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봄철 프로그램 개편에 관한 민언련 논평(2003.4.18)
등록 2013.08.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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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봄 개편, 너무 안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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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봄 개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개편 내용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매체비평 프로그램 편성 보류, 시사프로그램 현행 유지, 기존 토론 프로그램 고수 등 개편의 폭과 내용에서 변화와 개혁의 시대적 흐름에 걸맞는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간부진은 이번 개편이 당초 예상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부실하게 추진되는 데 대해 '사장이 자리를 비운 데 대한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본회는 사장의 부재가 부실한 개편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KBS는 공영방송이며, 개편의 핵심 기준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있다. 우리는 그동안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미진했던 프로그램의 공익성 강화를 봄 개편에 대폭 반영해 줄 것을 기대해 왔다.
얼마 전 KBS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TV 수용자 조사결과, 방송3사 4개 채널 가운데 KBS 1TV가 2위를 2TV가 꼴지를 했다고 한다. 또한 '이미지 안 좋은 채널 1순위'로 KBS 1TV가 꼽혔다고 한다. 그동안 KBS는 '기계적 중립주의'이라는 비판이 나올만큼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왔으나, 시청자들은 MBC를 더 믿을만한 방송으로 평가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KBS 간부진은 KBS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제 KBS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변화와 개혁의 사회적 과제를 편성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신설은 KBS가 그동안 견지해 왔던 안일한 기계적 균형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여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매체간 상호비평은 다양한 매체들이 상호 비판, 견제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여론을 바로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매체들이 긴장 관계 속에서 보도의 질과 공신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 안정화 및 확대'도 필요하다.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열린 채널'을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배치하고, 시청자가 직접 참여해 지속적으로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권리를 찾아가는 '시청자칼럼'과 같은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신설해야 한다. 그밖에 시사프로그램의 연성화 방지와 연예오락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KBS는 정기 개편 때마다 시청률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한 개편으로 공영방송이라는 정체성을 무색케했다. 프로그램 개편은 각 방송사의 운영 방향을 판단하는 척도다. KBS가 시대적 변화를 읽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외면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KBS는 공영방송답게 매체비평 프로그램 등 공익성을 담보한 프로그램을 신설하라.


 

2003년 4월 18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