4일 종편에서는 ‘여성 입장에서 성폭행으로 느껴지게 되면 형량이 강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느니, ‘대북전단 살포에 김여정이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북한이 6‧25를 기점으로 SLBM을 쏘려는 것이다’라는 근거 없는 추측까지 등장했어요.

 

 

1. 여성입장에서 성폭행으로 느껴지면 형량 높아질 수 있으니 조심해라?

지난 5월 26일 서울역에서 한 여성이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큰 피해를 입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4일)에서는 이 서울역 폭행 사건에 대한 대담을 나누던 중, 출연자 정혁진 변호사가 “여성들을 상대로 해가지고 묻지 마 폭행이 있는데 이것이 성폭행으로까지 발전될 수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그냥 여성에 대해서 어떤 폭행을 갖다가 가했는데 그게 이제 여성 입장에서는 성폭행으로 느껴지게 되면 생각했던 것보다도 형량이 굉장히 강해질 수가 있으니 이 부분들은 굉장히 조심하고 절대로 이런 일은 없어야 되겠다”라고 말이죠. 성폭행으로 인식되면 형량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니, 갑자기 이게 무슨 뜬금없는 말일까요?

 

정혁진 씨는 가해자 입장에 너무 과하게 몰입한 게 아닐까요? 가해자에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코너도 아닌데 말이죠. 피해자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든, 성폭행은 성폭행이고 폭행은 폭행이에요. 법령에는 ‘성폭력’과 ‘폭력’의 정의가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성범죄 사건이라면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처벌받으면 되고, 폭행 사건이라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으면 되는 것이죠. ‘형량이 높아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성폭행과 같은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법조인인 정혁진 씨가 더 잘 알고 있겠죠?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4일) https://muz.so/abFQ

 

 

2. 아동학대 사건 피의자 얘기하며 갑자기 ‘고유정’ 꺼내들기도

지난 1일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아이가 가해자의 신고로 구조되었지만 결국 지난 3일 숨지고 말았어요.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에 국민들은 매우 분노했죠.

 

채널A <뉴스A 라이브>(6월 4일)에서는 진행자 송찬욱 씨가 영장심사를 받으러 가던 피의자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물었어요. 그런데 최석호 정책사회부 차장은 “머리 커튼으로 얼굴을 가렸던 고유정의 모습”,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푹 숙여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 보이지 않기 위한 저 모습”이라면서 갑자기 ‘고유정’을 꺼내들었어요.

 

경찰서를 나서는 피의자들은 대부분 언론 취재 앞에서 고개를 숙인 모습을 하고 있어요.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으니 마스크 차림이 이상한 건 아니에요. 이번 아동학대 사건의 피의자는 고유정과 달리 머리도 묶은 상태였지만 최석호 씨는 ‘고유정’이 떠올랐다고 하네요.

 

한편, 가해자가 이동하면서 마이크를 들이대는 취재에도 문제가 있어요. 최석호 씨 말처럼 피의자가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때로는 언론의 취재가 조주빈 같은 피의자가 엉뚱한 발언을 내놓는 스피커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이런 식의 피의자 취재가 정말 필요한 건지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된 건 아닐까요?

 

☞ 채널A <뉴스A LIVE>(6월 4일) https://muz.so/abFR

 

 

3. 6월 25일 도발 명분 위해 김여정이 ‘발따닥’ 하고 나섰다?

종편에서 근거 없이 북한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내놓은 건 하루 이틀이 아닌데요. 이번에는 북한의 김여정 제1부부장이 6월 4일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한 것을 두고 ‘북한이 6월 25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쏘려는 것’이라고 근거 없는 추측을 내놨어요.

 

채널A <뉴스TOP10>(6월 4일)에서 출연자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대북 전단 살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쭉 지금까지 있어 왔다”면서 “김여정이라는 2인자까지 나서서 저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결국 “6월 25일 기준으로 해서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 SLBM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발언했어요. 근거는 없었죠. 안찬일 씨는 “도발의 명분을 이번에 확실하게 찾기 위해서 저렇게 김여정이가 발따닥 나선 게 아닌가”라며 역시 근거 없는 발언을 이어갔어요.

 

‘북한 전문가’라면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게 맞을 거예요. 하지만 종편에 등장하는 북한 전문가들은 주로 안찬일 씨처럼 북한에 대한 미확인 정보나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공포심을 유발하곤 하죠. 근거 없는 주장이지만 안타깝게도 교차검증이 어려운 북한에 대한 발언이라 크게 문제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예요.

 

 

☞ 채널A <뉴스TOP10>(6월 4일) https://muz.so/abGX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4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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