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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불신 부추기는 언론보도, 국민 불안만 키운다
등록 2021.03.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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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해결의 열쇠로 불리고 있는 백신 접종이 2월 26일 시작됐습니다.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였고, 관련 보도 역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전문가, 정부‧여당 정치인들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국민 불안을 부추길 수 있는 ‘허위조작정보’를 경계해달라고 당부할 정도로 언론의 선정적 백신 보도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백신 접종을 전후로 나타난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보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를 정리했습니다.

 

불안감 키우기 바빴던 언론보도

먼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백신에 대한 불안, 불신을 조장한 보도입니다. 특정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거나 불필요한 논란을 만든 경우인데요. 빈번하게 나타난 유형은 근거도 없이 시민 불안감을 단순 전달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의심하게 만든 보도입니다.

 

TV조선 <“2300만 명분 더 확보”…아스트라 불신은?>(2월 16일 정은혜 기자)은 제목에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을 강조했습니다. “효능이 검증 안 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하는 고령층의 불만은 높아졌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TV조선 <“의료진은 화이자, 일반 직원은 제외”>(2월 24일 황병준 기자)도 같은 사례입니다. TV조선은 “(의료진 중) 화이자 백신을 맞는 건 코로나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의사와 간호사들 뿐”이라며 “같은 병원의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화이자 백신을 맞는 사람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사람이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진에게 동일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 “아스트라제네카가 화이자보다는 (효과가) 아니라는 거를 입증하는 게 되니까”란 익명의 병원관계자 발언까지 여과 없이 전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고, 화이자 백신이 더 우월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데 큰 영향을 미친 보도 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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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불안감 키운 TV조선 <뉴스9>(2/24)

 

객관적 사실은 보도하지 않고, 시민 불안감 전달

물론 시민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불안감의 원인을 찾아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보도부터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TV조선 등 다수 언론은 시민 불안감을 단순 전달하는데 열중하면서 백신의 효능과 역할,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전혀 보도하지 않아 불안감을 더 키웠습니다.

 

미국, 영국 등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접종자 중 중증환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발견되면서 코로나19 백신이 ‘면역체계 형성’뿐 아니라 ‘중증환자 억제’ 역할도 한다는 게 입증됐습니다. 국내 전문가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2월 8일 질병관리청 대국민 백신특집 브리핑에서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백신이 감염 자체를 막지 못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걸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 도입될 백신들은 좋고 나쁜 걸 판단하기 어렵고 어느 백신이든 안심하고 맞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일보 <아스트라제네카 효능 논란에 “중증 막는 것도 중요한 역할, 나쁜 백신은 없다”>(2월 9일 임소형 기자)도 같은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2월 18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김기주 선한빛요양병원 원장은 의사로서 국민들이 백신을 적극 맞을 것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WHO에서 두 번째로 승인한 백신으로 안전성과 효과가 보장되었으므로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해달라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과 안전성 논란을 부각하며 제 역할을 하지 않은 결과 불안감은 확산됐고, 정부는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연기했습니다. 중증환자 발생 방지를 위해서라도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료전문가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 언론은 드물었습니다.

 

‘의료진 백신 차별론’도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YTN <뉴있저/코로나 백신 국내 접종 시작…"언론·정치권 악용 말아야">(2월 26일)에 출연한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종류가 달라진 원인은 시기의 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최일선 종사자들에게 우선 접종이 필요한데 “화이자 백신이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접종”을 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먼저 들어왔다고 하게 된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날 “언론의 선정적 보도나 정치권의 악용이 일어나며 순탄한 접종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면서 “선정적인 제목 달지 않기,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유보적 태도 갖기, 백신 전문가 의견 반드시 인용하기, 정치인의 비과학적 언급을 따옴표 처리하여 언급하지 말기 등을 언론에 신신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사례 인용도 ‘선택적 받아쓰기’인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해외사례를 단순 전달하는데 그치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서울신문 <종주국 영국도 꺼린다…유럽서 AZ 기피 확산>(2월 24일 김진아 기자)과 같은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제목부터 영국 등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기피 현상이 확산된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이 너무 성급했다고 발언한 점을 언급했고,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화이자·바이오엔텍이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 때문에 기피 현상이 확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 <독일선 ‘아스트라 불신’에 재고 쌓여…공무원·경찰이 맞는다>(2월 26일 손진석 파리 특파원)도 비슷합니다. 조선일보는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날 서울신문이 언급한 사례 중 독일에 주목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독일에서 “찬밥 신세”라며, 방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될 우려 때문에 “공공분야 종사자에게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에서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는 국내 독자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 충분했습니다.

