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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논평(2012.1.29)
등록 2013.09.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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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자랑스러운 투쟁의 역사를 이어가라!
- 김채철 씨, 기어이 버티겠다면 시민의 힘으로 몰아낼 것이다 

 
 
 

공영방송 MBC를 되찾겠다는 내부 구성원들의 투쟁 의지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이어 MBC 노조가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에 나선다. MBC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파업찬반투표를 실시, 70%에 가까운 찬성표를 얻어 오는 3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우리는 MBC 구성원들의 제작거부에 이은 총파업 ‘결단’에 지지와 격려, 그리고 깊은 연대의 뜻을 밝힌다. 이명박 정권 아래 ‘MBC 노조 파업’이 불러올 수 있는 파장의 복잡한 의미를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그저 ‘MBC 장악’만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집권 전부터 ‘MBC민영화’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는가 하면, 공영방송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상업방송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방송구조 개편을 시도했다. 권력에 비판적인 보도 태도를 견지해왔던 MBC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고, 어떤 방식으로든 MBC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이 정권의 ‘희망사항’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MBC 노조는 파업 투쟁마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즉, 이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홀로 파업을 할 경우, 그 파장이 보도와 프로그램 제작 차질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MBC 영향력 축소’를 바라는 정권에 힘을 실어줄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MBC 노조 파업 당시에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파업으로 인한 재방송을 시청해주자’는 이색적인 지지 운동까지 벌어졌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MBC가 파업을 접고 ‘보도투쟁’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운 목소리마저 나왔다. 이미 시민들은 이 정권 아래 MBC 노조가 얼마나 어려운 조건에서 파업 투쟁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조건에서도 MBC 노조는 탄압이 있을 때마다 저항의 움직임을 포기하지 않았고, 다시 한번 무기한 총파업이라는 가장 강도 높은 투쟁으로 ‘공영방송 MBC 되찾기’에 나섰다.
이번에는 기자회의 제작거부와 함께 파업이 이뤄지면서 그 파장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MBC 메인뉴스가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파행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총파업의 파장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른다.
사측과 정권은 총파업 투쟁을 가혹하게 탄압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파업이 MBC를 넘어 지난 4년간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에 균열을 내고, 방송계에 ‘저항의 도미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MBC 구성원들이 이런 상황을 잘 알면서 제작거부에 이어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한 데에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민들은 이런 MBC 구성원들의 투쟁 의지를 보면서 “아직 MBC에 희망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 안도하게 되었다. 또한 이명박 정권 방송장악에 대한 언론노동자의 저항이 방송계에 확산되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사측과 이명박 정권이 어떤 탄압을 가하더라도 MBC 구성원들이 의지를 꺾지 않고 단호하게 싸워준다면, 시민들은 그들의 편이 되어 줄 것이며 ‘공영방송 MBC’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은 방송민주화의 선봉에 서왔던 MBC 노조의 자랑스러운 투쟁들을 기억하고 있다. MBC 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때 그 목표는 언제나 ‘방송민주화’와 ‘공영방송 지키기’였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MBC 구성원들이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자랑스러운 투쟁의 역사를 이어가 주기 바라며 다시 한번 강고한 연대의 뜻을 밝힌다.
 
김재철 씨에게는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당장 MBC에서 나가라.
시민들은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주범’이 누구인지, MBC에서 퇴출되어야 할 인물이 누구인지 똑똑히 알고 있다. 바로 ‘청와대 쪼인트’로 사장 자리에 앉은 김 씨와 그 부역 세력들이다.
최근 김 씨의 처신은 그가 단 하루도 공영방송 MBC 사장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김 씨는 기자들이 보도 책임자의 퇴진을 촉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일말의 자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메인뉴스가 파행을 빚는 ‘비상상황’에서도 한일 패션쇼, K팝 행사 참석을 이유로 일본 외유를 떠나는 황당 행보를 보이는가 하면, 노조를 향해 “사장 퇴진과 쇄신 인사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 정치파업이니 사규에 따라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김재철 씨가 ‘무너져가는 권력’을 믿고 끝내 스스로 물러나길 거부한다면, 시민들이 김 씨를 공영방송에서 몰아내는 날이 올 것이다. <끝>

 
2012년 1월 2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