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
등록 2025.10.24 16:57
조회 594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5년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한국일보 ‘소년이 자란다’, MBC <PD수첩> ‘구조되지 못한 영웅들’이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보도(프로그램)

10월

한국일보 ‘소년이 자란다’

MBC <PD수첩> ‘구조되지 못한 영웅들’

 

한국일보 ‘소년이 자란다’

(2025년 9월 1일~10월 14일 / 뉴스룸국 사회정책부 유대근·원다라·송주용·최은서 기자)

 

한국일보 ‘소년이 자란다’는 10대 극우화 현상을 짚고 원인과 해법을 파고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등에서 인터뷰한 10대들은 홈스쿨링‧교회 대안교육기관을 다니며 공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상태였고, 교원자격증도 없는 교사들에게 잘못된 극우 역사관을 주입받았다.

 

공교육 안 아이들도 우경화 경향이 나타났다. 상당수 아이들이 선거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고 믿으며 특히 남학생들이 부정선거 음모론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12·3내란에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리며,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강경 보수정치인이나 유튜버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 교실에서는 극우·혐오 표현이 ‘놀이’로 소비되지만 교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빌미로 민원이 들어올 수 있어 적극 지도도 어렵다.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정치교육이나 미디어 문해력(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나 잘 이뤄지지 않는다. 청소년은 극우 유튜버에 많은 영향을 받지만, 3년 6개월간 한국 정부의 유튜브 시정요구는 5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교육 선진국 현장은 달랐다. 독일 공교육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토론형 시민교육에는 주입 금지, 논쟁성 원칙, 자기이익 판단능력 강화 등 ‘보이텔스바흐 원칙’이 적용된다.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을 키우고,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핀란드 역시 적극적인 토론 교육과 멘토링 교육을 통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진다.

 

한국일보는 청소년들을 인터뷰하여 대안교육기관의 극우 사상교육 실태를 되짚고, 이를 감독하지 못한 채 오히려 예산을 지원 중인 교육청을 비판했다. 청소년 직접 설문조사를 통해 우경화된 청소년의 정치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정치교육 부재와 소극적인 유튜브 규제 문제도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통해 청소년 우경화 문제를 공교육 안팎에서 다각도로 분석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구체적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점도 돋보였다.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이른바 ‘이대남’ 문제를 건설적으로 확장해 공론장을 열고, 깊이 있는 취재로 완성도 높은 보도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국일보 ‘소년이 자란다’를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MBC <PD수첩> ‘구조되지 못한 영웅들’

(2025년 9월 23일 / 박정남 PD, 윤희영 작가, MBC 시사교양국 시사교양2팀 오행운 팀장·유성은 파트장)

 

MBC <PD수첩>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였으나 올 여름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소방관들의 비극을 통해 이들이 홀로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추적하고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구조적 문제를 조명했다. 소방관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지만,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어려움과 함께 제도적 미비로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소방관들은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등 대형 재난현장의 참혹한 경험으로 우울증, 불면증, PTSD, 해리성 기억상실, 공황장애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특히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가장 큰 고통의 원인이다. 퇴직 후 수십 년이 지나서 PTSD 증상이 재현되는 사례도 다수다.

 

소방관들의 PTSD는 오래된 문제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시스템은 제자리걸음이다. PTSD나 우울증으로 인한 공무상 재해(공상) 신청은 인과관계 입증 부족을 이유로 거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담인력도 전국 소방관 6만6천 명에 상담사 100명 수준이다. 치료가 상담에만 그치며 직무전환 등 지속적 관리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다. 결국 소방관들은 국민을 지켜주고 있지만 국가는 소방관을 지켜주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다.

 

소방관 PTSD에 대한 사회 관심과 언론보도가 늘고 있지만 해결책 언급은 부족하다. 반면 <PD수첩>은 재난현장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사회 시스템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PTSD나 우울증으로 인한 공무상 재해 신청 입증책임 완화, 지연발생 PTSD를 감안한 퇴직자 프로그램 마련, 소방관 트라우마 치유제도와 예산확충, 소방관 정신건강 검진 의무화 법안 통과 등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도 꼼꼼하게 짚었다. 호소력 있는 인터뷰와 연출을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MBC <PD수첩> ‘구조되지 못한 영웅들’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모음(링크)

monitor_20251024_044.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