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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새 날 더럽히는 과거’? TV조선은 변한 게 없다
등록 2017.05.15 21:11
조회 8046

12~14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초기 행보에 보도가 집중되는 가운데, 유독 청와대 행보를 ‘논란’으로 보도하는 MBC와 TV조선이 두드러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세월호 참사와 정윤회-최순실로 이어지는 국정농단 사태를 다시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조국 민정수석도 정윤회 사건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진상조사를 방해한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도 지시했죠.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적폐청산’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MBC‧TV조선은 다른 프레임을 선보였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국정농단 수사지휘 논란 1 2     2    
세월호 재조사 논란         2    
검찰개혁 논란   2          
조국 폴리페서 논란   1     1 1  
조국 세금체납 논란     2      
서훈 발언 논란         2    

이낙연 아들 병역 논란

      1   1 1
총 보도량 1 5   3 6 2 1

△ 7개 방송사 문재인 정부 행보를 논란으로 처리한 보도량 비교(5/12~14) ⓒ민주언론시민연합

 

1. 세월호 참사도 끝난 문제? 벌써부터 ‘발목잡기’ 시작하나
TV조선 <앵커칼럼>(5/12 http://bit.ly/2qi4dBX)은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재조사 지시를 문제 삼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이미 진상규명과 조사가 끝났으니 문 대통령의 재조사 지시는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앵커는 먼저 장황하게 300년 전 침몰한 스웨덴 전함 바사호와 1994년 에스토니아호 침몰을 이야기합니다. “(에스토니아호는) 승객 757명이 배와 함께 가라앉았지만 석 달 만에 포기합니다. 선체에 콘크리트를 부어 시신 유실을 막고 ‘영원한 안식처’로 선포”했다는 겁니다. 이어서 “거기 비하면 세월호 인양은 대단합니다”라고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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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를 ‘새 날 더럽히는 과거’로 묘사한 TV조선(5/12)
 

‘스웨덴은 에스토니아호를 인양하지 않고 시신유실을 막기 위해서 선체에 콘트리트를 부어 영원한 안식처로 선포했다’, 이 사례를 꺼내든 TV조선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세월호를 인양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라고 강조하는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일단 TV조선은 희생자 규모부터 다르게 말했습니다. 에스토니아호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852명이나 되는 대형참사였습니다. 스웨덴‧에스토니아‧핀란드 3국 정부가 합의해 인양을 포기했지만, 이 과정에서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여러 의혹이 있습니다. 2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진상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에스토니아호 희생자·유족 재단’은 에스토니아호가 비밀리에 군사 장비를 실어 나르는 데 사용됐고, 이로 인해 정부가 인양을 서둘러 포기해 진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에스토니아호 유가족들은 지난해 5월 세월호 유가족과 만나 연대를 약속하며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자’고 함께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에스토니아호는 무게가 1만 5556t으로서 1만 200t이었던 세월호보다 무겁습니다. 22년 전 기술로는 당연히 인양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일보도 이미 2014년 9월 30일 <에스토니아호 침몰 20년… 스웨덴왕국 “갈등 겪었지만 화합 일깨운 세월”>(2014.9.30.)에서 똑같은 논리를 개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 국민의 성숙함을 강조하는 이 보도에서는 “1995년 수중 무덤을 만들 때도 인양을 원하는 유족을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희생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사고지역 접근금지’ 국제조약까지 마련”했다거나 “이런 혼란과 갈등 속에서 최종 보고서는 3년 뒤인 1997년에야 나왔다”, “스웨덴 각 지방정부는 사고 생존자와 유족들의 심리 치료를 20년째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과연 우리 정부가 스웨덴 수준의 노력을 보여줬다고 보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TV조선은 이런 맥락을 모두 제거한 채, ‘에스토니아호에 비하면 세월호는 잘 마무리됐다’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윤 앵커는 “세월호 침몰과 구조 경위는 합동수사본부가 밝혔습니다. 관련 책임자 재판도 끝났”고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 1년 반을 활동”했으며 “지금은 인양한 세월호를 선체조사위원회가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렇게 진상규명이 끝났다고 강조한 뒤, “세월호 3년 동안 괴담도 많았고, 본질을 벗어난 논란도 많았다”는 지적도 하더니,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그런 노력이 여야를 불문하고 진행돼 온 역사가 있습니다”라는 주장까지 덧붙였습니다. 


