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봄호][회원 인터뷰] "시민과 언론을 잇다!" 언론아싸가 맺은 아름다운 인연, 민언련 시민제작팀
등록 2024.04.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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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주원호 회원

 

민언련과 오마이TV가 공동으로 기획한 공영방송 심폐소생 프로젝트 《언론아싸》가 27회 방송을 마쳤다.(2024년 3월 25일 기준) 현직 공영방송 노조위원장 4인(큼티_KMTY: KBS, MBC, TBS, YTN 약칭)이 매주 쏟아지는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행태와 현장에서 겪는 탄압 실정을 고발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언론아싸》는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 실태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공영언론의 공공적 가치 의제화를 지속하는 유일무이한 언론전문채널로 자리 잡았다.   

민언련 시민제작팀으로 《언론아싸》 첫 회부터 참여한 이병국, 주원호 회원을 만났다.

 

김현식(미디어위원회 위원) 닉네임 ‘미디어뻐꾹’으로 더 유명하죠. 민언련 16년 차 회원 이병국 회원님 안녕하세요. 회원님은 민언련 올해의 회원상(2016)과 모범상(2010), ‘삼성 직업병 피해자 투쟁 영상’으로 민언련 선정 이달의 좋은 온라인보도 특별상(2017)을 받았습니다. 민언련 회원들에게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이병국 저는 2009년 8월에 먼저 회원으로 가입하고, 9월부터 70기 [언론학교]를 수강했습니다. 구청에서 사진 기사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2014년부터 5년 반 정도 영상 활동가 ‘미디어뻐꾹’으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오아시스미디어>란 개인 프로덕션을 운영하며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지난해 7월 신미희 처장님이 《언론아싸》제작을 제안했을 때 조금 망설였는데요. 십여 년 전부터 협업하는 주원호 PD가 흔쾌히 합류한다고 해서 현재까지 민언련 시민제작팀으로 《언론아싸》를 만들고 있습니다.

 

김현식 《언론아싸》는 민언련 사무처와 회원으로 구성한 시민제작팀이 제작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방송을 총괄하는 메인 감독님이시죠. 주원호 회원님 반갑습니다.

 

주원호 저는 회원 가입한 지 7개월 지난 신입 회원입니다. 저도 이병국 회원처럼 영상 제작사 <미디어플러스 수秀>를 운영하고 있어요. 명함에 ‘공익인권 미디어프로덕션’이라고 써두었는데요. 단순히 미디어 제작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뛰어넘어 공익적인 활동을 더 하고 싶단 바람이 큽니다. 예전에 미디어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 당장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힘들었거든요. 급여 100만 원으론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때 고민한 게 독립적으로 생계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5년 동안 하던 일을 멈추고 비용 확보를 위해 영상 제작 프로덕션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목표는 공익 미디어 단체를 만드는 겁니다.

 

김현식 주원호 회원님, 회원 가입하기 오래전부터 민언련과 인연이 있다고요?

 

주원호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당시 대학생 삼촌과 같이 살았어요. 삼촌이 기자 지망생이어서 늘 집에서 (당시 민주언론운동협의회 발간 기관지) 월간 『말』지를 봤어요. 어느날 제가 우연히 『말』지를 봤는데, 1987년 13대 대선 관련 내용이었어요. 당시 언론이 대통령 후보들 이미지를 편향적으로 보여줬단 거예요. 예를 들어 노태우 후보는 늘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후보들은 화내는 모습, 부정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보도했단 거죠. 그때부터 언론에 관심을 가졌고 어른이 되면 언론인이 되고 싶단 꿈이 생겼어요. 삼촌 옆에서 『말』지를 보면서 컸기 때문에 민언련은 제 유년 시절부터 함께한 단체인 거죠. 아쉽게도 제가 언론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민언련을 접촉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병국 회원님이 《언론아싸》시민제작팀 참여를 제안해서 민언련 회원으로 가입하고, 민언련과 함께 일도 하고 있습니다.

