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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3.17)
등록 2013.09.24 18:35
조회 316
 
 ■ 오늘의 브리핑
1. ‘MB맨’ 한은 총재 내정 … 방송3사 무비판
2. 이귀남 법무 “사형장 설치” … 방송3사 면밀한 비판·분석 부족
3. KBS, MB정부 ‘부자감세’ 문제 지적
 
 
 
3월 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맨’ 한은총재 내정에 방송3사 무비판
 
 
 
1. ‘MB맨’ 한은 총재 내정 … 방송3사 무비판
 
16일 정부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MB맨’으로 알려진 김중수 OECD 대사를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수석 비서관을 맡아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곽승준 국정기획수석과 함께 ‘MB노믹스’의 기본 틀을 잡은 인물로 알려졌다.
‘MB맨’이 한은 총재를 맡게 되면서 한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이 출구전략을 위한 금리인상 시점을 정하고 한은법 개정 등 중앙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런 역할을 김 내정자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김 내정자는 지난 12일 KBS와의 라디오 통화에서 “한국은행도 정부다.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발언해 정부에 대한 ‘충성맹세’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김 내정자는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최대한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13개월째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금리가 최대 내년까지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가 경제전문가지만 통화신용정책을 직접 다뤄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런 지적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KBS는 김 내정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중심으로 보도했으며 보도 말미에 ‘한은의 독립성 논란’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는 김 내정자의 ‘친정부 기조’를 언급했지만 한은 독립성 훼손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SBS는 단신으로 김 내정자의 경력과 정부의 임명 취지 등을 전하는데 그쳤다.
 
 
KBS <김중수 총재 내정>(김태욱 기자)
MBC <한은 총재 내정>(김희용 기자)
SBS <이곳이 ‘문제의 식당’>(손승욱 기자)
 
KBS <김중수 총재 내�>(김태욱 기자)은 김 내정자가 출구전략에 “신중한 편”이어서, 기준 금리 인상은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김 내정자는 KDI 원장과 한림대 총장을 역임해 탄탄한 거시경제 이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초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이른바 ‘MB노믹스의 전도사’로 불리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격을 올리듯 중앙은행의 권위를 올리는데 일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는 김 내정자 발언을 실은 뒤, 출구 전략에 대해서는 내정자 신분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한국은 물가상승 압력이 강하지 않다’고 최근 밝힌 바 있어 기준금리 인상은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제점으로는 “청와대는 총재 후보군에서 재정부 출신을 우선 배제했다고 밝혔지만, 현 정부의 경제수석 출신이어서 한은의 독립성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 <한은 총재 내정>(김희용 기자)은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여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파리에 체류 중인 김중수 내정자는 한국은행과 정부와의 협조를 강조했다며 “정부와의 협조 그것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는 인터뷰를 실은 뒤, “전 세계적 출구 전략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옹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같은 문제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은 부동산 관련 문제가 끝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는 단신 <신임 총재 내정>에서 “김중수 내정자는 현 정부 출범직후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며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한국은행의 기능과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적임자로 내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2. 이귀남 법무 “사형장 설치” … 방송3사 면밀한 비판·분석 부족
- MBC, ‘보호감호제 재도입’도 무비판
 
16일 사형집행권을 가진 이귀남 법무장관이 청송교도소를 방문해 사형집행을 전제로 청송교도소에 사형장 설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2005년 폐지된 보호감호제의 재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사형제도가 흉악범죄 근절에 큰 효과가 없고,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며, 무엇보다 인간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는 제도라고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전 세계 197개국 가운데 130여개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했거나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사형 폐지국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도 지난 10여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사형집행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 이후 안상수 원내대표 등 여권 내에서 ‘흉악범죄자에 대한 조속한 사형집행’을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사형제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회적 논의 없이 흉악범죄에 대한 비난 여론에 편승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이귀남 장관은 성급하게 이런 정치권의 주장에 호응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게다가 “이중처벌·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아 폐지된 보호감호제 재도입까지 거론했다. 당장 이명박 정부가 인권신장, 재범 예방을 위한 치료대신 보복적 사법정책에 경도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3사는 이 장관의 ‘사형집행 의지 표명’ 발언을 뉴스 첫 머리로 비중 있게 전했지만, 발언의 문제점은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이 장관 발언의 실현 가능성이나 시민단체·야당의 비판을 덧붙이는데 그쳤다. 그나마 KBS와 SBS는 보호감호재 재도입의 문제점을 다뤘으나 MBC는 단순전달에 그쳤다.
 
