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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뉴스 모니터] 좋은 정책 기사, 포털에서는 안 보인다
등록 2022.02.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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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언론·시민단체가 결성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1월 25일 출범일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모니터보고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에서 작성해 2월 11일 발표했습니다.

 

좋은 정책 기사, 포털에서는 안 보인다

 

정책이 사라진 정략 중심 보도, 무응답층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여론조사 보도, 정치인의 입에만 의존한 이삭줍기식 보도···. 지난 8일 한국언론학회 등이 주최한 20대 대선 보도점검 세미나에서 언론학자들이 지적한 보도 행태다. 반복되는 문제를 언론도 모르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유권자 중심의 정책 보도를 여러 매체가 시도하고 있다.

 

한겨레는 1월 3일부터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기획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회 주요 의제 6가지를 골라 유권자 1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하는 기획이다. 정치인이 아닌 유권자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이해관계자를 심층 인터뷰해 정책 공약 질의를 뽑은 뒤 그 질의서를 대선후보에게 보내 답변을 받는 방법으로 정책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가능하게 했다. 이번 모니터링 기간 중 연재된 '플랫폼에 포획된 삶'(1. 24.)은 1면을 포함해 5개 지면을 할애했고, 온라인에도 지면 편집본 캡처, 링크와 함께 편집해 네이버 픽(Pick)으로 전면 배치했다.

 

<기회보다 종속 굴레 슈퍼갑배달 플랫폼>

<대선 후보들 제 플랫폼 공약은요종사자 20명 질의에 답하다>

<‘플랫폼 맘대로수수료·배달료, 적정기준 협의로 만들자>

<판매자도 가격경쟁 벼랑 내모는 오픈마켓, 승자독식제 지옥도>

 

하지만 이 기사 가운데 1건도 한겨레 랭킹뉴스에는 오르지 못했다. 같은 날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윤석열과 김건희 무속 논란과 이재명 눈물, 안철수에 대한 홍준표 발언 등을 다룬 비정책 보도 4건이었다.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 힘을 실은 기획기사에 달린 댓글은 10개 남짓에서 수십 개 수준에 그친 반면, 단순 발생인 이재명 눈물 기사에는 3700여 건, 윤석열 무속인 조언 기사에는 1500여 건의 댓글이 쏟아졌다.

 

<윤석열, 무속인 조언에 신천지 압수수색거부 의혹검찰 수사>

<이재명의 눈물 욕설, 잘못했습니다부족함 사과 아닌 사죄드려">

<홍준표, 안철수 후보 선대위원장 만나 , 야무지고 좋은 사람”>

<김건희 영빈관 옮길 것발언도무속 논란 증폭에 김씨 등판고심>

 

KBS의 공약 검증 기획인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도 유권자로부터 출발했다. 그동안 정책보도에서조차 유권자가 사라지고, 후보나 정당이 내놓는 정책을 나열하거나 검증하는 수준의 엘리트주의 보도를 해왔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이 요구하는 의제를 뽑고 대선후보에게 정책 질의를 한 뒤, 답변을 받아 전문가와 기자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모니터링 기간 중 일자리 창출(1. 27. ~ 28.) 주제를 다뤘는데, 역시 언론사는 네이버 픽(Pick)으로 밀어줬지만 많이 본 뉴스에는 1건도 꼽히지 못했다.

 

<‘공공이 버틴 정부 고용률후보들의 공공 일자리에 대한 생각은?>

<‘미래 일자리한목소리과거 정책과 차별 있나?>

 

같은 기간, KBS 랭킹뉴스 상위에 오른 대선 기사는 다음과 같다. 주로 여론조사 결과나 배우자 의혹 보도로, 이 가운데 김혜경 법인카드 단독 보도는 이틀 연속 랭킹뉴스에 오르며 댓글 5500여 개가 달렸고, 김건희 녹취 단독 보도는 본방송에 보도되지 않은 인터넷용 단독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댓글 2900여 개로 사용자 관심이 컸다.