 

시민과 언론을 잇는 시민참여 저널리즘의 구현

 

김현식 자연스럽게 《언론아싸》 이야기로 넘어오네요. 2023년 8월에 시작한 《언론아싸》가 3월 20일 수요일에 시즌 3, 27회 방송을 마쳤습니다. 두 분은 민언련 시민제작팀 감독으로 첫 회 방송부터 참여하고 있습니다. 두 감독님(!)이 아니면 방송은 바로 멈췄을 거예요. 먼저 이병국 감독님, 《언론아싸》는 어떤 프로그램이죠?

 

이병국 공정방송을 위해 분투하는 4개 공영방송 노동조합 본부장, 지부장이 함께 모여 언론탄압 및 언론장악 실상을 이야기하면서 해결점을 찾고 시청자와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방송입니다. 그러면서 여론을 환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송이라고 생각해요.

 

김현식 주원호 감독님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언론아싸》 현장 라이브 시스템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27회까지 힘차게 달려온 《언론아싸》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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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2일 《언론아싸》 7회 중계 지휘하는 주원호 회원


주원호 개인적으론 제가 그동안 존경하던 사람이나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여러 현장에서 활약하는 기자님들, 언론인들을 직접 만나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고한석 기자(언론노조 YTN 지부장)님은 이주민 다큐멘터리 『YTN 탐사보고서 기록_강릉이야기』(2021년 9월 방송)를 제작하면서 이주민 심층 취재도 많이 한 분이기 때문에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 무척 즐거웠습니다. 민언련 이진순 상임대표님, 채영길 공동대표님은 TV에서만 보던 분들인데, 직접 보고 만나서 이야기 나눈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어요.

 

김현식 《언론아싸》를 말하면서 진행자 오윤혜 님을 빼놓을 수 없죠.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자리에 오윤혜 님 팬이 있다고 하는데요?(이병국 회원 보며 일동 웃음)

 

이병국 아, 오윤혜 씨요? 실은 저보다 제 아내가 엄청난 팬이에요. 종종 유튜브 『오정TV: 오윤혜, 정미녀 진행 유튜브 채널』를 아내와 같이 시청하는데요, 아내가 저와 비슷하게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어서 오윤혜 님 사인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내에게 고맙기도 하고요.

 

김현식 아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회원님이 오윤혜 님 사인받아서 줘야하는 거 아니에요?(웃음)

 

이병국 그것보다는 《언론아싸》 라이브를 직접 관람하러 와서 오윤혜 님과 사진 찍는 게 좋지 않을까요?

 

김현식 아내를 《언론아싸》 촬영 현장에 한 번 초대하시죠?

 

이병국 《언론아싸》 공개 방송하면 꼭 초대하겠습니다.

 

김현식 잘 아시다시피 촬영 공간, 제작비용 등등《언론아싸》 제작 환경이 쾌적한 편은 아니죠?

 

주원호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 규모의 방송이 진행되려면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해요. 촬영 스태프와 라이브 시스템이 더 필요한데, 현장 상황이 바로 나아지진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그런 실수에 굉장히 예민해서 신경 쓰느라 방송을 망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2023년 8월 2일 1회 방송을 시작한 후 8개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진행자들 케미, 스태프 케미, 진행자와 스태프 사이에 믿음이 생겨서 어느 정도 이상의 재미있는 방송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케미(the chemistry 공감대)

특히 유튜브라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신문, 방송, 잡지 등 전통 개념 매체)가 다룰 수 없는 주제를 《언론아싸》에서 다루는 만큼, 시청자에겐 재미있는 요소가 많을 것 같아요.

