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포커스] 기본에 충실하되 변화를 시도하는 모니터
등록 2015.02.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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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포커스

기본에 충실하되 변화를 시도하는 모니터



김언경 사무처장


작년 한 해 민언련은 비교적 많은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6·4지방선거 백일 전부터 시작했던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의 신문·방송·종편 모니터 보고서가 3월부터 매주 발표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부터는 언론참사를 기록해둬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정말 열심히 세월호 보도를 모니터했습니다. 이후에도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과 시민사회의 노력을 폄훼하고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는 보도를 비판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작년 6월부터 시작한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선정 발표도 꾸준하게 이어왔고, 11월부터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보도’도 선정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민언련은 작년에 <오마이뉴스>가 주는 상을 두 개나 받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는 동안 사무처 활동가들은 힘들었습니다. 간혹 기자나 지인에게 민언련에는 ‘모니터 요원’이 몇 명이나 있느냐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마치 민언련에 많은 ‘요원’이 모여서 공장처럼 척척 보고서를 쓰고 있다고 상상하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실없이 웃곤 합니다. 실상 민언련 모니터보고서의 90%는 사무처의 모니터 담당 활동가가 쓰고 있고, 작년엔 거의 늘 저와 모니터 담당 활동가 1명이 보고서를 전담했습니다. 특히 5년 이상 활동하던 유민지 활동가가 작년 7월에 출산·육아 휴직에 들어간 이후 노미정 인턴이 활동가로 전환하여 참 많이 고생했습니다. 그러다 30주년 기념식 준비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저는 모니터에 대한 욕심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민언련 운영을 논의하는 운영위에서도 사무처 사정을 고려해서 당분간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방송 보고서>만 잘 내기로 용인해주 셨습니다.


모니터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회원배가운동


그렇게 두어 달을 보냈더니 아쉬움을 표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민언련이 언론시민단체로서 다른 단체와의 뚜렷한 차별성은 모니터보고서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자랑같긴 하지만, 많은 언론인과 미디어 담당 기자, 그리고 언론 연구자들이 민언련 모니터보고서를 보십니다. 또한 보수언론의 왜곡 편파보도를 생각하면 내야 할 보고서가 너무 많습니다. 실제 매일 아침마다 전날 방송과 당일 신문 보도를 점검하고 나면,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생각과 손이 모자라 다 쓸 수 없다는 상황이 충돌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민언련 모니터가 지금보다 높은 질로 더 다양한 아이템으로 나와주길 바라신다면, 결국 사무처 활동가의 품을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려면 민언련 회원배가운동이 절실합니다. 문제는 회원배가운동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이죠. 저희가 그만큼 잘해야 회원 배가도 잘 된다는 점에서 반성할 점도 많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2015년 민언련 모니터, 이렇게 해보겠습니다.


[카드뉴스] 세월호 특별조사위에 대한 새누리당의 발목잡기 관련 방송보도 비교(2015.01.29)


민언련 올해의 모니터 방향


첫째, 거의 매일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 보도들에 대해서 <카드뉴스>를 만들어 최대한 즉각적으로 대응하려고 합니다. <카드뉴스>는 긴 분량의 모니터보고서와 달리 아주 짧은 글과 보도를 갈무리한 그림과 표 등으로 구성됩니다. 따라서 기존 보고서처럼 깊이 있는 비평은 힘들겠지만, 긴 글 보고서보다는 쉽게 빨리 만들 수 있고, 더 많은 분들이 읽으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한 달 몇 차례 시험적으로 <카드뉴스>를 만들어 카톡과 페이스북으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보고서처럼 기자들과 회원님, 연대단체에도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둘째, 민언련 좋은 보도, 나쁜 보도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이슈는 기획 보고서를 내겠습니다. 예컨대 지난주 검찰이 과거사위 연관사건을 수임했다는 이유로 민변 소속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을 때, 이 내용에 관한 신문·방송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저희가 사안 모두를 보고서로 엮어내긴 힘들겠지만, 최대한 주요 이슈는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매달 선정 발표하는 좋은·나쁜 보도 보고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충실하게 선정하고, 보고서는 긴 글 형태뿐 아니라 동영상이나 <카드뉴스> 등으로 다양하게 각색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민언련의 모니터는 기본에 충실하되, <카드뉴스>, 동영상, 팟캐스트 등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를 계속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