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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3.23)
등록 2013.09.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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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 3사, ‘리비아 공습’ 심층보도 부족
 
 
지난 20일 새벽(우리시간 기준) 미국, 프랑스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리비아에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1차 공습은 반정부 시민군을 압박하는 벵가지 주변 카다피군을, 2차는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관저 일대를, 3차는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트 지역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최신예 전투기 등을 동원한 군사작전이 3일간 계속되자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다국적군의 공습은 지난 17일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비행금지 구역 설정’과 ‘리비아에서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과 잔악행위를 종식’시킨다는 결의를 기반으로 한다. 유엔 결의는 아랍연맹의 적극적인 지지로 채택됐고, 이처럼 국제사회의 군사개입 압박이 심해지자 카다피는 돌연 반정부군에 대한 ‘정전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반군 거점인 벵가지를 공격했고, 이에 다국적군은 ‘반정부군 보호’라는 명분으로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한편, 공습이 시작되자 당초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환영했던 아랍연맹은 공습을 비판했다. 20일 아랍연맹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지금 리비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비행 금지 구역 설정의 목적과는 다르다,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민간인의 보호이다,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은 군사작전과 다른 것이다”라며 폭격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도 ‘과잉 공습’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리비아 사태는 독립된 국가의 자주성 보장과 보편적 인권보호 사이의 많은 고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군사개입은 리비아 정부의 학살을 막고자 하는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이런 개입이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또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독재국가’, ‘불량국가’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리비아의 군사개입이 이후 북한에 대한 무력개입의 전례가 될 수도 있어 우리에게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다른 한편으로는 ‘왜 유독 리비아에 대해서만 공습을 감행했나’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중동 전역에 번진 ‘쟈스민 혁명’은 리비아 뿐 아니라 이집트, 예멘, 바레인 등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국제사회가 군사개입을 감행한 것은 리비아 뿐이다. 이에 대해 리비아가 전통적 반미 국가이고, 산유국이라는 특성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며 서구 사회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방송 3사는 리비아 사태를 보도하면서 중계수준에만 머물러 있다.
 
 
분석기사도 각 국가들의 이해관계와 이후 상황전개에 대한 부분을 주로 다뤘다. 군사적 개입을 둘러싼 논란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보도는 없었다.
 
 
KBS는 공습을 둘러싼 각 국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뒀다.
 
 

KBS <일부 아랍 국가 이례적 참전>(이충형 특파원/3.21)은 카타르가 아랍권 처음으로 리비아 공격에 선봉에 섰다며 “중동 민주화 바람의 전령, 알 자지라 방송의 본거지답게, 카타르는 국제 사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또 “아랍 에미리트도 군사작전에 참여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22개국의 아랍연맹은 서방의 공습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전하고, “러시아, 중국 뿐 아니라, 반미 국가인 이란, 베네수엘라 등도 서방국가들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자원 전쟁이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다국적군은 중앙사령부가 없고, 작전명도 서로 다른 등, 나라마다 속내가 복잡하다”면서 “작전의 최종 목표를 두고도 국제 사회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상군 투입 놓고 각국 ‘이견’>(김태선 기자/3.22)은 카다피 군을 꺽기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지만 미국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전한 뒤 “카다피 정권교체를 공언하다시피 했던 프랑스, 그리고 영국도 일단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지상군이 투입된다면 ‘나토 주도하에서가 유력하지만, 독일, 터키의 반대가 확고”하고 “유엔 결의도, 일단 외국군의 점령은 배제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공습 놓고 목소리 ‘제각각’>(이충형 기자/3.22)은 “지상군 투입은커녕 이미 실시된 세 차례 공습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공습에 적극적인 프랑스와 공습을 비난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을 다뤘다.
그러면서 유엔 공식회의에서 “공습이 적정했는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MBC도 각국의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또 다국적군의 최종 목표를 분석하며 ‘리비아 분리’까지도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MBC <카다피 축출 성공할까?>(왕종명 기자/3.21)는 다국적군의 최종목표를 ‘민간인 보호’와 ‘카다피 축출’, ‘리비아 분리’로 나눠서 분석했다.
특히 “국제 사회에선 조심스럽게 리비아를 둘로 나누자는 중재안까지 나왔다”면서 “이 경우 유전이 몰려있는 동부 지역을 반정부 세력이 통치하게 돼 이미 보험을 들어놓은 서방으로서도 나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카다피 측도, 반정부 세력도 갈라진 리비아는 상상할 수 없다며 양쪽 모두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라고 덧붙였다.
 
<사르코지의 ‘승부수’>(정승혜 기자/3.21)는 지난 2007년 “카다피를 독재자로 간주해선 안된다”고 말했던 사르코지가 리비아 공습에 적극적인 이유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추락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승부처가 필요했고 또 카다피측이 대선자금을 사르코지에게 줬다고 폭로한 것도 사르코지를 자극했을 걸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석유라는 지적이 유력하다”며 “리비아의 석유시설이 파괴되거나 카다피가 금수조치 등을 취한다면 대체할 석유 공급처가 없는 프랑스로선 엄청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국제사회 나눠졌다>(백승우 기자/3.21)는 아랍연맹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 군사작전에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
 
<지상군 투입하나?>(박영회 기자/3.21)는 “지상군의 투입 없이 카다피를 제거하기가 힘들다는 걸 다국적군도 알고 있지만 아직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며 “유엔 결의안이 지상군 투입을 금지하고 있는데다, 잘못하면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카다피의 지상군이 건재한 상황에서 공습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카다피가 인간방패로 내세운 민간인이, 공습으로 피해를 볼 경우, 다국적군은 시민보호라는 명분마저 잃게 된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불가피할 경우 지상군 투입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80도 달라졌다>(정승혜 기자/3.22)는 알 자지라와 알 아라비아 방송이 이라크 전쟁 때와 달리 리비아 공습을 옹호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보도는 두 방송의 소유주인 ‘카타르 왕실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카다피와 뿌리깊은 앙숙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카다피가 일부 아랍권에서 푸대접을 받게 된 데는 아랍권 여론에 영향력이 큰 이들 방송의 논조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SBS도 지상군 투입에 대한 각 국의 이해관계를 주로 다뤘다.
 

SBS <이틀 만에 군사 개입 왜?>(이주상 기자/3.20)는 안보리 결의 후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의 배경으로 ‘카다피의 벵가지 기습공격’과 “리비아 정부군이 피의 숙청에 나설 경우,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방관했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지상군 투입 ‘고심’>(이주상 기자/3.21)은 지상전 투입을 주저하는 미국과 적극적인 영국․프랑스의 입장을 전하면서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만으론 시민군이 카다피의 지상군을 단기간에 격파해 내전을 끝내기에는 역부족”, “전쟁 장기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령부 없는 전쟁>(이성철 기자/3.22)은 다국적군이 이번 작전에 대한 속셈이 다르다며 각국의 목표가 작전명의 차이로 드러난다고 보도했다.<끝>
 
 
 
2011년 3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