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6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
등록 2021.10.08 17:35
조회 382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1년 6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광주MBC 특별생방송 <랜선오월길>, 한겨레/슬랩 <정준영 가해 5년2개월 뒤, 내가 지금 목소리를 내는 이유>, JTBC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북 특수군 김명국 추적>, KBS광주 특집다큐 <나는 계엄군이었다>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보도(프로그램)

6월

광주MBC 5‧18 41주년 특별생방송 <랜선오월길>

한겨레/슬랩 <정준영 가해 5년2개월 뒤, 내가 지금 목소리를 내는 이유>

JTBC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북 특수군 김명국 추적>

KBS광주 5‧18 41주기 특집다큐 <나는 계엄군이었다>

 

광주MBC 5.18 41주년 특별생방송 <랜선 오월길>

(5/17, 기획 박병규, 공동기획 광주광역시교육청 김재황·전찬란,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홍성칠·윤형호, 광주전남추모연대 김순, 연출 백재훈, 최선영, 한가름, 이해원 외 102명)

 

광주MBC는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10대 청소년들과 1980년 5월을 돌아보는 기획 <랜선 오월길>을 마련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엔 화상회의 줌을 활용해 100여 명의 학생과 교사가 참여했고, 5.18민주화운동에 뛰어든 청소년 열사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또한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당시 광주여고 3학년이었던 주소연씨 일기를 바탕으로 광주민주화운동 상황을 짚었다. 계엄군의 폭력적 진압, 항쟁에 대한 범시민적 성원 등이 기록된 일기를 쓴 주소연씨는 광주여고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광주여고 재학생들이 1980년 주소연 교장이 남긴 기록과 진실을 읽어보고,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찾아 항쟁 당시를 돌아보기도 했다.

특히 미래세대와 광주민주화운동을 연결한 시도가 인상적이다. 청소년 열사들의 항쟁참여는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지만, 40년 넘은 5.18민주화운동을 미래세대에 전달하는 매개로 활용한 시도는 드물었다. 광주MBC 이번 기획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그 뜻을 조명하기 위한 지역 공영언론으로서 역할과 함께 미래세대에게 민주화운동 역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언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에 광주MBC <랜선 오월길>을 2021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겨레 <정준영 피해자 “2차 가해 판치는 성범죄 기사 댓글창…살인방조”>(5/6, 최윤아·이정연 기자)

슬랩 Slap <성범죄 기사 댓글란은 살인 현장입니다(feat. 정준영 불법촬영 피해자)>(5/6, 김혜인·이은별 제작)

 

한겨레와 한겨레 젠더전문 미디어 슬랩은 가수 정준영 불법촬영 피해자를 언론 대면 인터뷰로츤 처음으로 직접 인터뷰해 성범죄 기사 댓글이 피해자를 2차 가해하는 살인현장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성범죄 기사 댓글난은 불특정 다수의 누리꾼이 익명성에 기대어 2차 가해를 문제의식 없이 행하는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정준영의 불법촬영보다 자신을 더 괴롭게 한 것이 댓글로 인한 2차 가해라고 증언하며, 댓글난이 가스라이팅 공간이자 자기검열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불필요한 공간임을 강조했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가중처벌, 범죄피해자 개인정보보호 입법도 촉구했다

가해자 범죄행위에 집중하고 피해자 행동을 가십거리처럼 떠들며 2차 가해를 한 일부 언론보도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성범죄 기사에서 댓글란을 열어놓는 포털과 언론사 역시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겨레와 슬랩은 피해자 요구를 선명히 제시하며, 성범죄 기사 댓글란 폐지가 실제로 가능한지도 조사했다. 성범죄 기사 댓글란으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폐지를 공론화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촉구한 점은 긍정적 영향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에 한겨레/슬랩 <정준영 가해 5년2개월 뒤, 내가 지금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2021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JTBC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북 특수군 김명국 추적>

(5/6~20, 봉지욱·전영희·송우영·라정주·오승렬·채승기·정진명·장정원·이상화·방극철·김지훈·김동훈 기자, 강기빈 PD, 남동근 VJ, 조승우·최석헌 선임디자이너, 조성혜 주임디자이너)

 

JTBC는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의 출발점이 된 탈북자 김명국(본명 정명운) 씨를 단독 인터뷰해 해당 주장이 거짓말이었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탈북그룹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던 김 씨를 석 달간 추적하고, 여러 차례 설득 끝에 자백을 받은 JTBC는 정명운 씨 요청으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씨는 탈북 후 사석에서 꺼낸 거짓말이 언제 왜 시작됐으며, 오랜 기간 거짓을 멈추지 못한 이유까지 세세하게 털어놨다.

또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2013년 방송 출연도 촬영하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고, 북한 침투설을 증언하는 기자회견 조건으로 거액을 제시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씨 증언을 토대로 실화집이라며 <보랏빛 호수>를 쓴 탈북 작가 이주성 씨는 자신이 일부를 창작했다고 털어놨고, 정 씨 역시 10년 전 해당 책으로 국정원에 불려가 북한 침투설은 꾸며낸 것이라고 자백했지만 아무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5·18 당시 북한 상황이 담긴 동독 비밀문서 입수로 동독뿐만 아니라 소련도 무력 사용을 강하게 반대해 북한의 무력 사용이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정 씨 주장에 신빙성을 더했다.

JTBC 이번 보도는 북한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회고록에 18번이나 쓴 전두환 씨를 비롯해 입증자료 하나 없이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려는 일부 세력이 근거로 내세운 정 씨 발언 자체가 허구였음을 당사자 스스로 실토하게 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해온 논란 종식에 크게 기여했다. 끈질긴 취재로 일부 인사와 언론이 ‘북한 침투설’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온 구체적 정황을 찾아낸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에 JTBC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북 특수군 김명국 추적>을 2021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KBS광주 5·18 41주기 특집다큐 <나는 계엄군이었다>

(5/18, 윤영식 편성제작국장, 박정수 제작부장, 김무성PD, 김지상 촬영감독, 글·구성 박은영·이차연 작가)

 

KBS광주는 1980년 5월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최병문 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5.18 특집 다큐멘터리 <나는 계엄군이었다>를 방영했다. 최 씨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 계엄군으로서 작전에 투입되며 느꼈던 감정과 주남마을 버스 총격사건에서 생존자를 발견했던 사실 등을 공개 증언했다. 그때 경험으로 심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최 씨는 40여년 만에 광주를 찾아 사건 현장과 주남마을 총격사건 생존자 홍금숙 씨를 만나기도 했다.

KBS광주는 인터뷰 내용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편집을 선보였다. 최 씨가 인터뷰를 망설였던 과정부터 광주를 찾아 당시 생존자 홍금숙 씨를 만났지만 자신이 발견한 생존자가 아님을 확인하는 모습까지 한 치 왜곡도 없이 담아냈다. 인터뷰 객관성을 입증해주는 장면이자 한 명의 계엄군이 오랫동안 품고 있던 심적 부담감과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1980년 5월의 진실이 많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편집이었다. 그간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은 생존자, 목격자 증언을 중심으로 규명돼 왔다. 당시 책임자를 비롯해 학살 가해자와 계엄군 등의 침묵으로 인한 한계도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학살의 현장을 마주했던 계엄군이 밝혀낼 수 있는 진실이 아직도 많다는 점과 함께 역사적 실체를 밝히는 데 더 많은 가해자들의 증언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이에 KBS광주 특집다큐 <나는 계엄군이었다>를 2021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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