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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⑩] 주택공급 늘리면 만사해결? 사실 아닌데 계속 주장하는 이유
등록 2021.10.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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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코인·부동산 등 재테크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경제지 구독이 크게 늘었고, 특히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뜻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은 이런 현상 속에서 과연 경제지를 보면 경제를 제대로 알 수 있는가, 경제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경제지들이 알리지 않거나 혹은 알리지 못한 우리 사회 이야기를 MZ세대 관점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나눠볼 예정이다.

 

살기(LIVE) 위해 사는(BUY) 것, 바로 부동산 이야기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늘 여론의 화두죠.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26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5년간 집값 오름세는 꾸준했고, 거주 양극화와 부동산 불평등도 심해졌습니다. 신한은행이 올해 발간한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자산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격차는 2018년 125배, 2019년 142배, 2020년 164배로 더욱 벌어졌습니다. 언론이 부동산 정책을 살펴 문제점은 지적하고 해결방안은 모색해야 할 이유입니다.

 

‘집값 잡는 하나의 방법=주택공급’ 외치는 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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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공급 물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정부 입장에 비아파트 물량까지 더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비판한 매일경제(7/31) ⓒ매일경제

 

경제지는 부동산에 큰 관심을 갖고 무수한 보도를 쏟아냅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집값 안정화 방안입니다. 경제지는 민간이 주도하는 주택공급을 적극 내세웁니다.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시장에 주택 매물이 많이 나오면 가격이 내린다고 보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부동산 세제 완화를 강력하게 주문합니다.

 

경제지는 문재인 정부가 주택공급을 옥죄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최근 부동산 담화인 7월 28일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보도를 살펴보죠.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과거 10년 평균 주택입주 물량이 전국 46.9만호, 서울 7.3만호인 반면, 올해 입주 물량은 각각 46만호, 8.3만호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결코 지적과 우려만큼 공급 부족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제지는 입을 모아 ‘수요자 선호도도 낮고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작은 빌라와 단독주택까지 끼워 넣었다’며 아파트 수치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매일경제는 7월 31일 사설 <주택공급 충분하다는 정부, 분식 통계로 국민 희망고문하나>에서 “수요자 상당수가 새 아파트를 기대하는 것을 감안하면 주택 유형별 물량을 따로 밝히지 않은 것은 분식(粉飾)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덧붙여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공급을 틀어막고 있”다며 “정부는 분식 통계로 국민에게 희망고문하는 것을 당장 멈추고, 시장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걷어내라”고 주문합니다.

 

문재인 정부 주택공급, 이전 정부보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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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평균 아파트 인허가 물량 확인 결과, 현 정부의 수도권 아파트 월평균 인허가 실적은 1993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언련은 궁금해졌습니다. 경제지 말대로 주택공급이 부족한 게 사실일까요? 양도세와 같은 부동산 세제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주택공급이 확대되면 집값이 안정될까요? 경제지가 주택공급을 말할 땐 ‘아파트 물량을 보라’며 아파트를 강조한 만큼, 아파트에 국한해 살펴보았습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급 관련 통계는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등이 있습니다. 이때, 정부가 주택공급을 줄였는지 알려면 인허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부동산 공급을 묶었다면 당연히 삽을 뜨기 전, 관청에 허가를 받는 절차인 인허가 건수가 줄었을 테니 말입니다.

 

확인 결과, 인허가 건수는 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월 1만 6천900호로 1993년 이래 최대 수준입니다.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정권 초기인 2017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건수는 7만 4천984호로 2003년(8만 3천611호)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월별로 들여다보면 5만 8천579호가 문재인 정부 임기가 시작한 2017년 5월 이후 이뤄졌습니다.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봤을 때 월등히 많습니다. 연평균 착공 물량이 이명박 정부(2008~2012년)가 2만 5천호, 박근혜 정부(2013~2016년)가 3만 3천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만 1천호, 2018년 4만 5천호, 2019년 5만 4천호로 연평균 5만 호에 육박합니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문재인 정부의 주택공급, 그중에서도 서울 아파트가 부족하다는 경제지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집값 안정에 주택공급 확대, 능사 아니다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때 주택공급이 오히려 많은 문재인 정부. 그럼에도 왜 집값이 잡히지 않을까요? 2021년 3월 발행된 한국지역개발학회지에 실린 ‘주택가격급등 원인과 정책대응에 대한 연구 : 전문가 인식을 중심으로’ 연구결과가 눈에 띕니다.