TV조선은 마지막에 “슬프고 분해도 과거는 과거로 묻고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날이면 날마다 과거로 새 날을 더럽힐 순 없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보도 말미에서 강조했고 “물론, 의혹의 근거가 있고, 뭔가 미진하다면 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하겠다는 뜻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일단 선체조사위원회 조사결과부터 기다려보는 게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라는 충고로 보도를 끝냈습니다. 

 

세월호 진상조사가 완료되었으니, 슬프고 분해도 과거는 묻으라는 TV조선
TV조선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모두 완료되었다는 자의적 판단을 사실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슬프고 분해도 이미 조사가 끝났으니 과거로 새 날을 더럽히지 말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러나 국민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유는 단지 ‘슬프고 분해서’일까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정말 밝혀졌을까요? 


박근혜 정부는 참사 당시부터 부실한 구조 활동과 반복되는 ‘거짓말 구조’로 참사의 피해를 키웠고 심지어 언론도 오보를 쏟아내며 희생자 가족을 참담하게 했습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특별조사위원회를 수사권‧기소권도 없는 ‘속 빈 강정’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출범된 특조위마저 ‘세금도둑’으로 몰아붙이며 진상규명을 방해했습니다. 관계 당국인 해양수산부는 3년 동안 인양을 지연했고 그 과정에서 석연찮은 업체 선정과 2차례의 인양 방식 오류로 질타를 받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승승장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주영 당시 해수부장관은 국회의원이 됐고 김석균 해경청장은 아무런 징계도 없이 정년퇴임했으며 황영태 당시 해경상황실장 역시 기소도 되지 않았고 징계도 없었습니다. 이춘재 본청경비안전국장은 해양경비안전조정관으로 승진했죠. 이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끝나기는커녕,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음을 의미하고 문 대통령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습니다. 9일 대선 투표일 당시, 당선이 확실시되자 가장 먼저 찾아간 것도 세월호 유가족이었습니다. TV조선이 이렇게 명백한 사실과 국민의 여망을 은폐하면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또 방해하고 나선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2. 검찰 개혁을 ‘문 대통령의 개인적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MBC
MBC도 남다른 프레임을 보여줬습니다. MBC는 김수남 검찰총장 사표 수리를 보도한 <“장관도 총장도 없는데…” 인사 태풍 우려>(5/12 http://bit.ly/2pKno6c)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앵커는 먼저 “검찰 개혁이 예고된 가운데 총장까지 사퇴하면서 검찰 내부는 지금 말 그대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걱정했습니다. 김태윤 기자는 “이미 법무부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검찰 수장까지 사임해 공백 상태인데 검찰에는 개혁의 칼날이 날아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직 내의 불안감”, “새 정부가 신설하려는 공수처가 또 다른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재수사가 언급되자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 지휘를 않겠다고 하더니 수사 지휘를 한 셈’이라는 의견” 등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시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만 나열했습니다. 이 보도는 명목상으로는 ‘검찰 내부 여론’을 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여론을 빌미로 MBC가 검찰개혁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똑같이 검찰 내부의 상황을 전한 채널A 보도와 견주어도 MBC의 시각이 유별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채널A <“반발 명분도 없고” 검 곤혹>(5/15 http://bit.ly/2r7x5zC)은 검찰 관계자가 “검찰 개혁에 반발할 명분도 약한 상황”이라고 했다면서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적극적인 수사를 했더라면,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강조했습니다.

 

새 정부의 검찰개혁을 ‘개인적 정치적 보복’으로 연결시킨 MBC 
MBC의 다음 보도에서는 아예 검찰개혁을 문 대통령의 정치적 보복으로 몰아가려는 노골적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MBC <문 대통령과 검찰…“개혁 못한 게 한”>(5/12 http://bit.ly/2rdoCr0)은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이유를 ‘문 대통령의 개인적인 악연’으로 치환해버렸습니다. MBC는 “악연의 시작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먼저 2003년 3월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말한 노무현 전 대통령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때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에서 당시 검사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고 “참여정부 시절 초대 민정수석으로 강금실 법무장관과 함께 검찰 개혁에 나섰지만 마찰을 빚으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이를 ‘문재인과 검찰의 첫 번째 악연’으로 규정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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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이 ‘개인적 악연’ 때문이라는 MBC(5/12)

 

이어서 “갈등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절정”이었다고 하더니 문 대통령이 당시 “시계 로비 등 언론 보도와 관련해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더니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참여정부 시절 검찰 개혁을 확실하게 제도화 못한 것이 한”이라고 했다며 보도는 마무리됐습니다. 


