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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문재인 전 대표의 언론개혁 발언 비판한 TV조선 보도 관련 논평

‘부역 언론 개혁’ 주장에 적반하장 추태 부린 TV조선
등록 2016.11.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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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박근혜 정부 부역 언론’을 비판하며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TV조선이 이를 맹렬하게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문 전 대표는 25일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대학생 시국대화 중 “책임은 박 대통령에 있다. 헌법만 지켰다면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없다. 헌법은 피해자다”라며 박 대통령을 비판한 후 그동안 박근혜 정부를 비호해 온 여당과 주류 언론의 문제를 언급했다. 문 전 대표가 “(주류 언론이) 무조건 대통령을 편든 것 아닌가. 언론이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어떻게 제왕적 대통령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제왕적 대통령 막는 또 하나 시급한 과제는 언론이 개혁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TV조선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TV조선 <“언론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 나와”>(11/25 http://bit.ly/2gugKMp)에서 앵커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제왕적 대통령이 나온 것은 언론 때문이라며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언론이 최순실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사실은 외면한 채 느닷없이 언론 개혁을 주문한 겁니다”라며 비난했다.  


엉뚱한 트집 잡기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최순실-박근혜 국정파탄’을 드러내고 하야 정국을 이끈 일부 언론의 성과를 ‘외면’했다는 TV조선의 주장부터가 왜곡이다. 문 전 대표는 ‘국정파탄’ 이전부터 이어진 대통령의 국정 실패와 전횡, 부적절한 정책을 언론이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정권 감싸기에 급급했던 ‘부역 언론’의 행태를 지적하며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TV조선은 느닷없이 최순실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자신들이라고 생색을 내며, 문 전 대표를 공격했다. 

 

‘최순실’ 이름 석자 3개월 간 숨겨놓고 자사가 먼저 폭로했다 ‘생색’
엄성섭 기자의 리포트는 목소리만 컸지, 사실관계도 틀렸을 뿐더러 문 전 대표의 주장을 제대로 반박하지도 못했다. 먼저 엄성섭 기자는 “주류 언론이 일제히 최순실 게이트를 외면했다고도 했습니다. 최순실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건 언론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정유라 승마 부정이었다며, 언론이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최순실 의혹의 핵심인 미르재단 불법모금을 가장 먼저 폭로한 건 TV조선이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보도 말미에는 “언론의 잇따른 의혹 보도로 최순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는데 엉뚱하게 언론 탓을 한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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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부역 언론 비판’에 펄쩍 뛴 TV조선(11/25)

 

과연 그럴까? TV조선이 7월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의 체육계 전횡과 안종범 전 정책수석의 미르재단 모금 개입 의혹을 최초로 단독 보도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당시 TV조선은 끝내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TV조선 보도에서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처음 언급된 것은 한겨레가 최순실 실명을 보도한 9월 20일이었다. 그것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미르K재단 의혹에 최순실이 개입되어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하면서 처음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언급한 것이다. 


무엇보다 TV조선은 ‘최순실 의상실 영상’을 이미 7월에 확보했으면서도, JTBC의 ‘최순실 PC’ 공개 다음날인 10월 25일 보도했다. 3개월이나 비밀에 부쳤던 것이다. TV조선 이진동 사회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청와대가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을 겨냥하는 등 자매사 조선일보에 대해 공세를 취하자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정유라 승마 부정 의혹’ 무시했던 TV조선
민주당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014년 4월 8일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의 지시로 국가대표가 되기에 부족한 정씨가 승마 국가대표가 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4월 11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정씨의 특혜의혹을 본 위원이 제기한지 하루만에 승마협회장을 비롯한 5명의 이사들이 사퇴했다.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나” “정씨는 마사회 선수만 이용할 수 있는 마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등 거듭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당시 새누리당 이에리사, 박인숙, 김희정, 강은희 의원은 일제히 ‘허위사실’ ‘인격모독’이라며 의혹을 일축해버렸고 문 전 대표 말대로 언론은 무관심했다. 


