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3월 이달의 좋은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5년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전북일보 ‘청년 이장이 떴다!’, 한겨레 ‘암장,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 한국일보 ‘전광훈 유니버스’가 선정됐다.
○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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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보도(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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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전북일보 ‘청년 이장이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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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암장,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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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광훈 유니버스’ |
전북일보 ‘청년 이장이 떴다!’
(2025년 1월 18일~4월 12일 / 디지털뉴스부 박현우·문채연 기자, 영상제작부 김지원 기자)
전북일보 ‘청년 이장이 떴다!’는 청년 기자들이 완주 화정마을 청년 이장이 되어 3개월간 마을에서 생활하며 취재한 ‘지역밀착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다룬 기획이다. 청년 이장이 된 청년 기자들은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배움을 선사하고 세대 간 벽을 허물며 유대감을 강화했다. 지역 행정기관과 주민들의 지원을 받아 옛 마을회관을 주민 소통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주민들이 공공 교통 부족과 재난 대응 취약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에 공감하며 당국의 해결책 마련도 주문했다. 하루 6대 운행되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길고 시간대도 불편해 이용이 어렵고 택시 이용 시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완주군이 일부 지역에서 공영버스를 운행 중이지만 정작 화정마을은 제외돼 주민 불만이 크고 고령 어르신들은 의료기관 방문조차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짚었다. 최근 일어난 산불재난 같은 위기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신속한 대피가 어렵고 재난안전 정보 전달도 부족하다며 제도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북일보는 2024년 10월 도내 지역종합일간지 최초로 디지털미디어국을 신설하고 지역민과 호흡할 지역소멸 위기 극복 프로젝트를 고민했고, 결과는 ‘청년 이장이 떴다!’였다. 청년 없는 마을에 활기를 선사하고 독자에게는 삶의 현장에서 지역민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지역언론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지역소멸이라는 익숙한 현상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지역언론이 마을주민들과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의제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호평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전북일보 ‘청년 이장이 떴다!’를 2025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겨레 ‘암장,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
(2024년 12월 2일~2025년 2월 11일 / 뉴스룸국 경제산업부 이지혜 기자, 사회부 임재희·박고은·장현은·김가윤 기자, 정치부 김채운 기자, 사회정책부 고나린 기자, 전국부 이준희 기자)
고용허가제 시행 20년을 맞아 한겨레는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과 그들이 마주한 열악한 환경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주노동자 144만 명 중 한 해 사망자는 어느 문서에서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한국 행정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2022년을 기준으로 고작 6.4%에 그친다. 한국 사회는 나머지 이주노동자 93.6%의 죽음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 없이 ‘암장’된 것이다.
이주노동자는 유가족과 연락이 닿더라도 무연고 사망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례를 치르고 주검을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 유족이 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소 건강상태를 고려해 연령을 맞춰 분석한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 사망률이 한국 국적 노동자에 견줘 최대 3.6배 높고 돌연사가 많다는 점은 이주노동자의 죽음과 가혹한 노동환경의 연관성을 말해준다. 고용허가제는 고용주의 권한이 막강해 ‘주종관계’를 심화시킨다. 그러나 한겨레는 정부가 죽음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뒤로 하고, 2021년 5만 2천 명대였던 고용허가제 쿼터를 2024년 16만 5천 명까지 늘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에서 ‘병사’해 출국한 이주노동자 중 0.05%만 산재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들의 죽음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되짚었다. 아울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주노동자, 죽음의 진상을 덮으려 유족들에게 접근하는 한국인 브로커, 동포의 장례비를 모으는 인도네시아 이주민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한겨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배제가 여전한 현실에서 그동안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공론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 ‘암장,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을 2025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국일보 ‘전광훈 유니버스’
(2025년 2월 19일~3월 7일 / 사회부 경찰팀 조소진·강지수·최현빈·문지수 기자, 미래기술탐사부 김태연 기자)
한국일보는 ‘애국시민’들의 헌금을 종잣돈 삼아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전광훈 유니버스’를 파헤쳤다. 전광훈 유니버스의 핵심 사업체‧단체는 △신문사 자유일보 △유튜브채널 운영사 리더스프로덕션 △알뜰폰통신사 운영사 더피엔엘 △자체 온라인쇼핑몰 운영 광화문온 △농협은행 제휴 선교카드 운영 한국교회선교은행 △자유마을 운영 대국본(자유마을 : 전광훈이 우파 논리를 설파하려 만든 극우 공동체) △행사 설비 운영 ‘퓨리턴’ 등 7곳이다.
7곳 경영진은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요직책을 맡고 있으며 전광훈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남 모 씨를 중심으로 혼맥으로 이어져 있다. 이들은 서로 회사 이사직을 겸직하고 광화문집회에서 모인 헌금으로 사업자금까지 조달하고 있다. 자유통일당은 이들에게 광고대행과 콜 대행을 맡기고 유세용품까지 수급했다. 비영리종교법인 사랑제일교회가 족벌그룹처럼 운영되고 있지만 처벌은 쉽지 않다.
한국일보는 금융정보분석원과 수사기관이 교회 헌금과 이들 거래관계의 수상함을 포착해 내사했지만 ‘교회 내부의 절차를 거치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정관 때문에 처벌하지 못했다는 점을 처음 짚었다. 취재진은 자유마을 가입 후 2주 넘는 기간 모든 행사에 참여하고 각종 회계자료를 분석하며 전광훈의 애국시민과 애국자금 실체를 추적했다. 사랑제일교회가 공익법인의 이점을 누리면서도 공시는 하지 않고 정관을 방패삼아 수사를 회피하는 문제를 단독으로 보도했다. 또한 종교인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종교법인의 회계 투명성 문제를 방치해온 실태를 비판하며 종교법인 회계 공시 의무화 등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12.3 내란 이후 심화되고 있는 극우 세력의 준동 속에서, 이들을 어떻게 결집시키고 세력화하는지 그 연결고리를 정밀 취재를 통해 밝혀낸 것이 돋보였다. 전광훈 목사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해당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정치권의 문제까지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국일보 ‘전광훈 유니버스’를 2025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