검찰 개혁에 대한 MBC의 보도 2건은 MBC의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박근혜 국정농단’과 정권교체를 거치며 본인 스스로 사임했고 아직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은 본격적으로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MBC는 문재인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악연이 있어 검찰을 개혁하려 한다는 프레임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병우 검찰농단’과 ‘박근혜 국정농단’에서 드러난 검찰의 정권유착과 부패를 청산은 국민의 요구입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내내 검찰은 통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평을 들었고 정윤회 사건부터 드러날 수 있었던 ‘최순실 게이트’는 검찰 출신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은폐로 인해 유야무야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문 대통령도 선거 과정에서 이에 대한 개혁을 분명히 약속했고, 그런 그를 국민이 선출했습니다. 이렇게 개혁의 취지가 명백하고 국민의 뜻이 명백한데, MBC는 문 대통령이 개인적 정치보복을 위해서 검찰 개혁을 하려는 것임을 강하게 암시했습니다.

 

3. 문재인 정부 첫 걸음에 ‘이념 논쟁’ 덧씌운 TV조선
TV조선은 유독 새 정부 관련 논란 보도가 많았고, 새 정부 행보를 바라보는 관점이 타사와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12일 톱보도 TV조선 <‘임 행진곡’ 제창…국정교과서 폐지>(5/12 http://bit.ly/2pKyGaN)에서 윤정호 앵커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국사 국정 교과서를 폐지하고, 세월호를 재조사하도록 했”으며, “사드와 일자리 추경도 논란”이라면서 “4개의 전선이 펼쳐진 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리포트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출발부터 이념논쟁을 한다”는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강조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하고 싶은 일들을 전광석화같이 처리하고 있습니다. 과연 대선 때 내세운 ‘통합’이 이런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라는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 발언도 녹취 인용했습니다. 


TV조선의 이러한 톱보도 내용은 타사와 대조적입니다. 같은 날 KBS‧MBC‧SBS는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톱보도로 전했습니다. JTBC는 톱보도 <국정 역사 없애고…‘임을 위한’ 함께 불러>(5/12 http://bit.ly/2rdj4Ne)에서 국정 교과서 폐지 지시를 전하면서 “강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전임 정부에서 강행된 정책을 되돌리는 작업에 착수”, “새정부의 개혁의 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으로 정리했습니다. MBN도 톱보도 <박근혜 정권 ‘적폐청산’ 시동>(5/12 http://bit.ly/2r5s8HG)에서 ‘적폐청산’을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SBS는 톱보도는 아니지만 3번째 보도인 <“정윤회 문건 재조사”…‘적폐청산’ 시동>(5/12 http://bit.ly/2reeqPT)에서 비슷한 시각을 보였습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 TV조선은 ‘이념논쟁’, ‘정부와 야당 충돌’에 방점을 찍었고, SBS‧JTBC‧MBN은 “새 정부의 개혁작업”, “적폐청산 시작”으로 바라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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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행보, ‘이념논쟁 비판’ 주목한 TV조선과 ‘적폐청산 시동’으로 보도한 SBS(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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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행보, ‘이념논쟁 비판’ 주목한 TV조선과 ‘적폐청산 시동’으로 보도한 SBS(5/12)

 

