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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면’ 5년간 부추긴 언론, 거짓주장 광고도 실었다
등록 2022.01.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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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구속된 지 4년 9개월 만에 박근혜 씨가 석방됐습니다. 언론은 이번 사면에 큰 공로를 세웠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꾸준히 박근혜 씨 구속 동정 보도와 함께 사면 주장을 이어왔는데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감된 2017년 3월 31일 이후에 언론의 박근혜 씨 사면 보도를 정리했습니다.

 

‘박근혜 사면’ 앞장선 동아일보, ‘사면’ 단독보도

동아일보① 수감 다음 날부터 ‘박근혜 사면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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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가 정부 발표 전 1면에 실은 박근혜 씨 사면 보도(2021/12/24)와 2017년 수감 직후 특별사면 언급한 보도(2017/4/1)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한다>(배석준·유원모·박효목 기자)에서 가장 먼저 박근혜 씨 사면 소식을 알렸습니다. 정부 발표 이전 박근혜 씨 사면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수감 직후부터 가장 적극 사면론을 펼쳐온 배경과 연결됩니다.

 

동아일보는 2017년 박근혜 씨 구속 수감 바로 다음 날 <혐의 모두 인정되면 징역 15년 이상, 뇌물죄 빼고 인정땐 7년 6개월 이하>(2017/4/1 권오혁 기자)를 싣고 “박 전 대통령은 실형 확정 판결을 받아도 차기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을 수 있다”며 사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수감되자마자 사면론부터 언급한 동아일보 보도는 다른 언론사와 확실히 달랐습니다. 이어 동아일보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형량을 채우기 전에 사면을 받았다”며 각각 실제 복역 기간은 2년 남짓이란 점도 짚었습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공약했”으나 “2015년과 2016년 연이어 8·15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근혜 씨 수감 사흘 뒤 당시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 요구가 있으면 사면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다음날 <송평인 칼럼/연대는 ‘닮은 발가락 찾기’다>(2017/4/5 송평인 논설위원)에서 대선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주장하며 박근혜 씨 사면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송평인 논설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박 전 대통령 사면 논의 언급은 ‘사면위원회’ 언급에 이어서 상식선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마저 두고 볼 수 없다는 쪽이야말로 단단히 비꼬인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적 정리(情理)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호송차를 타고 구치소로 향할 때의 표정을 보면서 우울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 등 혐의가 인정돼 사법부가 엄중히 심판한 일에 언론이 거들어 사면을 요구하고 나선 셈입니다. 구속 수감된 당일부터 사면을 요구하고 나선 동아일보가 생각하는 법치와 정의가 무엇인지 의문스러운 대목입니다.

 

동아일보② 박정희 100주기·총선 등 기회마다 사면 불 지피기

동아일보는 2017년 11월 14일 박정희 탄생 100주기 직전 <김순덕 칼럼/박정희 100년, ‘한국적 기억’의 정치>(2017/11/6 김순덕 논설주간)를 내고 박정희의 공과를 짚으며 또다시 박근혜 씨 사면에 불을 지폈습니다. 김순덕 논설주간은 “문 대통령도 박정희를 공칠과삼이라고 인정한다면, 역사 앞에 겸허한 통합의 대통령이라고 나 혼자라도 고마워할 것”이라며 박정희의 공을 인정하라는 주문을 한 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참 측은한 박 전 대통령을 적절한 시기에 사면해주는 것도 결국 문 대통령이 짊어져야 할 운명이 아닐까 싶다”고 썼습니다. 더불어 “그가 14일 박정희 탄생 100주기를 영어(囹圄)의 몸으로 맞는다”며 구속된 박근혜 씨 상황을 상기하더니 결국 사면까지 꺼내든 것입니다. 사면 그 자체도 부적절한 요구지만, 부녀관계만 강조하며 감정에 호소하곤 ‘덮어놓고 사면해달라’는 칼럼으로 주장과 근거의 간극이 매우 컸습니다.

