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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개헌몰이’ MBC는 탄핵 반대 기류에 ‘반색’, 공영방송의 현주소
2016년 11월 30일
등록 2016.12.01 17:23
조회 399

30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29일) 3차 대국민 담화로 불을 지핀 개헌론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주목해야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3차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야나 퇴진이 아닌 ‘임기 단축’을 거론하면서 국회가 개헌을 해야 물러날 수 있다는 의사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조건부 퇴진’을 내걸어 사실상 하야를 거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개헌 후 퇴진을 내걸면서 박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고 탄핵에 동참하기로 했던 ‘비박계’에서도 김무성 전 대표 등 ‘개헌론자’들이 많아 이상 기류가 감지됐습니다. 탄핵을 흔들기 위해 정치권 혼란을 유도한 박 대통령의 ‘개헌 카드’. KBS는 교묘한 수로 거들고 나섰네요.

 

1. 개헌 매개로 한 ‘김종인-반기문 연대설’? 엉성한 KBS 보도
KBS <“개헌” 역설…김종인‧반기문 연대설 ‘솔솔’>(11/30 http://bit.ly/2gAPyMM)에서 김민정 앵커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지 성향의 시민단체가 개최한 개헌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부인했지만 당장 반 총장과의 연대설이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장덕수 기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지지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지역 조직 출범식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이자 “개헌 세미나”인 ‘초당파 안보·민생 대전포럼 출범식’에 참석했고 이 때문에 “반기문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김 전 대표는 대신 '최순실 게이트'를 거론하며,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면서 “최순실은 강남의 아줌마 수준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인데, 그 뒤에는 그걸 다 조직적으로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비리가) 가능한 것입니다”라는 김종인 전 대표 발언 장면을 보여줬는데요. 이 발언에 “대통령제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비선 실세 비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는 해석도 달았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반 총장의 귀국 이후 두 사람 사이에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정가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고 재차 ‘개헌 매개로 한 김종인-반기문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김종인 전 대표가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고 반기문 UN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높다는 요지의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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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헌 필요성과 ‘김종인-반기문 연대설’ 동시에 띄운 KBS(11/30)

 

그러나 정작 KBS가 보여준 김 전 대표 발언에는 개헌을 ‘역설’한 부분이 단 한 마디도 없습니다. 오로지 KBS 장덕수 기자가 그런 식으로 해석을 덧붙였을 뿐이죠. KBS가 인용한 최순실 관련 발언이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다 나온 것이라는 지역 언론 보도도 있습니다. ‘굿모닝충청’ <대전 온 김종인 “경제세력이 나라 좌지우지 하면 안 돼”>(11/30 http://bit.ly/2fNLesg)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도 경제 민주화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란 주장을 내놨다”면서 KBS가 인용한 김 전 대표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KBS가 의도적으로 전혀 다른 맥락의 발언을 개헌과 연결시킨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통령의 ‘개헌 카드’는 물론, 김종인 전 대표와 반기문 총장의 ‘연대설’로 ‘제3지대론’에도 군불을 뗀 KBS. 탄핵을 피하고 ‘보수 재집권’을 꾀한 청와대의 의도를 보도로 선전한 셈입니다.

 

2. 타사는 잠잠, SBS‧JTBC는 개헌론에 ‘강경 비판’
KBS를 제외한 방송사를 보면 일단 MBC, TV조선, 채널A, MBN은 개헌론을 따로 다룬 보도가 없습니다. SBS와 JTBC는 각각 2건으로 개헌론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SBS <덫에 걸릴라…속내 복잡한 야당>(11/30 http://bit.ly/2gItX8h)은 “일각에선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고치는 원 포인트 개헌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그게 현행 헌법상 가능한 건지 벌써 논란” “개헌은 대선주자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서 야권 내분을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라며 ‘개헌론’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JTBC는 <팩트체크>(11/30 http://bit.ly/2gNu9iM)에서 “‘개헌은 무슨…’ 불과 2년여 전, 대통령과 가깝다는 여당 의원(서청원)이 개헌에 대해 한 말입니다. ‘허송세월하지 말라…’ 또 다른 의원(최경환)은 결론도 못 낼 거 시간 낭비 하지 말라고 했죠. 그런데 이들이 개헌을 주장”했다고 꼬집으면서 개헌을 통한 ‘질서 있는 퇴진’이 사실 전혀 질서가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친박계’가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울 것 같다면 헌법을 바꿔서 길을 열어주자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개정안 공고→본회의 재적의원 2/3 찬성→국민투표 과반 투표‧찬성→공포‧시행’으로 이어지는 까다롭고 긴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대영 기자는 “부결되면 개헌도, 심지어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없어지는 것”이라며 ‘친박계’의 속내를 짚어주기도 했습니다.