 

두 신문의 보도는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부정확한 보도로 밝혀졌습니다. BBC <Covid vaccine: Germany urged to back AstraZeneca jab for over-65s>(2월 28일)는 독일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진행되도록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질병관리청과 같은 역할을 하는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 소속의 토마스 메르텐스 예방접종위원장은 2월 26일 공영방송 ZDF에 출연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새로운 권고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BC <Covid: France approves AstraZeneca vaccine for over-65s>(3월 2일)는 프랑스가 65세 이상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방침이 변경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접종결과를 통해 검증됐기 때문입니다. BBC <Covid vaccines-'spectacular' impact on serious illness>(2월 22일)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공중보건국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접종한 80대 이상 고령층 입원율이 75% 이상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BBC <Covid vaccines cut risk of serious illness by 80% in over-80s>(3월 2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은 두 백신이 80대 이상 고령층 입원률을 80% 이상 낮췄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층의 1회차 접종 4주 후 예방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높았습니다. BBC 등을 통해 스코틀랜드 접종결과가 알려진 때는 2월 22일입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 대부분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외신을 인용해 기사를 쓰면서도 ‘선택적 받아쓰기’를 한 것입니다.

 

정치인이 시작하고 언론이 키운 ‘1호 접종’ 논란

백신 접종을 앞두고 벌어진 ‘1호 접종자’ 논란도 매우 무책임한 선정적 보도사례입니다. 백신 접종일이 다가오자 정치권에서는 ‘1호 접종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월 19일 페이스북에 “아스트라제네카,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불신 없앨 수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는데요. MBN <유승민 “아스트라제네카, 대통령부터 맞아야 불신 없애”>(2월 19일 백길종 기자)가 해당 내용을 가장 먼저 보도했습니다. 유 의원 글을 ‘복불(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다시피한 기사였습니다.

 

조선일보 <여 “대통령이 접종 1호? 실험대상이냐” 야 “그럼 국민은 뭐냐”>(2월 21일 송혜진 기자)는 유 전 의원 글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통령이 백신 주사를 먼저 맞으라는 건 ‘초딩 얼라’보다 못한 헛소리”,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의 “국민이 무슨 실험 대상인가”라는 발언을 ‘받아쓰기’ 했습니다. 중앙일보 <야당 “문 대통령이 AZ 1호 접종을” 여당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인가”>(2월 22일 성지원 기자)도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반박, 재반박 등을 중계하면서 당선자 신분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도 “자국 내 ‘1호 접종’을 자처했다”며 정치권 공방을 거들었습니다.

 

국가별 ‘1호 접종자’는 처한 상황에 따라 달랐습니다. 이스라엘, 체코, 터키 등 3개국에서만 국가수장이 1호로 접종했는데요.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선택한 전략이었습니다. 영국, 독일 등 유럽 대부분 국가는 고령자가 ‘1호 접종자’였습니다. 결국 ‘1호 접종자’ 논란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말대로 “정해진 순서에 맞춰서 접종을 진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의미 있는 지적도 없이 시민의 불안감만 부추긴 결과였습니다. 일차적 책임은 정치권에 있지만, 이런 발언을 ‘복붙’해 전달하기만 한 언론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접종을 정쟁 소재로 이용하는 정치권을 지적한 기사는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한겨레는 <사설/백해무익한 ‘대통령 1호 접종’ 공방 당장 멈춰야>(2월 22일)에서 “국내에서는 1차 접종 대상자의 94%가 접종에 동의했다. 대통령이 먼저 접종을 받으면 이번에는 ‘특혜’라고 공격할 게 불을 보듯 훤하다”고 비판했고, 한국일보는 <사설/대통령 1호 접종 논란, 바람직하지 않다>(2월 23일)에서 “접종 여론에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백신 불안을 정치 쟁점화하는 건 무책임하고 볼썽사납다”고 꼬집었을 뿐입니다.