 

동아일보는 2018년 4월, 역대 대통령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한 기획 보도를 하면서도 박근혜 씨 사면을 언급했습니다. <여 ‘내란죄는 사면복권 받아도 국립묘지 못가게’ 법 개정안 발의>(2018/4/14 장관석 기자)에서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에 이어 1심 형사 재판에서 징역 24년이 선고”돼 현행법상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지만 “어느 정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정국이 급변하고, 사면·복권 카드가 있어서 쉽사리 상황을 점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정치 상황에 따라 박근혜 씨 사면이 가능하고, 국립묘지 안장도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동아일보는 21대 총선을 1년 앞둔 2019년 4월에도 사면을 꺼내 들었는데요. 당시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상고심 재판을 받던 박근혜 씨 구속 기간이 2019년 4월 16일 자정을 기준으로 만료되면서 정치권에서 ‘박근혜 석방론’이 나오긴 했으나 풀려나지 못했습니다. 2016년 총선 공천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그 이전인 2018년 징역 2년이 확정됐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씨는 2019년 4월 17일부터는 구속 피고인이 아닌 확정판결에 따른 수형자 신분으로 상고심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동아일보는 <‘언제’가 총선 영향력 좌우…‘박근혜 석방론’ 주판알 튕기는 여야>(2019/4/19 최우열·박성진 기자)에서 ‘자유한국당 안팎에서 12월 성탄절 사면설이 나온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관계자’의 입을 빌려 “박 전 대통령이 나온다면 너무 늦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오래전부터 여권 내부에선 박 전 대통령 변수가 총선 정국에 끼칠 영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박근혜 사면이 논의 중이라는 듯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동아일보③ ‘확정 판결=특별사면 가능’으로 해석

동아일보는 박근혜 씨 ‘확정 판결’을 ‘특별사면 가능’으로 해석하는 보도도 꾸준히 했습니다. 2019년 3월 이명박 씨가 법원에서 보석 허가를 받고 구치소에서 석방될 땐 <박근혜 전대통령은 보석청구 불가능>(2019/3/7 전주영 기자)을 내고 박근혜 씨 출소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기결수인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인 이 전 대통령과는 신분이 달라 석방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도 “8월 15일 이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항소심 재판부의 징역 25년 판결을 확정하면 박 전 대통령은 광복절 특별사면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동아일보는 박근혜 씨 구속 기간이 만료될 때도 사면을 위한 ‘형 확정’을 요구했습니다. <박근혜 구속기간 만료…‘기결수’로 전환>(2019/4/17 김예지 기자)은 박근혜 씨가 기결수 신분으로 바뀌면서 보석은 어렵지만 “‘형집행정지’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다”며 “사면 대상이 되려면 국정농단 사건 형이 확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을 병합한 파기환송심 선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혜 징역 30년→20년>(2020/7/11 유원모 기자)은 “재판 보이콧을 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재상고 계획이 없어 만약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한다면 박 전 대통령의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서 특별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④ 건강상태 부각하며 동정론 조성

그동안 동아일보는 반복적으로 박근혜 씨 건강 상태와 수감생활을 언급하며 동정론을 불러일으켰는데요. 2019년 12월 21일 ‘수감 1000일째 맞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란 기획 지면을 내고 그의 수감 생활과 측근 인사들의 근황을 살폈습니다. 그러면서 <역대 최장 수감 박근혜, 유영하 빼곤 모든 접견 거부>(2019/12/21 김예지·김동혁 기자)에서 “수술을 받은 왼쪽 팔을 아직 어깨 위로 들어 올리기 힘들고, 오른쪽 팔도 일반인에 비해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잘 아는 한 인사는 ‘하루 이틀 만에 생긴 병이 아니라 오랫동안 묵혀온 병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수감 1000일을 앞둔 박 전 대통령은 가장 오랜 기간 옥살이를 한 대통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10월 이명박 씨가 형이 확정되면서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되자 박근혜 씨 구치소 수감상태와 건강악화를 또 언급했습니다. <인사이드&인사이트/구치소에 다시 전직대통령 2명…“퇴임뒤 수감 불행한 역사 끝내야”>(2020/11/10 황성호·고도예 기자)에서 동아일보는 구치소 일과표와 음식 메뉴 등을 보도하며 “12.01m²(약 3.2평) 크기의 독방에서 생활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근육인 회전근개가 파열돼 왼쪽 팔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며 지난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며 “최근에도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동아일보⑤ 박제균 ‘국격을 위해 사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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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사면론을 말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칼럼(2019/11/18)

