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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B청주방송은 ‘고 이재학 PD’ 합의안 철저하게 이행하고, 언론계는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나서라
등록 2020.07.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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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B청주방송(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합의안이 드디어 타결됐다. 이 PD가 목숨을 끊은 지 170일 만이다. 합의안에는 이재학 PD가 근로기준법상 청주방송 노동자로 인정된다는 내용과 함께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는 사실이 적시되었다. 입사 16년 만에 ‘죽음’으로 항거하고 나서야 청주방송 정규직 노동자가 된 이 PD는 세상에 없다. 그러나 그가 남긴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목소리는 합의안에 오롯이 담겼다.

 

합의안을 통해 CJB청주방송은 노동자성이 확인된 비정규직 9명의 정규직화를 결정했다. 방송계 노동자들과 함께 용역회사를 통해 고용한 청소‧경비노동자 4명의 정규직 전환도 결정됐다. 진상조사보고서에 정규직화 대상으로 적시된 작가 9명에 대해서는 고용안정 방안과 직접고용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고, CG(컴퓨터그래픽)와 운전 등을 맡은 파견노동자 16명은 3개월 내 노사교섭으로 고용방안을 합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 생에 후배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설움을 못 느끼길 바란다”는 이 PD의 마지막 소망이 이제야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는 언론계가 이번 합의에 그치지 않고, ‘제2의 이재학’을 막기 위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이 PD는 14년간 현장과 편집실에서 밤낮을 새우며 정규직 노동자의 2~3배에 달하는 일을 했음에도 급여는 정규직 노동자의 60% 수준밖에 받지 못했다. 이런 비상식적인 노동은 CJB청주방송 한 곳이 아닌 언론계에 만연한 비정규직 노동자 착취의 문제다. 이 PD가 외쳤던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CJB청주방송에서 시작되지만 그 끝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존재하는 모든 언론이 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CJB청주방송이 합의안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제대로 이행하는 지 감시하는 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CJB청주방송은 최종 합의안 채택을 눈앞에 두고도 수 차례 논의를 뒤엎고, 유족에게 “회사가 돈을 줄 테니 다른 건 문제 삼지 말라”며 문제 해결에 진정성이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PD의 유족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이성덕 CJB청주방송 대표와 협의를 진행했고, CJB청주방송의 진심을 믿고 합의안을 발표했다. CJB청주방송은 올해 8월과 10월, 2021년 1월, 2022년 1월, 2023년 1월까지 3년간 5번의 이행점검을 받아야 한다. 이성덕 대표가 “담보는 따로 없지만 신뢰해달라”고 공언한 만큼, CJB청주방송은 합의안 이행에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

 

고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 씨는 합의안 발표 현장에서 “세상에서 제일 용기 있던 사람, 저희 형 이재학 PD를 기억해달라. 그 한 사람이 이 시대에 말도 안 되는, 나쁜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를 세상에 알리려 했고, 동료를 위해 싸우고 세상을 바꿔보고자 큰 용기를 냈다는 사실을, 본인 남은 인생을 모두 바쳤음을 꼭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는 고 이재학 PD와 그가 남긴 목소리를 끝까지 기억하겠다. 또한 이 PD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CJB청주방송이 약속한 합의 이행의 모든 과정을 철저히 주시하며, 비정규직 노동권 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

 

 

2020년 7월 24일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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