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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청문회’ ‘안경 쓰니 팩트’…‘최순실 청문회’ 웃음거리로 만든 TV조선
2016년 12월 6일
등록 2016.12.07 18:31
조회 534

6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8대 재벌 총수들이 모두 증인으로 참석한 최순실 청문회가 단연 화제였습니다. 총수들은 일제히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출연에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고 특히 질의가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지원 관련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습니다. 여타 최순실 관련 의혹에도 모두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국민들도 재벌 총수들이 답답한 답변만 늘어놨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언론이라면 그들의 답변이 적절했는지 풀어줘야 할 텐데요. 제 역할을 한 방송사는 JTBC 뿐입니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를 만나 탄핵이 가결돼도 사퇴하지는 않겠다며 정면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한겨레와 SBS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머리손질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죠. 방송사들은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1. ‘18조 원 청문회 에피소드’…TV조선의 황당 청문회 보도
7개 방송사는 6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한 재벌 총수들에 대해서 많은 보도를 했습니다. 박 대통령 뇌물죄 입증에 관련이 된 주요한 사안인 만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TV조선에서는 오로지 흥미 위주로만 구성된 황당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TV조선 <폭소 터진 재벌 청문회>(12/6 http://bit.ly/2h46Ti0)는 4분 46초짜리 매우 긴 보도입니다. 리포트도 기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우가 내레이션을 하는 형식으로 일종의 짧은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킵니다. 윤정호 앵커는 “오늘 청문회에 나온 재벌 총수들의 지분가치를 합하면 18조원이 넘습니다” “의원들의 돌발질문에 엄숙한 국정조사장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는데, 생중계에서 잡지 못했던 국정조사 이모저모, 판 포커스에 담았습니다”라는 말로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리포트 화면 왼쪽 상단에는 “18조원이 모인 날”이라는 자막이 보도 내내 박혀있습니다. 성우는 “이재용 6.4조, 정몽구 4.5조, 최태원 3.8조, 구본무 1.3조, 신동빈 1.4조, 김승연 6천억, 허창수 4천억, 조양호 천억. 합계 18.4조”라며 증인들의 ‘지분 가치’를 읊었는데 이 때 배경음악은 비장감을 일으키는 ‘EYES OF TIGER’(영화 ‘록키’ OST)였습니다. 증인들의 지분가치는 국정파탄 사태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대단히 희석시키는 보도입니다. 


지나치게 흥미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인권침해에 가까운 장면도 있습니다. TV조선은 “참으려고 해도 웃음이…”라는 자막을 띄운 후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여기 증인 중에서 촛불집회 나가보신 적 있다 손들어보세요”라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 질의에 손을 들었다가 “당신은 재벌 아니잖아요”라고 면박을 들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모습입니다. 더 부적절한 장면은 노구를 이끌고 자리한 정몽구 회장에 대한 묘사입니다. 성우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대해 “하태경 의원이 질문 끝부분에 재벌 총수 이름을 하나씩 읊는데 본인의 이름을 들은은 정 회장. 말을 할까 말까. 마이크가 꺼진 줄도 모르고 뭔가 얘기를 하기 시작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들리진 않고, 의원석에선 폭소가 터집니다. 올해 나이 79세” “의원들의 질문이 잘 들리지 않는 듯, 번번이 옆에 앉은 변호인과 상의하고, 뭔가 써줘야 대답을 합니다”라며 당황한 정몽구 회장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런 상황을 묶어 보도한 것은 이날 TV조선뿐입니다. 아무리 국정파탄 사태에 일조한 증인들이라고 하더라도 의혹 관련 질의가 아닌 주변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며 조롱하는 태도는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특히 실제로 고령 탓에 청력이 좋지 않은 정몽구 회장을 ‘의원들의 폭소’와 같은 설명으로 묘사한 부분은 인권침해에 가깝습니다. TV조선은 굳이 보도하지 않아도 될 상황들을 묶어 청문회를 폄훼하고 몇몇 증인들을 부당하게 모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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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청문회’ 증인들의 ‘지분 가치’와 ‘웃음 에피소드’에 집착한 TV조선(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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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청문회’ 증인들의 ‘지분 가치’와 ‘웃음 에피소드’에 집착한 TV조선(12/6)

 

