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급감한 정책·공약 선거보도, 검증은 더 줄었다
등록 2021.03.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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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감한 정책·공약 선거보도, 검증은 더 줄었다

차별표현 비판 없고,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 ‘여당악재’ 단순화

 

2021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는 6개 종합일간지(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2개 경제일간지(매일경제, 한국경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의 저녁종합뉴스의 3월 3주차(3.15~3.21) 선거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선거일 3주 전, 선거보도 9.1% 그쳐

먼저 전체보도 중 선거보도 비중을 확인했습니다. 전체보도 3,592건 중 선거보도는 326건으로 9.1%입니다. 3월 2주차(3.8~3.14) 선거보도 비중 6.5%보다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LH 투기사태가 연일 주요하게 다뤄진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치행보 보도가 줄어든 영향입니다.

 

이어 개별보도의 형식을 분석했습니다. 분류기준은 정보전달과 해석에 초점을 맞춘 기사는 ‘일반’, 발언이나 정책 등 사실관계 확인에 초점을 맞춘 기사는 ‘팩트체크’, 신문 사설이나 내외부 필진이 작성한 오피니언, 방송 저녁종합뉴스 앵커 논평 등은 ‘사설·오피니언’, 출마 후보자 인터뷰 기사는 ‘인터뷰’, 그밖의 형식은 ‘기타’입니다.

 

분석결과 일반으로 분류된 기사가 272건(8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사설·오피니언 24건, 팩트체크 3건, 인터뷰 1건, 기타 26건순이었습니다. 이전 분석기간과 유사한 경향이었으나 3월 3주차에서 드러난 차이는 후보자 인터뷰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3월 2주차에서 9건으로 나타난 인터뷰는 3주차에서 1건에 불과했습니다(한겨레 <오세훈 “협상 원칙 달라 늦어졌지만…단일화는 100% 확신”>(3월 14일)). 하지만 소수정당 및 무소속 후보에 대한 인터뷰는 여전히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선거를 3주 앞두고도 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 인터뷰가 없다는 사실은 언론이 다양한 후보를 조명하기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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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형식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라진 정책·공약 보도 돌아오지 않아

3월 3주차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중 정책 및 공약을 언급한 보도는 56건(17%)입니다. 3월 2주차에서 크게 줄기 시작한 정책 및 공약보도 결과가 그대로 유지된 셈입니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후보자들이 유세현장에서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언론은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한 현실성 여부 등을 검증해 유권자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러나 정책 및 공약을 언급한 보도가 10건 중 2건도 되지 않는 현실은 양질의 선거보도가 가능할지 우려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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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정책/공약 언급 여부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 및 공약 보도 중 후보자 정책·공약을 언급하거나 검증한 보도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니 더 나빠졌습니다. 3월 3주차 분석결과 후보자 정책·공약을 검증한 보도는 6건(10.7%)뿐입니다. 3월 2주차에서 17.5%였던 정책·공약 검증보도가 더 줄어든 것입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거일이 다가오는 데도 정책 및 공약을 언급한 보도를 접하기는 힘들고,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검증한 보도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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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정책 언급 개수 및 검증 여부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생 많이 언급되지만 다양성 낮아

정책 및 공약을 언급한 보도에서 어떤 분야를 다뤘는지 확인했습니다. 3월 3주차 분석에서는 민생 관련 정책·공약이 26회(38%)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부동산/개발 14회, 기초자치구 공약 10회, 노동 4회, 복지 3회 등입니다. 부동산/개발 관련 정책·공약이 48%를 차지한 3월 2주차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내세운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이 집중하여 다뤄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청년, 환경, 공공보건 등 분야도 등장했으나 각각 1회에 그쳐 다양한 정책·공약이 다뤄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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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단일화 언급 여부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야권 단일화 148건 > 여권 단일화 17건

3월 3주차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의 단일화가 마무리되었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여러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보도분석 결과에서도 그 영향이 나타났는데요. 단일화 언급한 보도 비중이 이전 기간 48%에 비해 3월 3주차엔 53%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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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단일화 언급 여부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일화 보도가 어떤 진영을 대상으로 했는지 살펴보니 야권 단일화를 다룬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여권 단일화 언급 보도는 17건, 양 진영 단일화를 모두 다룬 보도는 8건인데 비해 야권 단일화를 언급한 보도는 148건에 달했습니다. 박영선-김진애 후보 단일화가 순탄하게 마무리된 반면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갈등을 빚고 장기화된 영향으로도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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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단일화 언급 여부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 관련 보도 증가