 

반복되는 언론탄압, 더 ‘포악’해져서 돌아왔다

 

김현식 ‘언론아싸는 매주 아이템이 넘친다!’고 할 만큼, 윤석열 정권이 자행하는 언론탄압이 갈수록 다양하고 악랄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아싸》는 지난 2월 21일부터 5주 연속 여의도 언론노조 KBS 본부에서 방송을 진행하는데요. 박민 사장과 이제원 제작본부장의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집 다큐멘터리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불방 조치를 규탄하며,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이병국 회원님은 KBS 관련해 특별한 기억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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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줄 오른쪽 '수신료 인상 반대한다' 피켓을 든 이병국 회원


이병국 제가 16년 동안 민언련 회원으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을 꼽으라면, 2010년 KBS 수신료 인상 거부 운동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언론을 장악하려고 공영방송 KBS에 이병순 사장을 꽂아넣었어요. 이미 2009년부터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동시에 수신료 인상 거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2010년 제가 회원 2년 차였죠. 민언련을 위해 활약하고 싶었고,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였거든요. 매주 토요일마다 거리에 부스를 차려놓고 시민에게 서명받고, 안내 전단지를 나눠드리며 설명했는데, 그때 그런 일들을 처음 해봤던 거예요. ‘언론자유’를 위해 내가 활동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많이 느꼈어요. 그 자부심 하나만으로 마음이 굉장히 편안하고 덕분에 열정적으로 활동한 것 같습니다. 특히 함께 활동하면서 박석운 대표님, 김유진 사무처장, 조영수 활동가, 신문분과·방송분과 회원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졌고요.

 

김현식 2010년, 2024년 KBS 상황이 비슷하네요?

 

이병국 네, 2010년에 낙하산 이병순 사장이 KBS를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언론 공정성이 많이 훼손됐잖아요. 지금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송을 막는 KBS 상황이 2010년 수신료 인상 거부 운동할 때와 비슷해요. 이명박 시절을 겪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금이 더 포악해지고 교묘해지고 무대뽀로 나가는 것 같아요. 안 좋은 방향으로 진화한 것 같아서 걱정이 큽니다.

냉정하게 말해 4월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는요. 안 될 것 같은데도 밀어붙이는 현실을 보면서 솔직히 힘이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전에는 싸우는 동력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개인화되어서 그런지, 이명박-박근혜를 거치고 나서 너무 힘이 빠져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함께 들고 일어서는 집회나 이런 것들이 힘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김현식 ‘그런데도’ 희망은 우리 가까이에 있죠?

 

이병국 네, 저는 매주 《언론아싸》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2010년과 비교해 긍정적인 건, 지금은 유튜브 라이브 《언론아싸》 같은 뉴미디어가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언론아싸》가 맹활약해서 그때처럼 정면으로는 아니지만, 아웃복싱처럼 옆에서 찌를 수 있는 무기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김현식 《언론아싸》 태동부터 함께한 두 감독님의 프로그램 애정이 무척 깊습니다. 주원호 감독님도 《언론아싸》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죠?

 

주원호 누구나 알고 있지만 깨닫지 못하는 게 있어요. 사람들이 레거시 미디어를 욕하잖아요. 저는 방송국이 변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소위 말하는 진보정권이 집권할 땐 어느 정도 방송이 워치독(Watchdog, 감시자 감시단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보수정권이 집권하면, 워치독 역할을 한 사람들이 갑자기 변해서 보수정권을 추종하는 기사를 쏟아내는 게 아니고요. 보수정권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그런 기사를 만드는 체제를 양성하는 거죠.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방송국이 만드는 거예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이 지금 다시 등장해서 그때와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지 않냐는 거죠.

 

김현식 《언론아싸》에서도 많이 다룬 ‘언론장악 기술자’, ‘언론탄압 부역자’같은 적폐들의 귀환을 말하는 거죠?

 

주원호 네, 사라져야 할 사람들이 다시 나타난 게 문제라는 거예요. 그런 기록을 남기는 게 《언론아싸》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뉴미디어 방송의 특성이긴 하겠지만, 유튜브가 사라지기 전까지 《언론아싸》프로그램은 기록으로서 끝까지 남아 있을 거예요. 우리가 《언론아싸》를 통해서 고발한 소수 혹은 다수의 언론에서 정권에 부역하고 있는 사람들은 역사에 기록으로 남겨질 거로 생각해요. 그게 《언론아싸》가 실천하는 큰 역할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언론아싸가 더 빛을 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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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2일 《언론아싸》 7회 촬영 중인 이병국 회원

 

김현식 4월 9일 《언론아싸》가 시즌3, 30회 방송을 마치고 시즌 4를 맞이합니다. 《언론아싸》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시민제작팀 감독으로서 꼭 반영하고 싶은 아이디어는요?

