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3월 2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3.2)
등록 2013.09.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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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조선>, 이게 '신문'이냐 '홍보전단'이냐?
  2. 취재 과정도 내용도 해괴한 <중앙>의 1면 톱기사
 
<조선>, 이게 '신문'이냐 '홍보전단'이냐?
 
 
 
1. <조선>, 이게 '신문'이냐 '홍보전단'이냐?
 
2일 조선일보가 특정 업체들의 광고를 받고, 기사인지 홍보전단인지 구분할 수 없는 '특집섹션'을 내놨다. 특집섹션의 주제는 “전문병원의 경쟁력”이었다.
특집기사들은 전문병원이 대학병원보다 앞선다고 강조하면서, 특정 전문병원들을 ‘홍보’했다. 특히, 전문병원 홍보성 기사와 해당 병원 광고를 나란히 실어 사실상 특집섹션 전체가 ‘전문병원 홍보용’ 전단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섹션 1면(D1면)에 광고가 실린 연세사랑병원에 대해 D2면 기사는 “연세사랑병원은 환자의 관절을 최대한 되살리고 보존해서 쓰게 해 준다”면서, “첫 개원 이후 지금까지 의료진의 90% 이상이 남아있을 만큼 인적 구성이 지속적이어서, 환자가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에게 오래 진료받을 수 있다”는 고용곤 대표원장의 말을 전했다.
척추전문병원에 대해 다룬 D3면에는 척추전문병원인 연세바른병원의 광고가 실렸다.
D4면에 한솔병원의 광고와 함께 실린 기사는 “한솔병원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붙는다”면서 한솔병원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D5면에서는 <첨단 장비로 정밀하게, 비용은 더 싸게>라는 제목의 에스플란트치과에 대한 홍보성 단독기사와 광고가 나란히 실렸다.
D6면과 D7면에는 각각 의약품 유통회사 ‘지오영’의 이희구 회장이 집필한 책 광고와 영양제를 할인 판매하는 쇼핑몰의 광고가 실렸다.
또한 D8면에는 경희무릅나무한의원의 전면광고가 실렸는데 앞서 D7면에 경희무릅나무한의원을 소개하는 내용과 최광호 원장의 인터뷰가 실렸다.
 
 
▲조선일보 D면 일부
 
D1면 <더 나은 ‘전문성’ ‘시술경험’으로 대학병원 뛰어넘는다>는 2011년 한국 의료계가 “전문병원의 전성시대”라면서, “특정한 질병이나 진료과목만 다루는 전문병원이 대학병원보다 앞선 진료 환경을 갖추고 질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1998년 1․2차 의료기관에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된 뒤 “전문병원이 급성장 궤도를 달리기 시작”했으며, “‘다윗’ 전문병원은 ‘골리앗’ 대학병원과 싸워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면 <의술․서비스․투자 모두 전문병원이 앞서>에서는 “전문병원의 경쟁력은 진료 경험, 의료진 규모, 과감한 투자, 저렴한 진료비, 편리한 진료 시스템 등 5가지”라면서, 전문병원과 대학병원을 비교하고 전문병원의 ‘장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언론사들이 종종 특정 업체의 광고를 실으면서 이들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싣는 경우가 있다. 언론사들의 이런 행태는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지면을 내준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너무나 노골적으로 특집섹션까지 만들어 '전문병원'을 띄우는 기사와 광고를 실었다.
'조중동 방송'이 광고 물량 확보를 위해 의료기관의 방송광고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의 2일 편집 행태는 의료기관의 방송광고를 허용하면 안되는 한 이유를 보여준 셈이다.
'조중동 방송'들이 특정 병원의 광고를 받고, 보도와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홍보한다면 그 부작용은 신문과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광고를 많이 할 수 있는 '돈 많은 병원'이 '좋은 병원'으로 부각되고, 이런 병원들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이 마비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 취재 과정도 내용도 해괴한 <중앙>의 1면 톱기사
 
2일 중앙일보가 참으로 ‘해괴한 기사’를 1면 톱으로 실었다.
 
<2월28일 밤 메리어트호텔 2217호, 박지원․국정원 간부 ‘묘한 만남’>(중앙, 1면)
 
중앙일보 1면 <2월28일 밤 메리어트호텔 2217호, 박지원․국정원 간부 ‘묘한 만남’>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정원 관계자와 만나 밀담을 나눴다’면서 “제 1야당 실세 원내대표와 국정원 고위 인사간의 대화는 객실 문틈으로 흘러 나왔다”고 두 사람의 대화를 정리했다. 이 기사만 보면 두 사람의 대화를 문밖에서 ‘엿듣고’ 이를 기사화한 것이다.
기사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사건에 대한) 국정원의 곤혹스러운 입장과 국정원 내부 상황과 관련한 민감한 얘기들이 오갔다”면서, 박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에서 국정원 책임에 대해 너무 강경하게 주장하고 나오는 것 같다”, “그건 (국정원의 미숙함에 대한 비난) 우리 민주당 의원들도 안 할 수가 없었다”는 등 ‘국정원 입장을 배려하는 듯한 말’도 했다고 전했다. 또 국정원 A씨는 “당․정․청 회동 때 국정원 책임론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책임지면 된다”, “난 우리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 되는 거 빼놓곤 아무 관심 없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녹취 풀 듯 정리한 뒤, 대화를 마치고 호텔 로비로 나온 박 원내대표가 “미국에서 인척이 와서 만나고 간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보도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면서, 국정원 인사가 아닌 친지를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자세히는 기억을 못한다”면서, 발언 내용 일부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본인이 한 발언도 A씨가 한 것으로 되어 있는 등 일부 다른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