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수신료 분리징수 합헌으로 공영방송 탄압 ‘공범’ 된 헌재를 규탄한다
등록 2024.05.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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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5월 30일 수신료 분리징수의 근거가 되는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 개정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윤석열 정권의 수신료 분리징수 강행이 공영방송의 공적 재원 위기를 불러와 공공성 위축과 시청자 권익침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한데도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더 나아가 ‘시행령 개정 꼼수’를 통해 상위 법률의 입법 취지를 훼손해온 윤석열 정권의 ‘시행령 통치’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정당성까지 부여했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공개변론 한 번 없는 부실심리로 윤석열 정권 공영방송 탄압의 공범을 자처하며 법치주의 최후 보루 역할마저 저버렸다.

 

특히 “공영방송은 민주적인 여론을 매개하고 공적 정보 제공으로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사회·문화·경제적 약자나 소외계층이 마땅히 누려야 할 문화에 대한 접근 기회를 보장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실현하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헌법상 존립 가치와 책무가 크다”고 확인한 헌법재판소가 수신료 분리징수를 놓고는 “공영방송 기능을 위축시킬 만큼 재정적 독립에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없다”고 모순적 판결을 내린 점은 심히 유감이다. 수신료 외에도 방송광고 수입, 방송프로그램 판매수익, 정부 보조금 등으로 재정을 보충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든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공적 재원구조 없이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실현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외면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수신료는 모든 시청자가 공영방송 재원을 나눠 부담함으로써 스스로 공영방송의 주체가 되고, 공영방송은 공공재원을 통해 공익적 방송을 할 수 있게 방송법 등에서 법적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TV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은 월 2500원의 수신료를 납부하며 KBS에 2261원, EBS 70원을 배분한다. 지난해 기준 수신료는 KBS 전체수입 중 48%를 차지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징수비용으로 2000억 원 이상 낭비돼 공영방송의 공익 프로그램 축소·폐지가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방송법에 따라 수신료 납부 의무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납부절차만 변경해 시청자의 불편과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우리는 수신료 분리징수 헌법소원을 수수방관한 KBS, EBS 경영진의 무책임 역시 강력 규탄한다. 윤석열 대통령 낙하산 박민 사장을 비롯한 KBS 경영진은 소송과정 내내 부실대응으로 일관했다. 탄원서 작성은커녕 헌법재판소가 요청한 간단한 자료조차 한 달씩 소요하며 늑장 제출했다. 김유열 사장 등 EBS 경영진도 수신료 분리징수 부당함을 입증하기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앞둔 당일 박민 사장과 김유열 사장은 방송협회 세미나를 핑계로 제주도로 향했다. 공영방송을 책임질 최소한의 자격도 없는 자들이다.

 

KBS는 기다렸다는 듯 “헌법재판소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즉각 입장을 냈다. ‘친윤방송’ KBS 경영진의 충성맹세가 눈물겨울 정도다. 하지만 “시행령은 특정 징수방식을 제한해 방송운영의 자유를 규제하는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했다”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3명 의견은 공영방송 복원을 위해 국회 등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유의미하다. 재판관 2인은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적법절차원칙, 신뢰보호원칙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수신료 분리징수가 규제영향 분석과 공표 등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30년간 유지된 통합징수제도를 보완할 대책 없이 시행해 재정적 불이익과 공영방송의 중립성, 독립성,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도 지적했다.

 

제22대 국회 임기가 5월 30일 시작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국회와 윤석열 정권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회는 대통령 거부권으로 무산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3법 재입법에 즉각 나서라. 입법권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시행령 통치를 통한 공영방송 탄압을 막아내라. 더불어 공영방송의 공적 재원구조 안정화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라.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파괴와 언론탄압 폭주를 멈추고 국회의 방송3법 재입법에 적극 동참하라.

 

2024년 5월 3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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