채널A는 톱보도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를 전한 후 3번째 보도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보도해 TV조선과 비슷한 논조를 보였습니다. MBC는 <“정치 보복 서막”…“적폐청산 계기”>(5/12 http://bit.ly/2r4WxG8)에서 세월호 재조사에 대한 ‘여야 입장차’를 조명했습니다. MBC 보도제목은 전형적인 기계적 균형에 해당합니다. MBC는 먼저 “세월호 문제도 벌써 몇 번째 조사하는 것이냐”고 따진 자유한국당 입장을 먼저 보도하면서 “문 대통령이 말한 통합이 이런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00만 달러 수수 의혹이나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특혜 채용 관련 의혹 등의 진상도 밝혀야 한다”고 자유한국당 입장을 친절히 풀어줬습니다. 다만, 여기에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환영한 정의당과 국민의당의 입장을 붙였다는 점에서 TV조선보다는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MBC와 TV조선, 신임 인사들에게도 ‘딴지’…‘발목잡기’ 시작
조국 신임 민정수석과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와 관련된 논란을 키우는 보도도 유독 MBC와 TV조선에서만 두드러졌습니다. MBC <‘세금 체납’ 사과…“바로 납부되도록”>(5/12 http://bit.ly/2qgg05y)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명되자마자 사과를 했”다며 “어머니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 법인이 4,000만 원 넘는 세금을 체납한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MBC는 “사실상 자체 수익이 없다 보니까 체납이 발생한 것이고 그 이후로 지금 계속 (체납이….)”이라고 해명한 경상남도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하고도 “취재 결과 공개되지 않은 2015년과 2016년도분 재산세 2천여만 원도 미납된 것”, “고액 상습체납자” 등을 부각했고 “이 법인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버지가 1985년부터 이사장을 맡았고, 2010년 이후 어머니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조 수석 부인이 현재 이사, 조 수석 본인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이사를 지냈”다며 조 수석과의 직접적 연관성도 거론했습니다. 이어서 MBC는 “임명 첫날 제기된 세금 체납 논란에 조 수석은 고개를 숙였”다에 초점을 맞춘 뒤, “주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온 사실을 보면서 과연 민정수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라며 사퇴를 요구한 자유한국당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심지어 MBC는 이 보도에서 “조 수석이 2008년 총선 당시 교수들의 무분별한 정치 참여를 규제하는 이른바 ‘폴리페서 윤리 규정’을 제정을 촉구했던 것도 다시 부각됐”다면서 조국 수석의 ‘폴리페서 논란’까지 덧붙였습니다. 


TV조선도 <교수 시절 ‘폴리페서’ 비판 글 논란>(5/12 http://bit.ly/2pKsBLu)에서 “지난 2004년 4월 당시 조국 서울대 교수는 교내 대학신문에 ‘교수와 정치-지켜야할 금도’ 라는 칼럼을 썼”고 “2008년 4월 조 교수는 다른 교수 80명과 함께 당시 이장무 총장에게 ‘폴리페서 윤리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면서 “이번엔 조 수석에 대해 폴리페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은 여기다 서훈 국정원자 내정자 논란도 보도했는데 이런 보도는 TV조선에만 있습니다. TV조선 <“김정일 통치술 노련” 대북관 논란>(5/12 http://bit.ly/2pxZhM8)은 서훈 내정자가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통치술이 대단히 노련하고, 북한 체제는 내구성이 있다”고 말했고 “‘북한붕괴론’은 부인”했으며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태에 대해서도 ‘체제 균열 조짐으로 연결시키는 건 무리’”라고 했다면서, “서 내정자의 대북관이 쟁점이 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TV조선은 13일에도 비슷한 보도를 1건 추가했습니다. 

 

과거 발언으로 만들어 낸 논란…‘꼬투리 잡기’로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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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발언 중 일부 부각하여 ‘서훈 내정자 대북관 논란’ 부추긴 TV조선(5/12)

 

 

새 정부를 이끌 인사들을 검증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입니다. 그러나 그 검증은 해당 인사의 전문성과 도덕성 및 국정운영 철학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무엇보다 근거가 확실해야 합니다. 그러나 MBC와 TV조선은 조국 교수와 서훈 내정자의 과거 발언 중 일부를 확대 해석해 논란을 부추겼고 특히 TV조선은 서훈 내정자에 케케묵은 색깔론을 덧씌웠습니다. 


먼저 TV조선이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의 발언 중 일부를 ‘대북관의 문제’로 엮은 것은 왜곡에 가깝습니다. TV조선이 문제 삼은 발언은 미국의 대외선전방송 <미국의소리>와 2016년 5월 했던 인터뷰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미국의소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차 노동당 대회를 열어 절대 우상화 작업에 착수하자 김정은 정권의 향후 행보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에 서 내정자는 “김정은이 유일 영도 체계에 불안 요소를 뿌리를 뽑아야 하겠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어 자그마한 사안이라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공개적이고 과격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 분석했고 김정은이 “조급하고, 과격하고, 자기 과시적인 성향이 굉장히 강하며 소영웅주의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이런 대담 와중에 미국의소리가 김정일 정권과의 비교 분석도 청했고 서 내정자는 김정은 정권의 통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김정일 같은 경우는 오랜 기간의 승계 과정도 있었고 저희가 여러 번 접촉을 하다 보면 대단히 노련한 통치술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비교했습니다. 서훈 내정자는 김정일과 북한 정권을 일방적으로 찬양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노련했다고 말했던 겁니다. 그런데도 TV조선은 이런 인터뷰를 “대북관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로 인용한 것이죠. 