 

이병국 현재 《언론아싸》는 유튜브 오마이TV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잖아요. 지금은 오마이TV에 힘입어 《언론아싸》를 인큐베이팅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언론환경이, 언론탄압 문제가 당장에 한 달 두 달 또는 일 년 2년 사이에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론아싸》도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즉, ‘유튜브 언론아싸 통합 채널’이라고 할까요. 조심스럽긴 해도 《언론아싸》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을 때, 자립해서 전진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현식 ‘언론아싸 통합채널’이란 건, 예를 들어 현재 진행하는 《언론아싸》를 중심으로 함께 연대하는 공영방송 노조가 제작하는 영상 콘텐츠도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자는 거죠?

 

이병국 네, 우리 민언련 사무처 활동가들이 제작하는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에 맞서 싸우기 위해 제작한 영상 콘텐츠들이 세상의 빛을 봐야 합니다.  

 

주원호 《언론아싸》 매력 중 하나가 레거시 이야기를 뉴미디어로 풀어낸다는 점이에요. 뉴미디어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레거시가 갖는 무게감이 있는데, 그런 걸 뉴미디어 특성으로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고요. 여건이 된다면 지금보다 넓은 공간에서 원하는 사람 누구나 참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좋겠고요.

또, 《언론아싸》가 시민의 친구가 되면 좋겠어요. 보통 친구 이야기에 귀 기울이잖아요. 시민이 언론과 미디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 친구요. 언론 문제는 사람들이 어려워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중요하단 걸 알면서도 나에게 직접 와닿는, 생활에 바로 반영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언론에 관심을 두고, 미래 언론인 지망생들을 위해서, 언론인으로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병국 저도 한 가지 더 말씀드릴게요. 사실 어떤 상황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선 예산이 필요합니다. 방청객을 모시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도 예산이 들고요. 아이디어는 있지만 원하는 대로 하려면 인력을 충원해야 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해서 말하기가 어려웠는데요. 혹시라도 나중에 현 출연자들 사정 때문에 결원이 생기는 경우, 빈자리에 언론과 직접 관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민이 한 번씩 참여하는 건 어떨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언론아싸》케미가 좋고, 스스럼없이 방송할 수 있는 상황이니 저는‘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정리하겠습니다.

 

김현식 이병국 회원님은 ‘더할 나위 없다’고 정리했고요, 주원호 회원님 덧붙일 말 있나요?

 

주원호 ‘인지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연예인 누가 결혼한다 그러면 내가 그 연예인과 일면식이 없어도 결혼 이야기에 관심을 갖잖아요. 친근함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병국 회원님이 결혼했을 때, 우리 주변 사람들이야 당연히 관심이 있지만, 옆에 있는 누구누구는 이병국 회원이 결혼하든 말든 상관이 없단 말이에요.(일동 웃음) 저는 그런 의미에서 인지도 높은 오윤혜 님이 《언론아싸》 진행자란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병국, 주원호 회원의 2024 ‘특별한’ 계획

 

김현식 주원호 회원님이 ‘이병국 회원 결혼’을 언급했는데, 언제 결혼했죠?

 

이병국 지난해 6월이요. 아내는 동갑내기고요. 민언련 방송분과 출신 조현준 회원이 소개해 줬습니다. 결혼한다고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신문분과, 방송분과 OB 회원님에게 얼굴 한번 보자고 한 번씩 전화드렸어요. 그때 오랜만에 만난 회원분들도 있었고요.

 

김현식 올해 특별한 계획이 있다고요?

 

이병국 2세를 계획하고 있어요. 저와 아내가 나이가 조금 있는 편이어서 현실적으로 쉽진 않더라고요. 솔직히 여러모로 힘들긴 한데, 계획을 성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현식 주원호 회원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주원호 대학원에서 언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금 논문을 못 써서 수료 상태예요. 제가 오래전부터 마을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데, 현재 마을 미디어 관련 예산이 모두 끊긴 상태입니다. 예산이 끊긴 이후에 마을 미디어가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논문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논문을 완성해서 석사 학위를 받으면 좋겠고요. 민언련과 인연을 맺었으니 민언련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더 하고 싶습니다.