 

한편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주간은 박근혜 사면을 강력하게 주장한 대표적 인물입니다. <박제균 칼럼/박근혜, 보수 분열의 아이콘 될 건가>(2019/2/25 박제균 논설주간)에선 “박 전 대통령은 돈 받아서 탄핵당한 것이 아니다”며 “국민이 위임한 헌법상 대통령의 권력을 사유화해 최순실이란 사인(私人)에게 넘겨 국민의 신임을 배신했기 때문에 파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격과 국민통합”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은 때가 되면 사면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박제균 논설주간은 또 다시 “대한민국 국격과 수준의 문제”라는 논리로 박근혜 사면을 주장했습니다. <박제균 칼럼/이제 박근혜를 말할 때 됐다>(2019/11/18 박제균 논설주간)에서 “선진국 또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나라 가운데 전직 대통령이 2명이나 구속돼 재판을 받는 나라가 있을 리 없다”며 “(박근혜 씨는) 군사쿠데타로 집권하고 천문학적 비자금을 챙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2년 남짓보다 훨씬 긴 수형 생활을 했다”, “그럼에도 어깨 수술과 재활 과정이 끝나면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야 할 처지”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67세 여성 전직 대통령을 얼마나 더 감옥에 두어야 직성이 풀리겠는가”라고 통탄해했습니다.

 

죄의 무게와 상관없이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죄를 사하고 형을 면해주는 것이 선진국 격에 맞는 일일까요? 게다가 나이와 성별 등을 부각해 감정에 호소하는 논설주간의 태도도 놀랍습니다. 국정농단‧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에도 반성과 사과 한번 없는 이를 사면해줘야 할 중요한 이유가 겨우 이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조선일보, 기회마다 ‘박근혜 사면’ 촉구

조선일보① 선거용 ‘전략적 카드설’ 꾸준히 제기

조선일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면설이 돌고 있다면서 곧 사면이 현실화될 것처럼 주장하는 보도를 되풀이했습니다. <태평로/여의도를 떠도는 ‘박근혜 그림자’>(2018/11/26 배성규 정치부장)는 “‘내년 박근혜 사면설’도 심심찮게 돌고 있다”며 “2020년 총선을 앞둔 내년 하반기에 청와대와 여권이 전격적으로 박 전 대통령 사면 조치를 빼 들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배성규 정치부장은 “친박들의 ‘희망 섞인 기대’일 수도 있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사면’이 전략적 카드로 검토될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명숙·이광재·곽노현…청 연말 특별사면 검토>(2019/11/15 이민석 특파원)에선 “청와대가 연말연시 대규모 특별사면 실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또 다시 박근혜 씨 석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야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형 확정 시)이나 형집행정지 등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이뤄진다면 ‘보수 진영 분열 유도’ 논란도 예상된다”고 해석했는데요. 하지만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을 보도하면서도 언급조차 안 된 사면을 재차 꺼내들었습니다. <문 “3차추경 신속 통과” 주 “재원 대책부터”>(2020/5/29 이슬비·주희연 기자)에서 주호영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사면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고 쓰곤, 대신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도 국민 통합을 말했고, 대통령의 ‘통(統)’ 자도 통합을 의미한다. 국민통합에 나서 달라”며 ‘우회적으로 사면 필요성을 전했다’는 해석을 붙였습니다.

