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YTN ‘20여 채 상속’ 빼고 ‘20대 종부세 2억 원’ 제목 왜곡
등록 2021.11.29 21:48
조회 568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싼 일부 언론의 과도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종부세 보도① 경제지·세계·조선·중앙, 종부세 폭탄·쇼크 쏟아내다>, <종부세 보도② 고가아파트·다주택자 부각, ‘반포자이’ 인용 1위> 보고서를 통해 언론이 어떤 방식으로 ‘세금폭탄론’을 키우고 있는지 훑어봤는데요. YTN <20대가 내는 종부세가 2억 원?…“제가 2% 부자인가요?”>(11월 27일 김우준 기자)는 “종부세로만 무려 2억 원”을 내게 된 20대 청년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연을 전하며 노골적으로 ‘부자 걱정’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노골적 ‘집 부자 걱정’

0001.png

△ 다세대주택 20여 채를 보유한 20대 청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종부세를 내게 됐다고 보도한 YTN(11/27)

 

 YTN 보도에 따르면 서울 장위동에 거주하는 20대 청년은 아버지가 지난 2월 세상을 떠나면서 주택 20채를 상속 받았고, 종합부동산세가 2억1,190만 원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현금화할 자산이 없는 청년에게 “2억 원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며 보유 자산에 비해 세금이 과도하고, ‘2% 부자’라고 볼 수 없다는 뉘앙스가 담긴 “제가 2% 부자인가요?”라는 표현을 제목으로 달았습니다.

 

일단 ‘20대가 종부세만으로 2억 원이나 낸다’는 제목만 보면 종부세가 ‘폭탄’ 수준으로 과도해 보입니다. 대다수 20대는 집 한 채도 갖기 어려운 상황이고, 물려받은 재산이 많더라도 소득이 적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목에 가려진 핵심 내용은 본문에 있습니다. 해당 취재원인 20대가 상속받은 주택은 “다세대주택 20여 채”였습니다. 주택 1채 매매가격을 최소 1억 원으로만 잡아도 보유 자산은 20억 원이고, 보증금과 이에 따른 이자 수익 또는 월세 수익도 적지 않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부세액이 5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절반을 낸 뒤 남은 금액은 6개월 간 분할 납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YTN 기사 제목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월 16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 가운데 상위 1%는 1인당 1억 1801만 원의 종부세를 부담했습니다. 약 6천 여명인 이들이 보유한 주택 공시가격 총액은 46조 6010억 원으로, 시세로 따지면 상위 1%의 경우 1인당 100억 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번 YTN 보도에 나온 취재원의 경우 2021년 기준 상위 2%에 속하는 ‘집 부자’로, 그간 집값이 급격히 오른 것을 감안할 때 100억 원에 못 미치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집 부자’임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임대차보호법’ 탓에 주택 처분 못했다?

YTN은 해당 취재원이 다세대주택을 현금화하지 못한 이유로 “세입자들이 임대차보호법을 내세우며 나가지 않겠다고 버틴” 탓에 건물을 서둘러 처분하지 못했다는 발언을 보도했는데요. 이 주장은 사실일 수 있지만, 남는 의문은 있습니다.

 

우선 지난해 7월 도입된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집을 매수한 새 집주인이 실거주할 예정이라 하더라도 기존 세입자 만기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매매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주택만 20여 채고, 경우의 수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를 원하지 않고 구매만 희망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가격 등을 합의해 판매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고려나 다른 정보 없이 ‘임대차보호법’을 탓하는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은 자칫 세입자 주거권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종부세가 도입된 이유는 집값을 안정화해 서민도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주택가격 상승으로 소수에게 쏠린 부를 재분배하기 위해서인데요. YTN의 이번 보도는 ‘갭투자’, 즉 투기목적으로 20여 채나 주택을 보유한 경우로써 오히려 종부세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예외적으로 법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면 제도보완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외적 사례가 보편적 사례로 오인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도 언론이 살펴야 하는 전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11월 27일 YTN <20대가 내는 종부세가 2억 원?...“제가 2% 부자인가요?”>

 

 

<끝>

 

 

monitor_20211129_095.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