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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검언유착’ 의혹 부정하려는 무리수 남발
등록 2020.07.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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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는 검언유착 의혹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의 단독 보도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후 줄곧 외면해 오다가 6월 말에 이르러서야 대담 주제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차분하게 사실관계를 짚어주기보다는 출연자들의 추정을 바탕으로 대담을 이어가고 있죠. 이렇다 보니 출연자들이 과도한 추측을 하거나 함부로 단정 짓는 등 무리수를 남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1. “기자는 그럴 힘이 없어서” 강요미수죄 성립 어렵다?

TV조선 <신통방통>(7월 2일)에서는 이동재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기자는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강요‧협박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죠. 출연자들은 이 기자의 강요미수죄 성립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특히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강한 어조로 이 기자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기자는 힘이 없기 때문에 이 기자가 강요나 협박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상한 논리를 들면서 말입니다.

 

채널A 기자 주장 전하기 바쁜 <신통방통>

<신통방통>에서는 조선일보 7월 2일 자 <채널A 기자 권력·사기꾼·MBC 합작, 업그레이드 된 김대업 사건”>을 소개하며 이 기자의 입장을 주로 언급했습니다. 출연자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도 이 기자의 입장을 설명하기에 바빴죠.

 

진행자 윤태윤 : 채널A의 전 이 모 기자.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는데 이번 사건을 최 위원님, 업그레이드가 된 김대업 사건이라고 지금 이 모 기자는 주장을 하고 있더라고요.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 :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길게 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김대업 사건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드려야 하는데. 사실 김대업이라는 사람이 검찰 수사 과정에 참여를 하는 것으로 돼 있잖아요. 참여해서 이회창 총재의 아들들의 병역 의혹에 관해서 본인도 조사하고 여러 가지 폭로를 했는데 이게 나중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걸 보면 전부 다 없었던 일. 근거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모 기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도 권력과 그다음에 이 제보자 X라는 사람이 지 모 씨라는 사람이잖아요. 이 사람이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랑 중간에서 역할을 해준 사람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 사람이 김대업 씨라는 사람한테 비유를 한 거예요. 이렇게 해서 권력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는 사기꾼이라고 표현을 했더군요. 그 사기꾼. 그다음에 여기에 또 MBC가 등장하잖아요. 이걸 최초에 3월 30일에 보도한 게 MBC이기 때문에 MBC까지 등장해서 이 사람들이 꾸민 업그레이드 된 김대업 사건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윤태윤 씨와 최병묵 씨가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는 이 기자의 주장만 담긴 ‘인터뷰’ 기사입니다. 이 기자 주장에 대한 반론은커녕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설명도 없죠. 그러나 <신통방통>은 일방의 주장만 담긴 인터뷰 기사에 입각해 이 기자의 억울함을 열심히 소개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사와 마찬가지로 반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자는 힘이 없다”며 채널A 기자 보호한 최병묵

최병묵 씨는 이 기자의 행동이 강요가 아니라는 의견을 강력하게 표했습니다. 그런데 주장의 근거가 매우 황당합니다. 기자들이 힘이 없는데 어떻게 강요를 할 수 있겠냐는 취지였습니다.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 : 저는 좀 생각이 다른데 예를 들어서 기자가 무슨 권한이 있습니까? 검사하고 기자는 달라요. 검사는 공권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누구를 구속시키고 할 수도 있잖아요. 법원의 판단을 받아서. 그런데 기자는요 더군다나 이철 씨라는 사람하고 이 기자는 만난 적도 없어요. 그런데 그 중간에 다른 사람을 넣어서 강요를 하려면 적어도 이철 전 대표가 뭘 들어주지 않았을 때 뭘 강제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기자는 그럴 힘이 없어요. 언론에 보도하는 것 외에. 그런데 어떻게 이게 강요가 될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큰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병묵 씨는 언론인이면서도 기자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듯이 이런 발언을 내놓은 겁니다. 최 씨는 ‘기자는 언론에 보도하는 것 외에 힘이 없다’고 했지만, ‘언론에 보도하는 것’은 큰 힘입니다. 기자는 ‘언론에 보도하는 것’을 통해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죠. 기자에게 취재윤리를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기자가 무리하게 취재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파장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즉, ‘취재윤리’ 자체가 기자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죠.

 

물론 최 씨 말대로 기자가 가진 힘은 검사가 행사할 수 있는 공권력과 거리가 멀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사를 통해 의제를 설정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힘을 가진 주체가 언론입니다. 그러니 언론인이 기자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주체가 그 힘을 모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기도 하죠. 너무도 당연한 언론의 역할을 오히려 언론인 최병묵 씨가 부정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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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힘이 없다고 말한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
TV조선 <신통방통>(7/2)

 

2. 한동훈 검사장 지휘권 없이 좌천됐으니 ‘검언유착’ 아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 2일)에 출연한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검언유착’이 사실이 아니라며, ‘한동훈 검사장은 좌천됐고 지휘권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 : 일단은 그렇다면 검언유착이다, 그러면 유착이 확실하게 무엇인가 드러났느냐를 이야기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당사자, 그러니까 검찰이라고 이야기하는 한동훈 검사장이 이 당시에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습니까? 수사를 할 수 있는 지휘권을 갖고 있는 검사였습니까? 부산고검 차장은 지휘권이 없고 좌천됐습니다. 지금 윤석열 라인이라고 해서 좌천된 사람한테 가서 기자가 ‘유시민과 관련해서 물어볼 테니까 수사를 하세요’라고 지금 뭐 할 수 있는 그런 자리도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한동훈 검사장이 ‘나는 지금 지휘를 할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나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라’는 그런 투로 지금 녹음이 돼 있다고 지금 언론에 보도가 돼 있는데 바로 그런 이유이고요.

