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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체제 떠받드는 MBC와 TV조선의 ‘양동작전’
2016년 12월 21일
등록 2016.12.22 20:29
조회 507

21일 방송 저녁뉴스는 공통적으로 27일 탈당하기로 결정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을 조명했습니다. 7개사 모두 탈당의 규모와 26년 만에 나타난 원내 4당 체제로의 개편을 짚었죠. 난색을 표하다 이틀째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황교안 총리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황 총리는 사드와 국정교과서 등 이른바 ‘박근혜 표 정책’을 강행할 의지를 내비쳤고 ‘대통령 코스프레’를 한다는 야권의 비판에는 단호히 부인했습니다. 윤전추‧이영선 비서관 등 주요 청와대 증인들의 청문회 불출석을 유도한 관계자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과는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죠. 7개사 모두 이를 보도하는 와중에 MBC와 TV조선은 황 총리를 철저히 옹호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특히 MBC가 낸 1건의 보도에는 무려 4가지의 왜곡이 담겨 있습니다. 

 

1. ‘황교안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질의에서 의혹 내용은 쏙 빼버린 MBC
MBC <이틀째 집중 공세…“부역자” 발언에 ‘발끈’>(12/21 https://bit.ly/2htCCII)은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고 “부역자라는 비난성 발언”을 쏟아낸 국회의원들에 “황 권한대행은 오히려 강하게 맞서면서 사드나 국정교과서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차분히 설명했”다는 묘사로 보도를 시작합니다. 정동욱 기자는 먼저 “야당 의원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법무부 장관 시절 세월호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공세를 펼쳤”다면서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야당의 공세’로 규정했습니다. 관련 질의 장면으로는 “실재하는 두 증인이 있습니다”라는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발언과 “확인된 사실을 전제로 질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반박하는 황 총리 모습을 보여줍니다. MBC는 수사 외압에 황 총리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전혀 담기지 않은 정 의원의 발언만 잘라낸 뒤, 황 총리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말만 신빙성이 있어 보이게 하는 편집 효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날 정동영 의원은 질의에서 “세월호 수사 당시 법무장관이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광주지검이 해경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려 할 때 이것을 방해하고 외압 넣은 사람이 법무장관 황교안이라는 증언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겨레 <황교안, 세월호 수사 틀어막고 인사보복 했다>(12/16 https://bit.ly/2hCwRJt)의 기사 일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는 “인명 구조에 실패한 김경일 전 123정장에 대해 7월말 업무상 과실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으나 법무부에서 한사코 안 된다, 빼라고 난리를 쳐서 결국 영장에 넣지 못했다. 법무부는 기소를 앞둔 10월초까지도 ‘업무상 과실치사만은 안 된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했다. 이는 황 대행의 방침이라는 말을 법무부 간부들한테서 들었다”라는 검찰 관계자 증언이 담겨 있습니다. MBC는 정 의원이 제기한 이런 의혹의 내용은 쏙 빼고 보도해 황 총리의 법무부장관 시절 세월호 수사 의혹을 아무런 근거도 없는 ‘야당의 공세’로 규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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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제기한 정동영 의원 발언에서 핵심 내용 모두 잘라낸 MBC(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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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제기한 정동영 의원 발언 모두 보여준 TV조선(12/21)

 

이날 황 총리의 대정부질문을 보도하면서 정 의원 질의를 언급한 것은 MBC와 TV조선뿐인데요. TV조선은 “세월호 수사 당시 법무장관이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광주지검이 해경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려 할 때 이것을 방해하고 외압 넣은 사람이 법무장관 황교안이라는 증언이 있다”라는 정동영 의원 발언 내용을 모두 보여줬습니다. MBC가 의도적으로 발언 내용을 편집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2. 야당 국회의원의 의혹 제기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라 단언한 MBC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를 비호하려는 MBC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MBC <이틀째 집중 공세…“부역자” 발언에 ‘발끈’>(12/21)에서 정동욱 기자는 “박 대통령이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을 부탁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도 나왔”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최경희 총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정유라를 잘봐달라고”라고 말하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 질의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노 의원의 의혹 제기를 소개하면서 기자가 직접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라 잘라 말한 겁니다. 해당 질의는 이준식 교육부총리와 이뤄진 것인데요. 이 부총리는 노 의원의 문제제기에 “그건 확인되지 않은 사항”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수사에서 밝힐 수 있을 것”이라 답했습니다. MBC는 이 부총리의 이 답변은 보여주지도 않은 채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는 정부 측 입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단언한 셈입니다. 여기다 “대통령은 최경희 전 총장과 통화한 일이 없다”는 박 대통령 변호인단 입장까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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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의 ‘박 대통령 정유라 부정입학 지시 의혹’ 사실과 다르다 단정한 MBC (12/21)