특히 TV조선 저녁종합뉴스 <뉴스쇼판>은 처음 의혹이 제기된 4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관련 의혹을 단 1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TV조선 뉴스 전체를 통틀어 검색해도 단 2건 밖에 보도가 없다. 심지어 그 중 1건인 <뉴스4>의 <문체부, ‘공주승마’ 의혹 근거없어>(2014.4.14. http://bit.ly/2fVnrYa)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될 경우 체육계 개혁의지도 꺾이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의 입장을 “받아쓰기” 방식으로 보도했다. 김종 전 차관은 현재 ‘국정파탄’의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이다. 심지어 이 당시에도 TV조선은 ‘박근혜 대통령 찬양’에 열을 올렸다. TV조선 <“공대가 창조경제 기지”>(2014.4.10. http://bit.ly/2gNUEZq)는 “공과 대학이 창조 경제의 전진기지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박 대통령을 조명하면서 “'과학대통령'으로 불렸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합니다” “아버지가 뿌린 과학기술의 씨앗을 딸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에서 제대로 꽃 피우게 하기 위한 차원” 등 찬사를 늘어놓았다. 

 

소극적이었고 뒤늦었던 TV조선과 조선일보의 최순실 보도
최순실 씨의 이름이 공개된 이후 TV조선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다. 한겨레가 올해 9월 20일부터 최순실 씨가 비선실세임을 폭로하면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지만, 이때도 TV조선은 소극적이었다. JTBC가 ‘최순실PC’ 단독보도로 ‘국정파탄’ 정국의 방아쇠를 당긴 지난 10월 24일까지 TV조선의 관련 보도량은 적었다. 특히 10월 14일, 새누리당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 내용을 빌미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종북몰이’에 나서자 TV조선은 이 보도에 총력을 기울였다. TV조선이 ‘최순실 국정개입’에 입을 닫자 한겨레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 팀장인 김의겸 선임기자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님께>(9/28 http://bit.ly/2guuFSK)라는 칼럼으로 ‘물증을 확보했으면 보도를 내라’며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10월 24일 이후 TV조선의 태도 역시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TV조선은 여당이 거국내각을 역제안한 30일 이후 줄곧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한 야당을 비판했고 박 대통령의 ‘자리보전’을 정당화했다. 꾸준히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띄우는 반면, 문재인 전 대표에는 ‘흑색선전’을 가해 ‘보수 재집권’의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TV조선은 그동안 열렬히 박근혜 정부를 비호한 언론의 대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12월 1일 TV조선 개국 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초대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며 찬양했던 건 유명한 사례이다. 최근의 사례만 봐도 ‘박근혜 정부 옹호 사례’는 넘쳐난다.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TV조선은 “일본인 관광객 늘어날 것”이라며 반색했다. 올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당시 성주군민들에 ‘외부 세력 개입론’을 뒤집어 씌웠던 보도를 했고, 올해 9~10월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에는 정부의 부검 시도를 옹호했다. 이렇게 2년 전 야당의 ‘정유라 특혜 의혹’ 제기 당시 의혹을 외면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박근혜 정부와 ‘국정파탄’ 책임자들을 적극 옹호했던 TV조선이 이 사실을 지적한 문 전 대표에 ‘사실과 다르다’며 열을 올리니 적반하장도 이 정도면 수준급이다. 


무조건 대통령을 편 들면서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언론에는 TV조선 자매사인 조선일보도 포함된다. 조선일보는 TV조선의 단독보도를 지면에 받지 않았다.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조선일보 지면에 등장한 시기는 9월 26일로서 주요 일간지 중 가장 늦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미 9월 21일 조응천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등장한 최 씨의 이름을 지면에 소개했다. 조선일보가 미르재단을 지면에 최초로 언급한 날짜도 9월 23일이다. 이는 9월 21일 관련 보도를 내놓은 동아일보나 중앙일보보다도 늦게 반응한 것이다. 조중동은 한겨레가 의혹을 한 달 넘도록 이어가고 있었음에도, 곧바로 보도 경쟁을 이어나가는 대신 국정감사나 박 대통령 발언을 중심으로 '받아쓰기'식 보도에 집중했다. 보수언론이 전반적인 ‘무능’혹은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사이, 조선일보는 그 중에서도 가장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의 발언도 유감
TV조선은 보도 말미에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언론에 대한 편향된 시각이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라는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의 견제 발언을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용호 의원 측에 질의한 결과, 언론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이를 유력 대선주자가 끌고 가려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것이 발언의 취지였다고 한다. 언론개혁은 시민사회의 요구와 언론계의 자정 노력으로 이뤄져야 바람직하며,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언론자유의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국민의당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용호 원내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 현재 한국 언론, 특히 주류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족벌언론들은 실로 갖가지 방법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편파적인 보도를 자행하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공영방송마저 권력에 장악된 상황에서 공정한 언론기능이 마비되어 여론시장은 철저히 왜곡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2야당의 원내대변인이 언론개혁에 대해 이처럼 천박한 인식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우려한 ‘언론에 대한 편향된 시각’은 문 전 대표가 아니라 본인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기를 권한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