 

조선일보② 기회만 되면 ‘나이, 최장 수감’ 부각

동아일보가 박근혜 씨 건강 상태를 강조했다면, 조선일보는 나이와 최장 수감을 강조하는 보도를 반복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씨 국정원 특수활동비 1심 재판 쟁점을 전하는 <“국정원 특활비, 국고 손실 유죄…뇌물은 아냐”>(2018/7/21 김정환·신수지 기자)에서 “(박근혜 씨는) 이날 징역 8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총 32년간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며 “지난해 3월 구속돼 이미 약 1년 4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고 설명한 뒤 “사면되지 않을 경우 올해 66세인 박 전 대통령은 97세에 출소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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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씨 장기 수감을 부각한 조선일보(2020/10/30)

 

한 달 뒤 박근혜 씨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도 조선일보는 <박 전대통령, 이대로 형 확정 땐 98세 출소>(2018/8/25 양은경 기자)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이 선고된 국정농단 사건 외에 ‘국정원 특활비 수수 사건’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에 대해서도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형량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총 33년을 복역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석방 없이 모든 형기를 마친다면 98세가 돼야 만기 출소할 수 있다는 얘기”, “징역 33년은 유례가 없는 형량”, “현행법상 한 번에 선고할 수 있는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징역 30년” 등을 부각하며 “박 전 대통령은 여러 사건이 따로 선고돼 상한을 넘은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그전에 풀려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특별사면밖에 없다”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약 2년간 복역한 후 사면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명박 씨가 형을 확정받았을 때 조선일보 역시 박근혜 씨 수감상황을 짚었습니다. <박 3년 7개월째 수감중…이르면 연내 최종판결>(2020/10/30 양은경·김형원 기자)에서 “3년 7개월째 수감 중으로, 전직 대통령 중 최장 수감 기간을 이어가고 있다”며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서울성모병원에 통원진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썼습니다. 또 “지난해 9월 어깨 수술 목적으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던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을 마치고 78일만”에 재수감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주요 재판 결과가 나오거나 선거를 앞두고 있거나 정치권에서 사면설이 나올 때 등 기회만 되면 박근혜 씨 수감생활과 복역기간 등을 상세히 전하며 동정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조선일보③ 김대중 ‘박근혜 구속은 정치적 보복’

동아일보에 박제균 논설주간이 있다면 조선일보엔 김대중 칼럼니스트가 꾸준히 박근혜 씨 사면을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씨가 구속된 지 7개월이 지났을 때 <김대중 칼럼/적폐 릴레이>(2017/10/24 김대중 칼럼니스트)를 통해 “문 대통령이 그의 5년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그려내고 싶다면 일체의 정치 보복적 행위를 그만둘 것을 천명하고 헌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폭넓은 사면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한다”며 “거기에는 박 전 대통령도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진보적 정책노선과 지난 보수·우파정권의 실적을 교환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박근혜 씨 구속이 정치 보복이라 주장한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정치적으로 죽은 전 대통령을 구속 연장까지 해가면서 뒤지고 까발리는 것은 탄핵과 퇴진에 못을 박고 기정사실화하고 그들의 집권을 ‘혁명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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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씨 구속이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보복이라는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2017/10/24)

 

<김대중 칼럼/‘과거’의 사면>(2018/7/17 김대중 칼럼니스트)에서도 이명박 씨와 박근혜 씨 모두 사면해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라고 문재인 정부에 주문하기도 했는데요.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그 상징으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건 국정농단 등 범죄행위에 대해 어떤 반성과 사과도 없는 당사자들 아닐까요. 이들에 대한 질책 없이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며 사면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의 ‘박근혜 사면’ 주장

중앙일보 ‘박근혜 사면은 야권분열 구도’?