 

해당 질의를 언급한 방송사는 MBC와 TV조선뿐인데요. TV조선은 “노웅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화여대에 직접 전화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입시 부정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고만 언급해 MBC보다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3. MBC, 정작 중요한 ‘박근혜 정책 강행’ 공방은 황 총리 입장만 나열 
21일 황교안 총리의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날선 공방이 벌어진 핵심 사안은 사드, 국정교과서 등 ‘박근혜 정책’의 강행 여부였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고 황 총리는 단호히 거부했죠. KBS와 채널A는 1건의 보도에서 하태경 의원과 황 총리의 말다툼과 이 사안을 함께 전했고 TV조선은 3건의 보도 중 1건을 따로 할애했으며, MBN은 1건의 대정부질문 보도에서 ‘박근혜 정책 강행 공방’만 다뤘습니다. JTBC는 대정부질문 관련 보도 없이 2건의 보도에서 사드와 국정교과서에 쏟아지는 국민적인 반대 목소리만 조명했습니다. 그만큼 뜨거운 쟁점이라는 방증입니다. 


MBC <이틀째 집중 공세…“부역자” 발언에 ‘발끈’>(12/21)이 이를 다루는 방식은 매우 편파적입니다. 정동욱 기자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드 배치 문제를 보류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황 권한대행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또 국정교과서가 편향됐다는 주장은 왜곡됐다고 생각한다며 여론을 수렴해 사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라고 자체적인 설명만 언급했고 관련 질의 장면은 생략해버렸습니다. 황 총리의 ‘강행 의지’를 기자가 대변하고는 더 이상의 보도 내용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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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책’ 정당화하는 황 총리 입장만 나열한 MBC(12/21)

 

반면 MBN <꿈쩍 않는 황교안>(12/21 https://bit.ly/2hJAbEM)은 “중국의 경제보복이 시작되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요인이 되지 않겠습니까?”라는 이인영 민주당 의원 질의, “반대하는 여론이 67%, 찬성하는 사람은 17%에 불과합니다. 이런 정도 되면 역사 국정교과서 추진은 접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라는 유은혜 민주당 의원 질의도 보여주면서 이를 반박한 황 총리 답변을 덧붙여 공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KBS도 MBN이 전한 것과 똑같은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1건의 보도에서 모두 언급했습니다.

 

4. MBC 왜곡의 하이라이트, ‘최순실PC는 최순실의 것이 아닐거야’
 단 1건의 MBC 보도에 담긴 왜곡과 편향성이 아직도 한 가지 더 남아있습니다. MBC <이틀째 집중 공세…“부역자” 발언에 ‘발끈’>(12/21)은 보도 말미에 이르러 “법무부 차관에게는 최순실 게이트 폭로의 시작이었던 태블릿 PC의 획득 경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면서 “JTBC가 획득한 태블릿 PC에 대해서 언론사가 어떻게 획득해서 어떻게 방송하게 됐는지 (다시 점검해서 수사해주십시오)”라는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는 정동욱 기자가 “최순실 씨는 태블릿 PC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고 이것으로 보도는 마무리됩니다. 


MBC는 여기서도 ‘악마의 편집’을 선보였습니다. 백승주 의원은 이창재 법무부차관에게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이고, 또 어떤 과정으로 입수를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태블릿PC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했지만 이 차관은 “이미 명확히 (소유주가 최순실이라고) 검찰에서 밝혔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자 백 의원은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아니 언제부터 수사결과를 다 믿었나, 지금 인터넷도 안보나”라며 핀잔을 줬습니다. MBC는 법무부차관의 답변과 이어진 백 의원의 ‘짜증’은 몽땅 잘라낸 채 ‘태블릿PC 취득 경위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과 ‘최순실은 PC가 본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설명만 내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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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PC 출처 논란’ 질의 보여주고 논란 일축한 법무부 답변은 잘라낸 MBC(12/21)

 

이쯤 되면 MBC가 의도적으로 ‘태블릿 PC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MBC는 국정파탄 사태 초기인 10월 27일 7개사 중 유일하게 ‘최순실 PC의 소유자가 불분명하다’는 취지의 보도를 냈고 ‘친박 위증공모 의혹’이 불거진 지난 17일과 20일에는 연달아 ‘태블릿PC 출처와 사용자가 불분명하다’는 보도를 냈습니다. 검찰이 이미 많은 증거를 제시하며 최순실 소유를 확인했지만 MBC는 이 증거들을 보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더니 21일에는 국회 대정부질문을 보도하면서도 타사 중 아무도 보여주지 않은 백승주 의원 질의를 부각한 겁니다. 