 

2020년 1월까지 대검찰청에서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하던 한동훈 검사장은 2월부터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종근 씨는 이동재 기자와 제보자 지 모 씨가 만난 시기에 한동훈 검사장은 이미 좌천돼 대검에서의 수사 지휘권도 사라진 상태였으니, ‘검언유착’을 일으킬 만한 권한이 없다고 본 겁니다.

 

그러나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에서 5월 21일 발표한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보고서(‘채널A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3월 22일 이철 전 대표의 대리인 자격인 지 모 씨와의 3차 만남에서 이 기자는 한동훈 검사장을 일컬어 “윤석열 한 칸 띄고 최측근 이렇게 치면 딱 나오는 사람”, “가장 최측근이고, 발언권이 굉장히 센 사람이고, 이런 특수 사건에 대해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이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사이고, 옛날부터 한 4, 5년 전부터 아는 사이”라며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검언유착’을 의심할 만한 발언을 여럿 내놓은 겁니다. 이종근 씨의 주장과 달리 검언유착 의혹에서 중요한 점은 한동훈 검사장이 어느 곳에서 어떤 직책으로 근무했는지가 아니라,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인물 자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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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언유착도 아니고 강요 미수도 아니라고 주장한 이종근 정치평론가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2)

 

강요미수 대상은 ‘제보자 X’가 아닌 ‘이철 전 대표’

이종근 씨 발언에는 틀린 부분도 있습니다. 이 씨는 “강요미수가 되려면 강요를 당한 사람이 협박을 당하고 거기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하는 어떤 반응이 있어야 된다”며 지 모 씨(제보자 X)가 이 기자와 ‘밀당’을 하는 등 능숙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강요 미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종근 정치평론가 : 강요 미수가 되려면 강요를 당한 사람이 협박을 당하고 거기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하는 어떤 반응이 있어야 되는데 이 제보자 X가 대리를 했다고 해서 제보자 X의 상황들을 보자고요. 너무나 아주 치밀하지 않습니까? 계속 몇 번을 만나면서 물론 MBC를 대동하고 있어서 녹음, 녹화하는 어떤 과정 속에서의 말을 얻어내려고 하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계속 어떤 밀당을 해요. (중략) 이런 과정이 과연 협박당하는 그런 측의 그런 상황일까요? 그러니까 강요 미수죄가 성립이 되려면 실제로 그것이 일방적으로 협박을 당해서 거기에 대해서 끌려가는 어떤 상황이 되어야 되는데 이게 아니라 아주 적극적으로 도리어 한동훈 또는 윤석열 또는 검찰이 연관이 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그런 아주 능숙한 모습들이 보이거든요. 물론 이분은 사기 혐의로 전과가 있는 분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만 그게 꼭 연관이 되는 건 아닙니다만. (중략) 저는 이것을 강요 미수도 아니고 유착도 드러난 게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형법 제324에 따르면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 성립합니다. 강요를 당한 사람의 반응은 강요죄나 강요미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 씨는 ‘강요를 당한 사람’, 즉 피해자로 지 모 씨를 가리켰지만 제보자 X는 피해자가 아닙니다. 검찰은 이동재 채널A 기자의 취재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 대한 강요미수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입니다. 이 씨 발언은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검언유착 의혹을 다루고 있는 종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이 씨는 “꼭 연관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이분(지 모 씨)은 사기혐의로 전과가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는 사족까지 덧붙였는데요. 제보자 신상을 언급하며 제보 신빙성을 문제 삼는 것으로 종편 출연자들이 검언유착 의혹을 다룰 때마다 반복하는 잘못된 발언 중 하나입니다.

 

‘강요미수’와 ‘검언유착’을 의심하게 하는 여러 사실

이 씨는 “강요미수도 아니고 유착도 드러난 게 없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4월 2일 MBC가 공개한 채널A 00 기자-이철 전 대표 편지에 따르면, 이동재 채널A 기자의 취재를 ‘강요미수’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이 기자는 수감 중인 이철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편지에는 “가족·친지·측근 분들이 다수 조사를 받게 될 것”, “검찰은 대표님의 자산과 대표님이 소유하던 부동산 자금에도 다시 한 번 추적에 착수” 등의 표현이 나옵니다. 이철 전 대표는 MBC와 옥중 서면 인터뷰에서 이 기자의 편지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채널A 진상조사보고서에서는 ‘검언유착’을 의심하게 하는 이 기자의 발언도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지 모 씨와의 2차 만남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검찰 높은 사람들한테 통화도 한다”며 검찰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검찰 고위 관계자의 녹취록을 읽어주며 “언론이 보도하고, 언론사 기자가 제보내용을 검찰에 말해주는 형식”이라고 말한 것이죠. 이처럼 ‘강요미수’와 ‘유착’으로 보이는 사실이 곳곳에 드러난 상황에서 “강요미수도 아니고 유착도 드러난 게 없다”는 이종근 씨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아니라고 발언하기 전에 사실관계부터 정확하게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마땅하겠죠.

 

* 모니터 대상 : 2020년 7월 2일 TV조선 <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 출연자 호칭을 처음엔 직책으로, 이후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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