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6월 17일 조선일보 만평의 여성장관 비하에 대한 민언련 여성위원회 논평(2004.6.21)
등록 2013.08.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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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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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7일자 신경무의 <조선만평>을 접하며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날 <조선만평>은 "공 울리자마자…"라는 제목으로 '검찰 중수부 폐지론'에 대한 송광수 검찰총장의 반발과 이에 대한 노대통령의 질책, 그리고 강금실 법무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한 사태수습 과정을 '비아냥' 거렸다.
'중수부 폐지'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과정을 '대통령과 검찰총장의 한판 싸움' 정도로 묘사한 점도 수준 이하의 선정주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만평이 '여성장관에 대한 극단적인 비하'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평 속에서 노 대통령은 송 총장을 쓰러뜨려놓고, 거만한 자세로 링에 기댄 채 "까불고 있어! 입만 살아가지고"라며 송 총장을 비난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뒤편에는 '노빠클럽' 현수막을 든 군중이 모여있다. 압권은 "오빠"를 외치며 노 대통령에게 입을 맞추고 있는 강금실 장관이다. 입에 담기에도 민망하지만 노 대통령의 뺨에는 강 장관의 입술 자국이 두 군데나 나 있다.
이것이 입만 열면 '일등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의 수준이다. 우리는 조선일보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강 장관이 남자였다면 이토록 저질스러운 비유를 엄두나 냈겠는가? 그렇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그동안 조선일보를 비롯한 많은 언론들은 여성장관, 특히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강금실 장관을 보도하는 데 있어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언론들은 강 장관의 사생활이나 패션 등 법무장관으로서의 업무와 관련된 보도보다는 사적인 영역의 문제들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가 하면 남성중심의 정치판에서 '보기 좋은 들러리' 정도로 가볍게 다루기 일쑤였다. 17일 조선일보 만평은 강 장관에 대한 언론보도의 왜곡된 보도태도 중에서도 가장 저질스러운 만평이다.
우리는 조선일보에게 이번 '중수부 폐지 논란' 과정에서 강 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평가하라는 식의 '무리한 요구'를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신문사의 외피를 쓰고 있다면 최소한의 외형적인 양식이라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만평을 통해 선정주의와 여성비하의 극치를 보았다. 앞으로 우리는 여성장관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조선일보가 '친일·반미주·반통일·족벌언론'이라는 오명(汚名)에 더해 '반여성적 신문'이라는 오명까지 얻지 않기를 바란다. <끝>

 


관련자료

 

 

2004년 6월 21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