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_
풀리지 않은 채널A 의혹, 윤석열 검찰이 다시 수사해달라
 박진형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등록 2019.09.23 17:19
조회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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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한겨레는 “MBN이 지난 2011년 종편 승인에 필요한 납입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 20여명에게 600여억 원의 대출을 받게 해준 뒤 그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게 하고 이를 은폐하려 회계조작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임직원 명의로 MBN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MBN이 차명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이미 금융감독원이 다 조사했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이라면 거짓된 내용으로 자본금을 마련해 종편 승인을 받은 게 된다. 방송법에서는 허위나 부정한 방법으로 방송사업자 허가나 승인을 받았을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8월 30일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종편 승인 취소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MBN건은 일단 금감위와 방통위에 맡기고, 여기서는 또 다른 종편사업자의 차명 의혹을 다뤄보고자 한다. 새로운 의혹은 아니다. 하지만 MBN이 이 사안으로 승인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면 또 다른 종편 역시 마찬가지고, 오히려 가능성이 더 높다고 확신한다. 바로 채널A에 대한 이야기다.

 

2013년 9월, 당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채널A 승인 시점에 30억 원을 출자한 우린테크라는 회사와 관련한 재밌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회사가 한 해 영업순이익이 2~3억 원대 정도인 반면 부채가 많게는 53억 원이었다는 점, 대출금 연체와 신용카드 연체 등 ‘금융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총 연체금액이 27억 원이나 됐다는 점, 회사 대표의 자택은 작게는 91,700원의 지방세 등도 내지 못해 지자체와 세무당국으로부터 압류를 당했다는 점, 직접 사무실에 찾아가보니 직원이 2명 정도 되는 조그마한 곳이었다는 점 등이었다. 

 

이런 회사가 ‘어떻게’, 아니 ‘왜’ 종편방송사업자에 3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출자했을까. 심지어 애초에는 50억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었다. 당시 최민희 의원은 의문을 해소할 더 재밌는 실마리도 공개했다. 알고 보니 우린테크의 대표가 채널A 주요 인사의 친누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수면 위로 떠오른 채널A의 주요 인사는 ‘5.18 북한군 개입설’ 등을 보도해 커다란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김광현의 탕탕평평>의 진행자 김광현 당시 채널A 소비자경제부장이었다. 김광현 부장은 동아일보가 종편 추진을 위해 만든 조직인 ‘방송설립추진위원회’의 ‘방송사업본부’ 차장과 기획팀장을 거쳐, 채널A가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인 2011년 1월에는 ‘방송설립추진단 경영기획본부 뉴미디어팀장’을 맡는 등 채널A 출범의 핵심적 인물이라 해도 무방했다. 

 

당시 최민희 의원은 우린테크의 열악한 상황과 이 두 사람의 관계를 들어 “우린테크가 채널A에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로는 투자하지 않고 동아일보가 자본금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차명출자이며, 채널A는 허위 및 부정한 방법으로 종편 승인을 받은 게 된다. 특히 우린테크의 30억 원 출자액이 사실상 동아일보의 돈이라면 채널A(특수관계자 포함)는 30% 출자 지분 제한마저 위반한 것이 된다. 종편 승인장 교부 당시 동아일보는 채널A에 1195억원을 출자해 29.32%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우린테크 출자액 30억 원을 더하면 1225억 원으로 30.05%의 지분을 가진 것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이미 2013년에 다 밝히고 문제 삼았던 내용이다. 타겟을 채널A에서 검찰로 바꿔서 이야기를 이어보자. 최민희 의원은 우린테크 문제를 포함한 채널A의 여러 의혹과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민언련, 언론연대, 언론노조와 함께 채널A를 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13년 12월 검찰에 고발했다. 몇 차례 담당 검사를 바꾸던 검찰은 이 사건을 고발한 지 1년 10개월 만에 모든 사안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고발인들에게 불기소 사실을 통보하지도 않았다.

 

우린테크 관련 혐의에 대한 불기소 처분 이유만 일단 살펴보자. 뒤늦게 받아 낸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을 보면, 최민희 의원 등이 제기한 불법 혐의에 대해 동아일보 측은 “우린테크가 먼저 투자의향을 밝혔는데 자금이 부족하다고 하기에 내부 검토를 거쳐 자금을 빌려준 후, 정상적으로 주금이 납입된 것으로 보고받았고, 명의차용이나 우회출자가 아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김광현 부장의 친누나인 우린테크 대표 역시 “동생의 투자 권유로 채널A에 50억 원을 투자하려고 했는데 그 후 재정이 좋지 않아져 포기하겠다고 하자 동아일보 측에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기에 30억 원을 차용하여 주식을 인수하게 되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애초 이 사안을 제기하면서 “우린테크가 출자한 돈은 동아일보 돈일 것”이라고 한 최민희 의원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진술을 확보하고도 검찰은 “우린테크 명의의 출자가 동아일보 측의 우회출자라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는 결론만 간단하게 내렸다. 동아일보가 30억 원을 빌려주고 우린테크가 그 돈으로 채널A에 출자했는데 그게 왜 우회출자가 아닌지에 대해 검찰은 조금도 따지지 않았다. 되려 동아일보는 빌려줬다고 하고 우린테크도 빌렸다고 하니 이들의 주장이 서로 “부합한다”며 우회출자가 아닌 근거처럼 내세웠다.

 

우린테크가 동아일보에게 빌려서 채널A에 출자한 30억 원은, 채널A가 방통위로부터 종편 승인장을 교부받은 뒤 불과 20일 만에 KT로 넘어간다.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종편 출자 사실을 숨기려고 했던 대기업이 동아일보와 이면계약을 맺고, 승인 시점에만 우린테크의 명의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30억 원이 동아일보와 우린테크, 채널A와 KT에서 왔다 갔다 하는 과정에 어떤 꿍꿍이가 있는지 일말의 의심도,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지금 조국 법무부장관과 관련해 코링크 사모펀드 등을 티끌 하나 남김없이 샅샅이 뒤지는 검찰과 채널A 수사 검찰이 같은 나라 검찰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얼마 전 ‘부산지검 고소장 위조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검찰간부들을 경찰에 고발했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같은 고발인으로서 그 사건의 고발인이 참 부럽다”고 한 말이 절절하게 공감된다.

 

바라기로야 윤석열 검찰이 이 사건을 다시 한 번 살펴봐주면 정말 좋겠다. 지금의 검찰이라면 당시 최민희 의원이 놓쳤던 무언가도 다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조국 수사에 바쁘다면, 일단 방통위라도 이 사안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MBN을 면밀하게 살피는 김에 채널A까지 꼼꼼히 짚어보면 된다. 채널A 설립 과정에는 수상한 점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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