 
KBS <이귀남 법무 사형집행 의지 표명>(정윤섭 기자)
       <보호감호 부활 추진>(김준범 기자)
 
KBS <이귀남 법무 사형집행 의지 표명>(정윤섭 기자)은 이 장관이 청송교도소를 방문해 사형장 설치를 검토하라고 했다며 “시설을 갖춘다는 것은 사형을 시키는 것을 전제로 건축하는 것”이라는 장관 발언을 전했다. 이어 “사형집행 명령권자인 법무부 장관이 사형 집행 의지를 직접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사형제 합헌 결정에 이어, 최근 김길태 사건까지. 장관 발언이 심상치 않은 이유”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 집행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한국이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어 왔고 “사형제를 둘러싼 논란이 현재 진행형인데다, FTA를 추진중인 유럽연합이 사형제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호감호 부활 추진>(김준범 기자)에서는 이 장관의 보호감호제 재도입 계획을 전한 뒤, “이렇게 범죄자 격리에 힘을 싣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재소자 교화 프로그램에 대해선 뚜렷한 계획이 없었다”며 “연간 만 5천 명이 넘는 성폭행범 중 교화 치료는 백 명 정도만 받을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재범 예방을 위한 치료보다는 엄한 처벌과 격리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MBC <“청송교도소에 사형집행 시설”>(박충희 기자)
        <사형 논란 증폭>(강민구 기자)
 
MBC <“청송교도소에 사형집행 시설”>(박충희 기자)은 이 장관의 ‘청송교도소 사형 집행 시설 설치’ 발언을 전한 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단 한 건도 하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돼 있다”며 “이 때문에 법무장관의 발언은 최근 김길태 사건을 비롯한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처벌 의식이 강해진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법무부의 보호감호제 부활 추진에 대해서는 “보호감호 제도를 폐지한 지 6년 만에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사형 논란 증폭>(강민구 기자)은 한나라당 안상수, 이주영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 특위위원장 등의 ‘사형집행’ 주장을 전한 뒤, 하지만 여당은 신중한 입장이라며 “다만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형집행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한다는 주장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 등 야당의 우려를 전한 뒤, “정치권의 논란이 뜨거워 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쳤다.
 
 
SBS <사형집행 시사..파장>(손승욱 기자)
       <“부활추진”..반발>(김요한 기자)
 
SBS <사형집행 시사..파장>(손승욱 기자)은 이 장관의 ‘사형’ 관련 발언을 전하며 “사형집행 결정권자인 법무부 장관이 사형집행을 직접 언급함에 따라 지난 13년 동안 미뤄졌던 사형집행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형집행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며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서의 우리나라 지위를, 즉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지위를 위협하는 처사”라는 민변 장유식 변호사 인터뷰를 실었다.
<“부활추진”..반발>(김요한 기자)은 “보호감호제는 지난 1980년 시행 이후 형기가 끝난 사람들을 다시 수감해 ‘이중처벌’한다는 논란 끝에 지난 2005년 폐지됐다”며 “인권침해 시비로 폐지된 보호감호처분을 갑작스럽게 다시 또 부활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 아닌가 생각하고, 보다 더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는 대한변협 이명숙 인권이사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보호감호제 부활을 담은 형법 개정안을 오는 12월 정기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어서, 보호감호제를 둘러싸고 또 한 번 치열한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3. KBS, MB정권 ‘부자감세’ 문제 지적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이 ‘부자감세’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2인 이상 전국가구(농가 제외)의 가계수지 자료에 따르면 소득세나 재산세, 자동차세 등 세 부담을 말하는 경상조세 지출액(명목 기준)이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감세정책의 혜택은 소득 상위 20%에 집중됐다. 소득 하위 20% 가구(1분위)는 오히려 경상조세 지출액이 2008년에 비해 14.2% 증가했다. 2분위 가구 17.5%, 3분위 가구 5.7%, 4분위 가구 1.4%씩 증가했다. 그러나 소득이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31만601원에서 27만8367원으로 1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세금이 줄어든 반면 소비지출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교육, 통신 등 일반적인 소비지출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또한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지역복지 기반이 흔들리고, 정부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방송3사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의 문제점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그나마 16일 KBS가 집중취재로 감세정책의 문제점을 다뤘다.
 
KBS <집중취재-고소득층만 감세>(김승조 기자)는 지난 해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세금이 4.4% 감소했는데, 소득계층별로 살펴본 결과 소득 상위 20% 계층은 10.4%나 줄어든 반면 나머지 전 계층은 1.4에서 17.5%가량 세금을 더 냈다며 “소득이 낮은 계층으로 갈수록 세 부담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소득세 감면의 혜택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소득계층에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세역할에 있어서 저해되는 요인”이라는 성태윤 연세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감세 혜택이 모든 계층이 아니라 부유층에 집중되면서 양극화를 키우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중취재-소비 증가 ‘찔끔’>(윤양균 기자)은 정부가 감세를 추진한 이유가 소비증가였지만 실제 “유일하게 세금이 줄어든 상위 20% 계층은 소비를 3.4% 늘리는 데 그쳤다”며 “하위 80% 계층이 세금을 더 내고도 1.5% 안팎의 소비를 늘린 것과 비교하면 세금을 많이 깎아 준 상위계층의 소비증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세정책이 정부의 세원감소로 이어져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나랏빚 약 175조원 가운데 40% 정도는 감세정책으로 인한 적자로 추산된다며 “복지분야 등 정부가 써야할 돈은 많은데,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덜 걷으면 결국 다른 세금을 올리거나 미래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끝>
 
 
 
2010년 3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