 

불신‧불안 부추기는 숫자중계는 이제 그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에도 근거 없는 불안을 부추기는 보도는 계속 나왔습니다. 조선일보 <백신 이틀간 2만명 ‘거북이 접종’…독감 땐 330만명>(3월 1일 김성모‧김민정 기자)이 대표적입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가 ‘독감 접종 때보다 느리다’는 걸 문제 삼은 조선일보는 “코로나 백신 접종은 우리가 가진 의료 인프라와 역량에 비해 속도가 한참 떨어진다”며 “인플루엔자(독감) 접종 속도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 백신은 접종을 시작한 지 이틀간 약 2만명 수준으로 독감 백신 접종 속도의 0.6~10% 수준”이라고 지적한 건데요. 매년 수천만 명에게 맞히는 독감 백신과 2020년 개발돼 올해 첫 접종이 이뤄지는 코로나 백신을 동일선상에 둔 비판으로 이런 비교가 합당한 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없었습니다.

 

접종 이상 반응을 보인 인원을 보도하는 과정에서도 시민 불안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기사는 이어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는 “이틀간 부작용 112건…영‧미와 비슷”이라는 작은 제목과 함께 “경증이지만 이상 사례 신고는 적잖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 <접종 사흘째…“이상반응 모두 경증”>(2월 28일 서영일 기자)는 방송 제목과 달리 온라인 송고용 제목을 <백신 이상반응 97건 추가, 총 112건…“두통 등 경증 사례”>로 지었습니다. 제목에서 총 112건의 백신 이상반응이 나왔고, 97건이 추가된 점에 집중한 것입니다. “첫날 15건이었던 신고 건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감 백신 접종과 비교한 조선일보 보도는 유치한 수준입니다. 독감 백신은 매년 진행되는 접종으로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했을 때 접종 대상이 훨씬 광범위하고, 접종처도 다양합니다.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비교가 불가능한 대상을 두고 같은 기간 접종인원이 2만 명과 330만 명으로 차이난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백신접종이 지지부진하다는 부정적 인상을 남길 위험이 큰 보도입니다.

 

이상반응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접종이 막 시작되어 이상반응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이 쉽지 않을 뿐더러 이상반응 숫자만 보도하면 위험성이 과장될 우려가 높습니다. 적어도 한국일보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0.5% 수준…전문가들 “일반 백신과 비슷”>(2월 28일 김청환 기자), JTBC <2만명 넘게 맞았다…접종 후 가벼운 증상>(3월 1일 송우영 기자)처럼 전체 몇 건 중에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표시하거나 추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도해야 합니다.

 

‘정확한’ 백신 보도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보도의 관건은 정확한 정보 전달입니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한 보도로 제공하여 불안감을 낮추고, 일상생활에 도움 되는 정보로 방역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앞서 지적한 문제 보도와 달리 시민에게 유익한 정보를 보도한 언론도 있었습니다. 감염병 확산에서 언론보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사례와 함께 추렸습니다.

 

시사IN‧BBC코리아, 시민이 필요한 정보 전달

유례없는 감염병 대확산이 지속되면서 백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고 자연스레 백신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더불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심층취재와 깊이 있는 분석으로 백신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BBC코리아와 시사IN의 보도는 백신 정보 보도의 좋은 예시입니다.