김현식 주원호 회원님은 이주민방송(MWTV) PD로 일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 권리 신장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했는데요. 관련해 올해 계획한 프로젝트가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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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5년 25일의 노숙농성 끝에 노조설립 필증을 교부받은 현장을 주원호 회원이 취재한 장면이다


주원호 제가 7회 이주민 영화제(Migrant World Film Festival, MWFF)부터 참여했는데요.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농어촌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섹션이 있었어요. 다큐멘터리 상영을 마치고 농어촌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어떤 한국인 관객이 일어나서 그분들에게 사과하는 거예요. 본인은 이런 실상을 전혀 몰랐다고, 우리가 먹고 있는 수많은 채소를 이주노동자들이 만들고 있다는 걸 몰랐다면서 한국 사회를 대신해서 사과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게 제가 활동 1년 차 때 일인데, 굉장한 동기를 유발했어요. 내가 하는 활동이 실제로 우리 사회에 이런 변화를 조금이라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올해는 감독이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작은 이주민 영화 한 편을 준비하고 있어요. 프리 프로덕션 단계고요. 내년에 관객과 만나는 게 목표입니다.

 

2024 민언련 40주년, 우리 자주 만나요!

 

김현식 2024년 민언련은 창립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2월 19일에 창립 기념식도 열고, 앞으로 9개월 동안 다양한 창립 기념사업을 추진합니다. ‘2024년 민언련에 바란다!’한 말씀 해주세요.

 

이병국 저는 무엇보다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모이든 활동가가 참여해서 모이든, 소규모 모임이 활성화되면 좋겠어요. 몇 년 전부터 회원 소모임이 다 없어졌거든요. ‘언론개혁’이 당연히 우리 단체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이고 운동 방향이긴 한데 그걸 위해서는 구심점이 있어야 해요. 직설적으로‘언론을 개혁해야 합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요.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것도 똑같잖아요. 사람들끼리 어울려 술 마시고 놀면서 조직력이 더 단단해지거든요. 그게 먼저 이뤄진 후에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조직이 공고하게 버틴다고 믿습니다.

민언련 행사나 활동에 참여하는 회원 한 분 한 분이 얼마나 감사해요! 소규모 분과를 많이 조직해 분과에 참여한 회원님들이 알아서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고 공간도 내어주고요. 분과원들이 결속력을 다지고 친해지면, 집회 현장에 나가서 시민 서명을 한 번 받더라도 2010년도 그 이상의 회원들이 참여할 거로 기대합니다. 십시일반으로 일을 도우며 활동가들 짐도 덜어주고요, 그런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을까요? 회원들을 위한 분과 모임, 활동이 부활, 부활을 넘어서 활성화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올해 그 씨앗을 뿌리면 좋겠어요!

 

김현식 혹시 주원호 회원님은 이병국 회원이 제안한 분과 모임 활성화 관련해 아이디어가 있나요?

 

주원호 저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직접 하는 것 보는 것 모두 좋아했어요. 몇 년 전, 스포츠 관련해서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많았을 때 학생스포츠 인권 설문조사에 대한 영상을 만들었어요. 선생님들이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인권 침해를 당했거나 사건을 경험한 사례를 수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민언련 회원들과 스포츠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는 모임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저는 민언련이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는 동안 함께하지 못했지만, 올해 4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행사가 있을 거잖아요. 그런 행사를 통해서 민언련 회원들과 밀접하게 만나는 장을 만들도록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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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8일 언론노조 KBS본부에 모두 모인 시즌1·2 《언론아싸》출연진·제작진 단체 사진

 

인터뷰 김현식 위원· 《언론아싸》 시민제작팀 PD

정리 김현식 위원 김봄빛나래 활동가

사진 김봄빛나래  활동가

 

▼날자꾸나 민언련 2024년 봄호(통권 226호) PDF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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