 

<[단독] 김건희 우리 만난 건 비밀로코바나 홍보 강의녹취 살펴보니>

└ 인터넷용 단독기사 / 댓글 2900여 개

<이재명 33.2% 윤석열 37.8% 오차범위 접전당선 전망, 윤석열 첫 우세>

<[여론조사] 이재명33.2% 윤석열 37.8% 오차 범위 접전단일화하면?>

<[단독] 김혜경 측, 경기도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사적 유용 의혹>

└ 이틀 연속 랭킹뉴스에 올라 / 첫날 댓글 5500여 개

<이재명, 김동연과 내일 양자토론윤석열, 고령층 표심 공략>

<[최강시사] 이준석 김혜경 씨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사실이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해야”>

<이재명 사회 통합윤석열 “‘나쁜 아빠양육비 지급”>

<대선후보 8일 토론 사실상 무산국민의힘 주최측 편향”>

 

여론조사 보도에서 자주 무시됐던 무응답층에 주목한 기획 보도도 있었다. 경향신문 <무가당 프로젝트>는 2030 무당층 100명의 화상 대화를 기사화했다. 왜 이들이 무당층이 됐는지 개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임으로써, 2030을 '이대남'과 같은 단일 계급으로 묶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 무응답층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보이지 않는 유권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했다. 기존 언론보도가 비판받았던 지점에서 시작한 기획이다. 하지만 역시 언론사의 픽(Pick)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2030 무가당 ]“국힘 이재명? 민주 윤석열? 그래도 똑같은이상한 대선>

<[2030 무가당 ]가장 기억에 남는 대선 공약이 '일곱 글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좋은 보도가 밀려난 것은 각종 논란과 정치인의 격한 발언, 여론조사를 다루는 기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포털의 ‘많이 본 뉴스’ 기사들을 분석해 정책정보를 얼마나 충실히 담고 있느냐에 따라 ‘비정책 기사’, ‘기본 정책 기사’, ‘상세 정책 기사’로 나누어 본 결과, 많이 본 뉴스 가운데 정책정보가 없는 ‘비정책 기사’의 비율은 90%에 달했다. 앞서 예시로 든 기획기사는 최소 1~2달의 준비작업과 적지 않은 인력, 돈이 들어간다. 하루에 한 언론사에서만 수백 건씩 쏟아내는 발생 보도와 양적인 측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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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사로 분류됐다고 하더라도 랭킹뉴스에 오른 기사 대부분이 캠프의 설명을 단순 전달하는 기사였다.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포털의 ‘많이 본 뉴스’에서 기자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해 취재, 인용한 취재원의 수가 0명인 기사는 전체의 87.2%였는데, 그만큼 보도자료나 SNS, 라디오 출연 받아쓰기 기사가 포털을 점령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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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의 언론사 편집 틀도 좋은 기사가 돋보이는 것을 막는 요인이 된다. 언론사에 편집권을 맡겼다곤 하나, 성냥갑처럼 규격이 정해진 틀에 텍스트 4줄, 썸네일 2개로 제한된 뉴스 표출 방식에서, 사용자는 제목이나 화면을 보고 기사를 선택해 들어간다. 그 기사의 심층성은 물론, 분량조차 가늠하지 못한다. 자연히 선정적인 제목, 단독을 단 제목이 더 클릭을 유인하기 쉽다. 실제로 본방송이나 지면에는 담기지 못했지만 단독 꼬리표를 단 포털용 기사들<[단독] 유명 역술인 "윤석열 총장, 조국이 대통령 되냐고 물어">이 많이 본 뉴스에 자주 선정됐다.

 

각 사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보기 좋은 자리에 대선 특집 페이지가 구성돼 있다. 맥락을 알 수 없이 기사 단 건, 그것도 시간에 따라 수많은 기사가 올라갔다 사라지는 포털이라는 공간보다 훨씬 좋은 기사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시간과 정성이 드는 일이지만, 여론조사 수치나 후보자들의 주장만 담은 기사, 거기에 딸린 지지자들의 댓글 싸움에 지쳐 있다면 한번 시도해보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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