 

BBC코리아 <코로나 백신: 6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백신의 모든 것>(1월 22일)은 백신 접종에 맞춰 일반적인 백신의 원리와 효능, 코로나19 백신의 특징 등을 보도했습니다. 백신의 유래 등 기초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나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할까?”처럼 독자 입장에서 궁금한 질문에 상세한 답변을 전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시사IN <2021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코로나19 백신 A to Z’>(1월 7일 김연희‧최예린 기자)는 더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를 종합해 보도했습니다. 시사IN은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원리를 자세하게 짚었습니다. 특히 개별 백신의 개발과정을 자세하게 다뤄 독자 입장에서 가질 수 있는 의문을 풀어줬습니다. 일부 언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 중단 사실만 보도한 것과 달리 시사IN은 전문가들의 해석을 통해 “임상시험 일시중지는 종종 있는 일”, “잠재적인 부작용을 걸러내는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믿을 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동감 있는 보도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불안감을 줄인 보도도 있습니다. 하니프 마즈루에이 BBC 기자는 <Korona virus i vakcine: Hteo sam da budem deo rešenja – zato sam učestvovao u testiranju>(2020년 12월 14일)를 통해 자신이 직접 백신 임상실험에 참여한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마즈루에이 기자는 노바백스 백신 임상시험에 지원한 과정, 임상시험 과정에서 겪은 증상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를 보여주고, 백신 접종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을 실감나게 전달한 기사입니다.

 

시사IN <도착에서 관찰까지 30분, 코로나19 백신 모의접종 체험해보니>(2월 26일 김연희 기자)도 같은 사례입니다. 김연희 기자는 국립중앙의료원 백신접종 모의훈련에 직접 참가해 백신 접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실감 있게 전달했습니다. 예방접종 예진표는 어떻게 구성됐는지, 실제 접종을 받게 될 경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어느 부위에 접종을 받게 되는지 등 독자 입장에서 갖는 궁금증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BBC와 시사IN의 보도는 언론이 시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 좋은 본보기입니다.

 

뉴욕타임스 과학저널리즘, 무엇을 배울 것인가

뉴욕타임즈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품질 높은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픽과 간단한 설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체에 침투하는지 알기 쉽도록 보여줬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유전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줬습니다. 백신 개발이 진행된 후에는 여러 종류의 백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도하고,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최신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정보를 종합해 제공하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트래커’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과 접종이 전 세계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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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의 작용과정을 그림으로 보여준 뉴욕타임즈

 

뉴욕타임즈 과학저널리즘은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고 쉽게, 빠르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보도의 대표 사례입니다. 선정적 보도로 불안감을 야기하거나 단순 전달하는데 그치고 있는 한국 언론과 달리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언론이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 언론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에도 문제보도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AZ 접종 후 잇따라 사망자 발생…부작용 여부 확인 안돼>(3월 3일 손인규 기자)는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나오자 부작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백신 접종 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비즈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접종 확대 무게 실은 정부…잇따른 사망사례로 입장 선회하나>(3월 3일 장윤서 기자)는 한술 더 떠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백신 접종 확대 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백신 접종 전부터 불안감을 확산하던 언론이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사망자가 발생하자 공포감 조성에 나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우선 접종이 이루어지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대부분의 입원자가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장소”라며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일어나는 접종 후의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를 적절히 다루기 위해서는 언론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썼습니다.

 

코로나19 보도로 세계적 신뢰를 얻고 있는 뉴욕타임즈의 마크 톰슨 최고경영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상하고 끔찍한 경험을 하고 있는 지금이 언론사에는 독자를 찾고, 신뢰할 수 있는 뉴스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접종의 시작으로 감염병 극복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 언론이 과학적이고 신중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면 백신 접종 자체가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언론의 신뢰 회복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뉴스의 가치를 증명하는 언론이어야 시민의 지지를 받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2월 1일~3월 3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네이버에서 ‘코로나19 백신’ 검색 후 나온 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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