 

5. TV조선은 ‘야권 책임론’으로 황교안 체제 비호
TV조선도 ‘박근혜 정책’을 강행하는 ‘황교안 체제’를 적극 옹호했습니다. MBC와 방식은 다릅니다. TV조선은 ‘야권 책임론 프레임’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날 TV조선은 1건의 보도를 황 총리 대정부질문에 할애한 타사와 달리 3건이나 보도를 냈는데요. 그중 1건인 TV조선 <민생 외면하고 황 대행 질문만>(12/21 https://bit.ly/2ii3bAu)에서 윤정호 앵커는 “경제상황은 심각하고, 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도 걱정입니다. 정치적 현안이 돼버린 사드 배치, 국정교과서도 있습니다. 그래서 야권은 대정부질문에 황교안 대행이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런데, 대정부질문은 민생현안 토론이 아닌, 황교안 총리 길들이기로 변질됐”다고 야권을 비판했습니다. 리포트는 ‘미니 다큐’와 같은 구성입니다. 기자가 아닌 성우가 “황당한 대정부질문”의 사례 장면들을 보여주며 리포트를 합니다. 여기서 TV조선은 김정우 민주당 의원을 비난 대상으로 설정했습니다. 먼저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라는 김정우 민주당 의원 발언을 “대정부질문 주제인 경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질문” “황교안 총리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이 높아지는 걸 견제하려는 의도”라 비판했습니다. “왜놈들에게 나라를 팔아먹고도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한 이완용과 같다고도 합니다”라며 민심을 전한 김 의원 발언에도 “대통령과 총리를 향한 막말”이라 질타했습니다. 이어서 “권한대행께서 속앓이도 많이 있지 싶습니다. 정치권이나 주변 시선들 의식하지 마시고…”라며 “황교안 응원”에 나선 엄용수 새누리당 의원을 소개했고 “민생 현안이 산더미인데, 대정부질문 주인공이 황 총리가 돼버렸습니다. 어제 경제 분야에서는 국토부, 해수부, 공정위 등 장관 3명이 5시간 동안 단 한 번의 발언 기회도 얻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재차 야권을 비판했습니다. 

 

6. 황 총리 비호하려는 TV조선, 국정파탄의 책임자 가려내는 일도 국정현안이다
물론 대정부질문은 산적한 현안을 국회의원들과 부처 장관이 논의하는 자리가 맞습니다. 그러나 일단 21일 대정부질문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었던 20일과 달리 ‘비경제분야’가 안건이었습니다. 황 총리의 행보가 지나치다는 야권의 질타가 21일 쏟아진 이유입니다. 
그런데 TV조선은 굳이 20일 있었던 김정우 의원의 “대통령 코스프레”라는 발언을 가져와 “경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질문”이라 비판했는데요. 정작 20일은 ‘경제분야’이고 21일은 ‘비경제분야’라는 설명은 보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또한 TV조선은 보도 전반에서 야권 의원들의 질의가 황 총리에만 쏠렸다며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이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황교안 총리는 선출된 권력이 아닌 탄핵된 대통령의 임시 대행자일 뿐이지만 경제부총리 유임, 마사회장 선임을 아무런 협의 없이 선언했고 지난 14일 정세균 국회의장 방문 당시에는 국회사무처장에게 의사당 밖까지 마중 나오라며 대통령급 의전을 요구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사드와 국정교과서 등 탄핵된 ‘박근혜 정부 정책’을 연일 정당화하며 강행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기도 합니다. 성난 민심이 황교안 총리로 옮겨 붙어 지난 8차 범국민행동에서는 “황교안이 박근혜”라는 구호가 나왔고 야권은 이를 바탕으로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질의를 한 것입니다. 국정파탄의 주모 세력인 박근혜 정부의 노선을 강화하는 황 총리의 책임을 따지는 것은 당연히 국정 현안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TV조선은 이렇게 야권의 황 총리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배경은 외면한 채 야권만 비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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