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조선일보, ‘클릭수’에 매몰된 온라인뉴스 경쟁 멈춰라
등록 2021.11.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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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클릭수’에 매몰된 온라인뉴스 경쟁 멈춰라

비윤리적 가정폭력 범죄사진 보도를 강력 규탄한다

 

온라인 저질뉴스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 포털뉴스 메인화면에 끔찍한 가정폭력 피해자 사진이 실렸다. 조선일보는 11월 24일 오전 <코에 칼 박힌 채 집에서 뛰쳐나왔다, 러시아 여성 찌른 남편 체포> 기사를 포털 네이버뉴스 메인에 배치했다. 안면부는 모자이크 처리가 됐지만, 칼이 꽂힌 여성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오른쪽엔 얼굴에 칼이 꽂힌 엑스레이 사진까지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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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4일 오전 조선일보 포털 네이버뉴스 화면 캡처

 

뉴스의 자극성도 충격적이지만 어떤 보도가치가 있기에 수천만 명의 국민이 보는 포털 메인뉴스에 이런 자극적 기사를 버젓이 올렸는지 놀랍기만 하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 제6항은 “범죄·폭력·동물학대 등 위법적이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보도할 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저속하게 다뤄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선일보 윤리기준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조선일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 제12장 제2조는 “살인·폭력·자살·도박·사기 등에 이용한 흉기와 수법,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는다”, “시신이나 사건 현장 등 혐오감을 유발하는 사진은 특수한 경우 외에는 보도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기사 출처도 “러시아 매체 라이프 등”으로 표기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매체 라이프가 11월 23일 오후(현지시각) 보도한 <술 취한 남편이 말다툼 중 부인을 칼로 살해하려 했으나, 여성의 코에 박혔다>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조선일보 기사를 시작으로 MBN, 뉴스1, 세계일보가 같은 내용의 온라인 뉴스를 잇따라 내보냈다.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뉴스나 황당한 국제뉴스가 포털과 언론사 홈페이지를 잠식하고 있다. 대중의 호기심을 유발하며 ‘많이 본 뉴스’를 장악해 황색저널리즘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선정적인 기사를 쓰지 않으면 클릭 수가 떨어지고 수익이 낮아지니 대형 언론사마저 ‘디지털친화 전략’이란 명목으로 상업적이고 자극적 기사를 밀어내고 있는 형국이다.

 

조선일보는 온라인 속보를 기사화하던 724팀을 개편해 조선NS라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디지털전략 강화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포털 조회수 확보에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기사를 쓴 기자도 조선NS 소속이다. 미디어오늘 분석에 따르면 조선NS 출범 이후 10일간 318건 기사 중 49%가 인용보도였고, 외신과 사건사고 기사가 각각 11%를 차지했다.

 

“해당 기사로 얻은 페이지뷰와 이익보다 중앙일보 신뢰를 깎아내리는 데 대한 손해가 더 큰 것 아니냐.” 기숙사에서 성관계한다는 내용의 커뮤니티 글을 다룬 기사가 중앙일보 포털 네이버뉴스 메인에 노출된 것에 대한 중앙일보 기자의 내부 비판이다. 당장의 조회수, 클릭수로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언론의 생명인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자성에 언론 모두의 경청이 필요하다.

 

온라인뉴스 황폐화는 언론의 포털종속이 가져온 또 다른 폐해다. 그러나 대형 언론사들이 언제까지 포털 책임론만 얘기하고 있을 것인가. 포털 네이버뉴스에서 보이는 언론사 기사 6개 편집권은 해당 언론사가 갖고 있다. 포털종속을 넘어서는 것도, 저질뉴스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결국 스스로 선택에 달려 있다. 대형 언론사부터 저질뉴스 경쟁에 앞장서지 말고, 언론 본연의 역할로 하루 빨리 되돌아오길 촉구한다.

 

2021년 11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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