 

3. MBC “여당 내 탄핵 반대 크게 늘었다” 반색
박 대통령이 3차 담화로 더욱 혼란해진 ‘탄핵 국면’. 방송사들은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MBC는 여당 내 탄핵 반대 여론이 크게 늘었다는 보도만 2건을 내면서 반색했습니다. MBC <‘탄핵 찬성’ 줄고 ‘반대‧유보’ 늘었다>(11/30 http://bit.ly/2fH4i03)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8명에 대한 오늘 전수조사에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은 35명, 엿새 전 24명보다 11명 늘었”다면서 “6명은 유보에서 탄핵 반대로 돌아섰고, 탄핵찬성에서 반대로 마음을 바꾼 경우도 3명” “엿새 전 조사 때는 응답하지 않았던 2명도 탄핵반대에 가세” “탄핵 찬성 의원은 32명에서 11명으로 급감” 등 갖가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여기다 “탄핵 찬성 입장을 고수하는 11명이 야당과 무소속 172명에 합류해도 183명, 탄핵 가결 정족수인 200명에 미치지 못합니다”라며 탄핵 가결 가능성을 낮게 점치기도 했고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여야는 국민에게 정리된 정치 일정을 제시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라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발언도 덧붙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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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내 탄핵 반대 기류’에 반색한 MBC(11/30)

 

다음 보도인 <대통령 담화 이후 흔들린 ‘영남권’>(11/30 http://bit.ly/2fH4i03)은 “32명만 놓고 보면 오늘 조사에서는 19명이 유보 입장으로, 3명은 아예 탄핵 반대로 마음을 돌렸”다고 다시 자사 조사결과를 강조하더니 “이 중 상당수가 영남권 의원들이라 대통령의 ‘사실상 하야 선언’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사실상 퇴진 거부’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MBC는 ‘사실상 하야 선언’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또 ‘하야 선언’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렸다는 ‘미화’까지 곁들였습니다. 이렇게 여당 내 ‘탄핵 반대 기류’를 띄워준 방송사는 MBC뿐입니다. 이날 MBN도 여당 내 탄핵 찬성 여론이 줄었다는 보도를 1건했지만 바로 다음 보도에서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가 ‘탄핵 가결 가능하다’고 밝혔음을 전해 균형을 맞췄습니다. 

 

4. ‘탄핵 방해 전략’이 야당의 공세? TV조선의 어깃장
MBC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의 경우 여야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퇴진 협상을 거부하고 탄핵 추진을 결정한 야당, 퇴진 협상을 해보고 안 되면 9일 탄핵 표결에 나서겠다는 새누리당 비주류, 4월 퇴진을 요구하는 대신 탄핵을 접자는 ‘친박’의 입장을 2~3건의 보도로 나열한 것이죠. 


TV조선은 여야의 입장에 청와대 표정까지 덧붙이며 우호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국회 결정 수용’ 재확인>(11/30 http://bit.ly/2gnFfy6)에서 정혜전 앵커는 “대통령 담화의 진정성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많았는데 오늘 믿어달라, 호소했다면서요?”라 물었고 청와대에 나간 김미선 기자는 “개헌이든 아니든 국회가 결정하는 대로 일정과 절차에 따를 것”이라는 청와대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정 앵커는 “대통령 담화가 탄핵대오를 흐트러뜨리려는 야당 전략 아니냐는 공세도 있었잖아요”라면서 ‘탄핵 방해 전략’이라는 비판을 ‘야당의 공세’로 치부했습니다. 김 기자는 “대통령은 국회에 백지를 제시하고 기다리는 상태라며 진정성을 이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등 청와대 입장을 구구절절 나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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