2. ‘LG 하면 이과’ ‘안경 쓰니 팩트’…너무 나간 TV조선 
TV조선의 가십 보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TV조선 <총수 스타일 ‘전격해부’>(12/6 http://bit.ly/2gANFzu)는 보도 제목 그대로 총수들의 스타일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내용을 리포트한 사람은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입니다. ‘이미지 전략’과 국정파탄 사태, 대통령과 총수들의 뇌물죄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허 소장은 “부정적 이미지 불식시킨 총수 3명”을 꼽았다면서 손경식 CJ회장과 구본무 LG회장, 최태원 SK회장을 꼽았습니다. 뇌물 혐의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청문회에서 도대체 ‘총수들의 부정적 이미지 불식’이 그렇게 중요한 주제일까요? 주제도 부적절하지만 내용은 점입가경입니다. “손경식 CJ회장의 경우 CJ하면 영화가 생각나는데 그 이미지대로 노련미가 있었고 스토리 풀어가듯 국민이 궁금한 것들을 풀어줬다”는 것이 이유고 “두 번째는 LG 구본무 회장인데 LG하면 LG전자가 떠오르고 이과 쪽인데 그런 것처럼 담백하게 얘기했다”는 것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평상시에는 안경을 안 쓰는데 오늘 투박한 안경을 썼다. 본인 표정을 가리는 것 같았다. 그건 다르게 연출한 것 같다. 하지만 팩트에 준해서 얘기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 있는 모습”이라고 평했습니다. 어떤 대목에서 ‘노련미’ ‘담백한 답변’ ‘팩트’가 드러났는지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허은아 소장의 개인적인 생각을 늘어놓은 보도에 불과합니다. TV조선은 이런 주관적인 이미지 분석이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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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청문회’ 증인의 ‘이미지 분석’을 보도한 TV조선(12/6)

 

3. 타사는 답변 받아쓰며 ‘모르쇠’ 평가만
TV조선을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의 ‘총수 청문회’ 보도는 어떨까요? MBN도 총수들의 답변 유형을 ‘단답형, 동문서답형, SOS형’으로 나눈 보도 1건, ‘총수 의전 경쟁’을 조명한 보도 1건 등 가십성 보도가 2건 있었습니다. 이외 타사에서는 가십 보도가 없었지만 모두 의원과 총수들의 질의응답 장면을 보여주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KBS는 청문회 보도 8건 모두, MBC 7건 중 6건, SBS 6건 중 5건, JTBC 13건 중 9건, TV조선 18건 중 12건, 채널A 4건 모두, MBN 8건 중 4건이 질의응답을 받아쓴 보도입니다. 그나마 방송사들은 ‘총수들이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식의 지적은 모두 곁들였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모든 국민이 청문회 내용을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는 상식 수준의 지적입니다. 언론이라면 그 ‘모르쇠’가 어째서 부당한지 설명해야 합니다. 

 

4. ‘군계일학’ JTBC, 언론의 제 역할한 유일한 방송사
유일하게 JTBC만이 언론의 제 역할을 했습니다. JTBC는 3건에서 재벌 총수들의 ‘모르쇠’ 단변을 반박했습니다. JTBC <대가성 부인…여전한 의구심>(12/6 http://bit.ly/2h4kV2W)에서 심수미 기자는 재단 기금 출연에 대가성이 없었다는 총수들 주장에 “사실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이 부분은 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세제 개편이라던지, 환율 안정처럼 각사의 이익에 직결되는 대정부민원이 분명히 있었고 이것이 청와대에 제출이 된 상태였고요. 이를 서로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굳이 돈을 준 쪽이나 받은 쪽이 대가를 얘기했느냐, 안 했느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언급했습니다. “법적으로 볼 때 대통령이 아무리 공익을 위하는 일이라고 해도 개별 기업에 모금을 요청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라며 대통령의 뇌물죄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JTBC <이재용 부회장 답변, 꼼꼼히 따져보니…>(12/6 http://bit.ly/2h1m0In)에서 손석희 앵커는 “질문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동원됐는지,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었는지에 집중됐”다면서 “이 부회장의 답변이 설득력이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라며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이새누리 기자는 삼성물산 합병의 경영권 승계 연관성을 이재용 부회장이 부인한 데 대해 “당시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7%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대신 합병된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승계와 관계없다는 이 부회장의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라 반박했습니다. 국민연금을 동원한 청와대의 합병 지원에 있어서도 이재용 부회장은 부인했는데요. 이새누리 기자는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합병 직전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을 통해 이 부회장을 만난 점이나,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합병 주총 직후 결과를 직접 챙겨본 점” 등 여전한 의문점을 제기했습니다. 