동아일보·조선일보에 비해 보도량은 적지만, 중앙일보 역시 ‘박근혜 사면론’을 꾸준히 주장해왔습니다. 중앙일보는 <박재현의 시선/박근혜 사면…누가 방울을 달까?>(2019/1/25 박재현 논설위원)에서 “67세인 박근혜는 이미 세상과 단절한 상태”, “그가 33년의 형량을 채우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경제난이 계속되고 이로 인한 지지도 하락이 이어질 경우 박근혜 사면론은 여권 내에서 불거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총선 전 어떤 방식으로든 박근혜를 사면해 ‘박근혜 신당’ 등의 야권 분열 구도를 만들지 않겠냐”고 추측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씨가 보석으로 풀려난 2019년 3월엔 <MB 나오자 박근혜 석방론…“2년형 확정, 보석 대상 아니다”>(2019/3/8 한영익 기자)를 내고 마침 등장한 박근혜 석방론을 보도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설이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화제가 돼 왔다”며 “야권에서는 청와대가 내년 총선 전에 이 같은 보수 분열을 노리고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한겨레에 등장한 ‘박근혜 사면’ 칼럼

한겨레는 ‘박근혜 사면론’에 줄곧 반대하는 입장의 기사와 사설을 실었습니다. 그런 한겨레에 박근혜 씨 사면에 동조하는 칼럼이 등장했는데요. <백기철 칼럼/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골든타임’>(2020/6/4 백기철 편집인)은 4·15 총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또 다른 기회를 갖게 된 건 큰 행운이지만, 다음 대선을 앞두고 1년 남짓 남은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역시 좀 더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법 절차가 마무리되고 국민 여론이 큰 가닥을 잡는다면 순차적으로 사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전두환의 예를 들며 ‘반성 없는 사면’의 후과를 지적하는 주장은 백번 맞다”면서도 “언제까지 단죄만 하고 있을 순 없다. 단죄의 시간이 있다면 용서와 화해의 시간도 있는 법이다. 폭넓은 개혁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 문제를 대승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사면론’에 반대해온 한겨레 논조와 정반대 주장이었습니다.

 

사면은 뭐든 OK, 광고까지 싣다

‘사면 발언’은 그대로 전달

언론은 정치인 입을 통해서도 꾸준히 ‘박근혜 사면’을 주장해왔습니다. 주로 박근혜 사면에 대해 묻고 답변을 끌어내는 방식인데요. 사면에 긍정적인 발언은 대부분 보도될 정도였습니다.

 

한국경제는 <인터뷰/“한국당 의원 5~6명 10월 우리공화당 올 것”>(2019/8/19 홍영식 대기자)에서 조원진 당시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를 인터뷰하면서 박근혜 씨 연말 사면설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원진 대표가 “디스크가 심해 제대로 누워 있지 못하는 상태여서 형 집행정지를 통해 빨리 병 치료부터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국경제는 이를 그대로 기사화했습니다.

 

중앙일보는 <“2016년 살생부는 사실…유승민·서청원·이재오 등 40명”>(2019/11/18 강민석 기자)에서 김무성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을 인터뷰하며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까? 총선변수가 될까?”라고 물었습니다. 김무성 의원은 “선거 전에 대법원 판결 난다고 보고, 사면한다고 본다”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은 2021년 1월에야 나왔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를 다룬 중앙일보 <문희상 “문 대통령, 전직 대통령 사면 겁내지 않아도 될 시점”>(2020/5/22 임장혁 기자)엔 박근혜 씨 사면 관련 발언이 가장 앞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언급했다”면서 “(국정 운영을)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확 전환해야 한다, 그중에는 물론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문 의장 발언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사면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점이 됐다는 의미’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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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씨 사면을 겁내지 말라고 보도한 조선일보(2020/5/25)

 

조선일보 <사설/두 전직의 사면, 대통령이 결단 내릴 때 됐다>(2020/5/25)는 정치인 발언을 모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주호영 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 발언을 언급한 뒤 “박 전 대통령은 오늘로 수감 기간이 1152일째”라며 “25년 형을 끝까지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떠나는 국회의장 말처럼 집권 세력 입장에서 사면을 겁낼 이유는 하나도 없다”며 “코로나 감염에 취약한 고령의 전직 대통령들의 건강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 모친 장례식장에서 ‘사면 얘기’ 묻는 기자들

2019년 10월 31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있었습니다. 조문객을 받지 않았지만 직접 찾은 야당 정치인의 문상은 거절하지 않았는데요. 언론은 야당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을 보도하며 박근혜 씨 사면을 언급했습니다.