단일화 언급이 없고, 정책·공약 관련도 없는 나머지 보도를 주제별로 분석한 결과는 이전 기간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총 132건을 분석한 결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관련을 다룬 ‘박원순’이 63건(48%)으로 가장 많았고, ‘LH 투기 의혹’이 25건, ‘윤석열’이 1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3월 2주차 분석에서 주요 사안으로 등장한 LH 투기 의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치행보 관련 보도가 줄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관련 보도가 늘어난 결과입니다. 3월 17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제2차 기자회견에 관한 내용이 다뤄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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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경선, 단일화 미언급 보도 주제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후보자 여론조사 보도 등장

3월 3주차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보도가 등장했으나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습니다. 후보자 여론조사 관련 내용이 언급된 기사는 29건(9%)입니다. 선거일 도래와 함께 후보자별 지지율을 측정하는 여론조사가 시작되면서 관련 보도도 등장했는데, 앞으로 후보자별 지지도 여론조사가 본격화될 경우 관련 보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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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후보자 여론조사 결과 언급 여부 분석(3/15~21)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종인 위원장 ‘장애인 차별 발언’ 비판 없어

3월 3주차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슈 중 하나는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입니다. 두 후보의 단일화는 양측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서 서로를 비방하는 언행이 계속 되었는데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내가 보기에는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고 발언했습니다. 상대당 후보 비방에 장애인 차별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은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했고, 장애인 차별 표현인 점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매일경제 <“박영선 도쿄시장” “오세훈 도박하나” “안철수 정신이상”>(3월 18일 성승훈‧박제완 기자)은 후보자를 공격하는 발언과 함께 김 비대위원장의 차별 표현을 제목에 실었습니다. 본문에선 해당 표현을 두고 “강하게 공격했다”고만 썼을 뿐 차별 표현이란 점은 짚지 않았습니다. 채널A <여랑야랑/단일화 주인공은?>(3월 18일 이동은 기자)도 “감정적 발언을 주고 받았다”거나 “두 사람의 설전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한 게 전부입니다.

 

MBC <정참시/이제는 ‘정신 이상자’ 왜 이런 막말까지?>(3월 18일 김재영 기자), JTBC <백브리핑/“정신이 좀 이상한…”>(3월 18일 김소현 기자)은 해당 표현에 대한 문제를 짚었으나 MBC의 경우 왕종명 앵커가 “듣기에도 민망해요”라고 발언하는데 그쳤고, JTBC도 김소현 기자가 “극한 발언” “격한 표현”으로 언급하는데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유사한 사례는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2018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 보면 저게 정상인처럼 비쳐도 정신 장애인들이 많다”고 발언했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곧바로 차별 발언을 비판했고, 이해찬 대표는 당일 저녁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선거 시기 혐오 및 차별 문제는 언론이 더 민감하게 살펴볼 사안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 표현입니다. 그런데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한 언론보도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선거 시기에 나온 표현이란 이유로 다른 발언과 함께 소개하거나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언론이 선거판세나 승패 여부에 몰두하는 사이 차별 표현 문제의 중요성을 놓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매일경제,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 ‘여당 악재’로 단순화

3월 17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제2차 기자회견이 열린 후 관련 보도도 늘어났습니다. 그 중에는 피해자 기자회견을 선거공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한 보도도 있습니다. 매일경제 <LH이어 또 악재…여 당황>(3월 18일 채종원‧정주원 기자)은 피해자 기자회견으로 “여권은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LH 투기 의혹에 이어 터진 이번 악재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피해자 기자회견을 ‘여당의 악재’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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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기자회견을 여당 악재로 표현한 매일경제(3/18)

 

비슷한 보도는 TV조선에서도 나왔습니다. TV조선 <잇단 악재 속 박영선 여권 후보 확정>(3월 17일 조정린 기자)은 제목에 아예 “악재”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어 신동욱 앵커는 “LH 투기의혹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 기자회견까지 이어서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라며 피해자 기자회견을 언급했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은 선거의 유불리 요소로 평가할 사안이 아닙니다. 피해자 기자회견이 특정 정당의 유불리 요소로 평가되는 것은 오로지 선거공학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전임자 성추행 사건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과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성평등이 실현되는 서울시를 만들고, 피해자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이 멈춰져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요구였습니다. 언론도 선거공학 관점을 거두고 피해자가 어떤 요구를 했는지 그 본질을 조명하는 접근 태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3월 15~2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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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모니터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