두 방송사 모두가 지적한 조국 교수의 과거 ‘폴리페서’ 관련 논란도 살펴보겠습니다. 2004년 대학신문에 기고했던 ‘교수와 정치-지켜야할 금도’에서 조 수석은 “현 시대에도 교수는 ‘비판정신’을 유지하며 한국 정치의 풍토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필요는 있다”면서 “그러나 교수가 정치권과 관계를 맺거나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경우에도 지켜야 할 금도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실력과 연구 능력 없이 교수 타이틀만 가지고 정치권 진출을 바라는 폴리페서를 반대한다는 의미로써 조 수석은 일관적으로 이런 관점을 유지했습니다. 


TV조선이 거론한 2008년 ‘폴리페서 윤리 규정 제안’에서도 조 수석은 ▲정당 공천 후보로 출마하려는 교수는 공천 신청 직후까지 휴직계를 제출할 것 ▲후보 낙천 혹은 출마 후 낙선 뒤 복직과 당선 후 임기 만료 뒤 복직은 연구 업적 등에 대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할 것 ▲선거로 인해 휴직한 경우 복직 후 안식년 없는 의무복무 기간을 부과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학자 출신으로서 청와대로 입성한 조 수석이 일정한 비판에 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MBC와 TV조선이 논란을 키우기 위해 인용한 조 수석 본인의 주장은 오히려 조 수석이 ‘폴리페서’가 아님을 입증합니다. 조 수석은 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도 인정했듯이 교수들 중에서도 연구실적이 높은 편이고 논문 인용 횟수도 가장 많습니다. 조 수석 스스로 2004년과 2008년 자신이 밝힌 ‘폴리페서 규정’을 지키기도 했습니다. 정당 후보로 출마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안식년 기간에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는 것입니다. 물론 논문의 수가 학자로서의 능력을 담보하지는 않고, 그의 연구실적에 대한 비판도 존재하지만, 그의 재직 당시 논문을 보면 ‘조 수석이 연구를 등한시한 폴리페서다’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5. MBC 초등학교 여초현상 지적, 뭐가 문제라는 건지
MBC <초등교사 성비 불균형 ‘심각’>(5/14 http://bit.ly/2qlGQr0)은 초등교사의 성비불균형을 문제 삼은 내용인데,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보도였습니다.


보도의 문제의식은 남자 교사가 너무 적다는 겁니다. MBC는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보고 이를 드러내기 위해서 여러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남자 교사, 초등학교 남학생, 남자 교장선생님, 여기에 한국교총의 남성 대변인을 인터뷰를 녹취 인용했습니다. 여초현상이 그렇게 많다는 학교를 취재하면서 정작 여자는 단 한명도 인터뷰에 담지 않은 이 보도에서 시종일관 남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남성의 발언만 담은 것입니다. 


리포트마저 남성 기자가 했는데, 그는 “교장을 제외한 20명의 교사 가운데 남자라곤 혼자밖에 없다 보니 수업 외 각종 잡무를 도맡아야 할 때가 많”고 “학생들의 생활지도나 육체적으로 힘든 학교 업무들이 소수의 남자 교사에게 과도하게 쏠리는 부작용도 있”으며, “성 정체성이 형성되는 초등학교 시기 남학생들의 여성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교장선생님의 “성 역할 같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남자 교사가 없다면 어려움이 있고…”라는 발언까지 담겼습니다.
이처럼 MBC 스스로 생각하는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내놓은 원인은 “남성에 비해 여성의 교직 선호도가 높은 데다 임용시험 성적도 우수”하다는 것뿐입니다. 해결책은 “부족한 남자 교사를 충원할 수 있도록 새 정부와 교육계가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한국교총 대변인의 발언으로 제시됩니다. 물론 성비불균형이 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소수 남성 교사에 대한 업무 부담 증가’로만 바라보는 것은 매우 협소하고 비과학적인 분석이며, 무엇보다 특정 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조장할 우려가 있습니다. 스승의 날에 굳이 이런 보도밖에 할 것이 없었는지, 이 주제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는지 MBC의 뉴스선택 기준과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부적절해 보입니다. 성관념이 후진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이 부분도 반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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