 

한국일보 <문대통령 측근도 돌려보낸 ‘조용한 장례’…야권과는 소통 노력>(2019/11/1 이동현·강지원·전혜원 기자)은 홍문종 당시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조문 소식을 전하며 사면설을 언급했습니다. 홍 대표가 “‘사면 얘기도 나왔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알아서 듣지 않으셨을까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답은 하지 않으셨다’며 ‘웃음으로 대답하셨다’고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 <문대통령 “모친상 위로해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2019/11/1 김동하 기자·이민석 특파원) 역시 “‘사면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엔 "(대통령께서) 잘 알아서 들으시지 않았을까 한다. 구체적인 답은 없고 웃음으로 대답했다”는 홍 대표 발언을 전했습니다.

 

동아일보는 8면 머리기사 <“박근혜 전 대통령 계속 배려하고 있다”>(2019/11/1 박효목·조동주 기자)로 싣고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처우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고 한 발언까지 언급하며 “‘보수층 끌어안기’와 함께 내년 총선을 앞둔 보수 통합 움직임에 ‘박근혜 변수’를 던지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홍문종 대표와 문 대통령의 대화를 자세히 보도하며 별도로 홍 대표 전화 인터뷰까지 했는데요. 고 강한옥 여사의 발인미사는 기사 말미에 덧붙이는 데 그쳤습니다.

 

‘사면촉구’ 광고까지 실은 조선일보·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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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씨 사면촉구 광고를 게재한 한겨레(2020/8/31, 11면)와 조선일보(2021/7/27, 1면)

 

한겨레는 2020년 8월 31일 11면에 <대통령님께 한 말씀 드립니다>란 제목의 전면광고를 실었습니다. ‘한겨레신문 독자’ 이름으로 실린 해당 광고는 국난 극복과 국민화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 복권해 달라고 요구한 광고인데요. 그동안 한겨레에서 보도한 논조와 상반되는 주장으로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겨레는 <이봉현의 저널리즘책무실/박근혜 사면하라는 의견광고>(2020/9/9 이봉현 저널리즘책무실장)에서 자사 광고를 ‘셀프비판’ 하기도 했습니다. “의견광고는 원칙을 갖고 신중히 다루지 않으면 게재한 매체의 신뢰를 깎아내린다”며 “독자들은 이런 광고가 평소 한겨레 논조와 어긋난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일보도 2021년 7월 27일 <박근혜 대통령 8.15 광복절 사면 촉구!>라는 제목의 가로세로연구소 광고를 1면에 실었습니다. 해당 광고는 사면 이유로 고령, 대통령 중 최장기 수감, 병원 입원 등을 들었고, ‘불분명한 범죄혐의’라는 허위주장도 포함됐는데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는 광고를 별다른 제재 없이 1면에 게재한 것은 신문광고윤리강령도 위배한 행위입니다.

 

신문윤리강령 제1조 진실성은 ‘신문광고는 진실하여야 하며 모호하거나 과대한 표현으로 독자를 현혹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제4조 사회적 책임은 ‘신문광고는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해쳐서는 안 되며, 신문의 품위를 손상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광고도 엄연한 신문 지면의 일부입니다. 언론이 스스로 정한 강령마저 지키지 못하는 신문광고, 광고비 수익은 벌어들일지 모르지만, 독자 신뢰는 그보다 더 떨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언제 깨닫게 될까요.

 

※ 모니터 대상 : 2017년 3월 31일~2020년 12월 31일 ‘박근혜 사면’과 관련된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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