 

5. MBC의 꼼꼼한 대통령 말씀 받아쓰기 여전해
이번엔 이틀 앞으로 다가온 탄핵 정국을 방송사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보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6일 여당 지도부를 만나 탄핵 보다는 4월 퇴진을 바라고 있으며 탄핵이 가결 돼도 헌재 판결을 지켜보며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MBC와 MBN은 이를 톱보도로 타전했습니다. 타사의 경우 SBS는 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당시 머리손질이, KBS‧JTBC‧TV조선‧채널A는 재벌 총수 청문회가 톱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방송사들도 모두 박 대통령 입장 보도가 1~2건씩 있습니다. 


MBC의 톱보도는 대통령의 의중을 성실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MBC <“탄핵 가결 돼도 헌재 보며 담담하게 갈 것”>(12/6 http://bit.ly/2hguU4m)는 “국회에서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심리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는데요. 여기까지는 타사도 모두 받아 쓴 내용입니다. 문제는 다음 내용인데요. MBC 손령 기자는 “박 대통령은 국정을 풀어볼 마음이 간절했지만, 야당과 영수회담이 이뤄지지 않았고, 국회 추천 총리 제안도 야당이 거부했고, 추미애 대표와 대화도 무산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국민과 의원들에게 두루두루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내용은 MBC만이 받아쓴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야당에게 계속 거부만 당했고, 그러면서도 책임을 느끼고 미안해 한다는 것인데요. MBC는 이런 내용은 받아쓰면서도 3차 담화까지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약속도 깼으며 헌정유린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하야 위임’ 등 갖가지 꼼수를 썼다는 사실을 지적한 적이 없습니다. 

 

6. 세월호 참사 당일 ‘부스스 머리’ 연출한 박 대통령, 보도 안 한 방송사는?
한편 6일에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습니다. 한겨레 <단독/박대통령 “315명 배에 갇혀있다” 보고 받고도 미용사 불러>(12/6 http://bit.ly/2g8AeL4)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1시 23분에 세월호 안에 315명이 갇혀있다는 보고를 받은 후 정오에 강남구 소재 미용실 원장 정 모 씨를 불러 올림머리를 손질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SBS는 한겨레 보도 속 미용실 원장을 직접 만나 증언까지 따냈습니다. SBS <“세월호 사태 도중 대통령 머리 연출”>(12/6 http://bit.ly/2gyTVYA)은 “중앙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깔끔한 헤어스타일이 부담스러웠던 듯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한겨레와 SBS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보고를 받고도 오전 중 세월호 참사에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고 오후 1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이전까지의 시간 중 ‘부스스한 머리’를 손질 받았다는 것입니다. 


참담한 세월호 참사 7시간의 열쇠를 풀어줄 이 보도. TV조선, 채널A, MBN은 받지 않았습니다. MBC는 “<한겨레>에 따르면, 서울 청담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 모 원장은 2014년 4월 16일 오후 청와대 호출을 받고 들어가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해준 걸로 알려졌”다는 30초짜리 단신에 그쳤습니다. KBS는 1건으로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도했고 비록 모른다는 답변에 그쳤지만 해당 미용실 관계자를 인터뷰하는 적극성도 보였습니다. JTBC는 <세월호 당일, 미용사 불러 머리 손질?>(12/6 http://bit.ly/2gj34qt)에서 “시간상의 차이는 있지만, SBS는 세 시에서 다섯 시다, 한겨레는 한 시 이후에 머리를 만졌다고 한 부분인데 일단 미용사가 오후에 갔을 것이라고 추정된다는 의혹은 동시에 둘 다 똑같이 제기”했다며 한겨레와 SBS 보도 내용을 정리하는 한편,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90분이 아니라 20여 분이다. 대통령은 세 시에 중대본 방문지시를 내렸고 경호가 출동 준비를 하는 동안 서면 보고를 받으면서 머리 손질을 했다”는 청와대 해명에 “긴박한 상황에서 대면보고가 아닌 서면보고를 받으면서도 머리 손질을 했다는 부분은 인정을 한 거고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는 7시간에 관련해서 아무 해명을 하지 않다가 하나씩 의혹이 제기 될 때마다 조금씩 해명을 하는지”라며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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