 

이 연구는 주택가격·주택수요·주택공급 기초자료 분석과 역대 정부 주택정책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 6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로 인식조사를 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주택공급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소위 공급부족론이 실제 자료와 비교했을 때 과장됐다는 전문가도 있고, 인허가 실적이 최근 줄어든 게 사실이어서 심리적 영향이 더해져 증폭됐다는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택가격 관련 현황자료 분석 결과는 한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기준금리, 세대 수, 소득변수가 주택매매가격 지수와 유의한 상관성을 보인 반면 준공실적, 순공급과 같은 공급변수는 전국 단위에서 이론과 방향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에서 공급변수와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연구결과를 고려하면 주택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경제지 주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부동산 보도 전형적 말장난, 허위보도 유형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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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문도 교수는 민언련과 인터뷰에서 언론의 부동산 보도는 일부 정보를 취사선택해 전달하고 있어

막상 필요한 정보가 시민에게 모두 전달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민언련과 인터뷰에서 이런 경제지 부동산 보도에 대해 ‘전형적인 말장난’이고 ‘데이터 취사선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 교수는 그 유형을 △신고가(新高價) 선택형 보도 △평균가격 왜곡보도 △전·월세 매매물량 허위보도로 나눴습니다.

 

가령 ‘어느 지역 아파트 단지가 몇 개월 만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보도를 보고 해당 단지를 직접 확인해보면 십중팔구는 신고가도 있지만 가격이 떨어진 매물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 교수는 “언론사라면 두 정보를 모두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보도가 비일비재하다”며 신고가 선택형 허위보도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평균가격 왜곡보도 관련해선 예를 들어 10억짜리 주택 10개 거래로 매매 평균가격이 10억이 된 달은 ‘서울 아파트 평균 10억 돌파’라고 보도되지만, 5억 주택 5개가 팔려 매매 평균가격이 5억일 땐 보도가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두 경우 모두 주택가격이 올랐다는 데이터로 취사선택돼 보도된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한 교수는 2020년 8월 21일 허위매물 신고제가 시작된 이후, 진짜 매물 현황이라 볼 수 있는 9월부터 6개월 여간 쉬지 않고 매매·전월세 매물이 증가했음에도 ‘매물이 씨가 말랐다’ 식 보도만 쏟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언론은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아파트단지나 신축 아파트단지 등만 골라 ‘매물이 없다’라고 보도하는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 교수는 “막상 매물이 수천 개 늘어나도 보도를 안 한다. 언론이 엄청나게 허위보도한다고 느끼게 된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부동산 플레이어’로 뛰는 경제지, 감시자 가능할까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집값 오름세를 부추기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경제지. 그럼 경제지는 부동산 보도를 왜 이렇게 하는 걸까요? 합리적 의심이 가는 부분은 여럿 있습니다. 2018년 뉴스타파는 <기자와 부동산>(2018년 6월 28일) 보도를 통해, 전·현직 언론인 1,054명 명부를 확보하고 그중 자택 주소가 적혀 있는 기자 949명 주소지와 주택소유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상당수(43.6%)가 일명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에 살고 있었습니다. 또한 다수는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또는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당시 민언련은 문재인 정부의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2018년 4월 30일까지 8·2 부동산 대책 핵심으로 꼽힌 초과이익환수제와 보유세 인상 등에 대한 언론 보도를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분석에 따르면 보수언론과 함께 경제지는 초과이익환수제와 보유세 인상안 모두 부정적 시각에서 보도했습니다. 언론인들이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부동산 보도를 편향적으로 한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순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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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일간지 지면 광고 중 부동산 광고 게재 횟수(2020/6/17~2020/9/17)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언련은 지난해 정부가 6.17 대책을 발표한 이후 3개월간 신문 지면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모니터 보고서 <7개지 부동산 광고 ‘조중동’ 65.3% 차지, 광고 많을수록 정부비판 보도 많았다>(2020년 12월 16일)를 보면, 해당 기간 매일경제는 319건, 한국경제는 255건에 달하는 부동산 광고를 지면에 실었습니다. ‘매일경제부동산센터’, ‘한경매물마당’ 등으로 부동산 광고 게재와 홍보에 직접 개입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무엇보다 7개 언론사 부동산 광고와 정책 보도를 비교해보니, 부동산 광고가 많을수록 정부정책 비판 보도도 많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언론이 부동산 감시자가 아닌 플레이어로 뛰면서 광고와 보도 간에 연관성을 가졌을 거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결과입니다.

 

집은 인간다운 삶의 필수 요건입니다. 그러나 집값 안정은 요원하고 무주택자는 아직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국토교통부가 8월 13일 발표한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 내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8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습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언론은 끊임없이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단, 경제지처럼 ‘주택공급 만능론’만 주문하는 것을 빼곤 말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마지막 편인 10회 “민간 주택공급 늘리면 만사 해결? 사실 아닌데도 경제지가 주장하는 이유”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회에 함께한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인터뷰 풀버전 영상도 민주언론시민연합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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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3일 공개한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10회를 갈무리한 특별모니터입니다.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 https://youtu.be/9Xgk-Ivlo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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