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5년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한겨레21 ‘수박밭, 건설 현장, 택배·배달…기자 3인 폭염노동기-피할 곳이 없었다’, CBS 노컷뉴스 ‘기억을 잇다-100년전 어린 영웅’이 선정됐다.
○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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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보도(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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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
한겨레21 ‘수박밭, 건설 현장, 택배·배달…기자 3인 폭염노동기-피할 곳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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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노컷뉴스 ‘기억을 잇다-100년전 어린 영웅’ |
한겨레21 ‘수박밭, 건설 현장, 택배·배달…기자 3인 폭염노동기-피할 곳이 없었다’
(2025년 7월 31일~8월 5일 / 취재1팀 임지선 팀장, 장필수 기자, 취재2팀 채윤태 기자, 취재3팀 신다은 기자)
한겨레21은 여름철마다 되풀이되는 폭염 사망을 단순한 기상재해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파헤쳤다. 기자들은 직접 농업현장, 아파트 건설현장, 택배와 배달 노동현장을 체험하며 폭염의 위험이 누구에게 가장 먼저 가장 심각하게 닥치는지 직접 확인했다. 단순한 현장 기록에 그치지 않고 심박수·피부 온도·체내 수분 변화 등을 측정해 폭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점은 체험과 과학적 실증을 결합한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고령 농민, 도시 저소득층, 야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가 냉방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노동 환경으로 장시간 폭염에 노출되며 가장 큰 위험에 직면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와 지자체가 매년 내놓는 쿨링센터 설치나 응급대응이 접근성과 실효성에서 한계를 드러낸다며 해외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의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즉 폭염 사망이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불평등이 빚어낸 구조적 재난이라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한겨레21은 폭염 피해를 인권과 기본권의 문제로 확장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면서 안전한 주거와 노동환경이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임을 환기시켰다. 데이터와 현장 체험을 결합한 보도는 폭염의 위험을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실감나는 위협으로 독자에게 전달됐다. 폭염이 ‘누구나 겪는 날씨’가 아닌 ‘누군가를 먼저 희생시키는 불평등한 재난’임을 강조하고, 장기적 기후정책과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반복되는 폭염 사망의 원인을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집요하게 추적한 이번 보도는 과학적 실험과 데이터 분석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생존의 문제를 깊이 있게 공론화한 사례로서 유의미하다. 또한 폭염 자체뿐만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린다는 현실을 잘 전달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21 ‘수박밭, 건설 현장, 택배·배달…기자 3인 폭염노동기-피할 곳이 없었다’를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CBS 노컷뉴스 ‘기억을 잇다-100년전 어린 영웅’
(2025년 8월 7일~14일 / 강원CBS 진유정 기자, 대구CBS 곽재화·정진원 기자, 부산CBS 김혜민 기자, 국재일 아나운서, 서울CBS 김정훈·이원석 기자, 보도국 스마트뉴스팀 김세준·남성경 영상기자, 전남CBS 박사라 기자, 전북CBS 심동훈 기자, 소민정 PD, 김현주 크리에이터)
CBS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100년 전 일제강점기 시절 10대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집중 조명했다. 전국 여러 학교에서 조직된 항일 비밀결사들을 상세히 다루며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차별에 맞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일제의 잔혹한 고문과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어린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공립고등보통학교 상록회는 독립을 이루는 데 필요한 사상의 무장을 목표로 한 항일운동 조직으로 조선 역사와 언어, 민족의식을 전파했다. 일제가 일본인과 조선인 학생을 차별하자 동맹휴교로 맞섰다. 초등학생이 주축이 된 최연소 항일단체 ‘독수리 소년단’은 1942년 3월 장호원 곳곳에 ‘일제에 협조 말자’는 벽보를 부착했다. 체포된 단원들은 혹독한 고문을 당했고, 석방 이후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불행과 불이익을 겪었다. 하지만 14명 단원 중 독립유공 서훈이 이루어진 건 4명뿐이다. 대구상업학교 비밀결사 ‘태극단’ 단원들은 체포돼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고 목숨을 잃었지만 불법고문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이렇듯 수많은 10대 독립운동가 활약상은 아직도 역사 속에 묻혀 있다. CBS는 상록회, 독수리 소년단, 태극단, 공주회 등 전국 곳곳의 학생 비밀결사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며 이들에 대한 기록과 기념의 부족을 지적했다. 어린 학생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광복 이후 크게 조명되지 못했으며, 혹독한 고문을 당했지만 기록조차 제대로 남겨지지 않은 현실을 환기했다. 독립운동사에서 간과된 어린 영웅들의 헌신을 되새기고, 그들에 대한 역사교육과 지속적 기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봉기한 어린 영웅들의 저항정신을 되돌아보고, 잊힌 독립운동가들을 꾸준히 기억하고 기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일깨워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의 기자들이 각 지역의 독립운동가 사례를 보도한 형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에 민언련은 CBS 노컷뉴스 ‘기억을 잇다-100년전 어린 영웅’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