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모니터_
보수여권 5‧18 추모에 반발하는 왜곡‧폄훼 댓글 급증
2022년 5월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폄훼 표현 현황
등록 2022.07.07 19:00
조회 263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관련 대표적인 허위조작정보인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한 것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서 5·18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를 반복해왔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도 언론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알리고, 광주항쟁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2021’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뉴스 기사와 악성 댓글에서, 10명 중 5명은 유튜브 등 개인 방송에서 혐오표현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접한 혐오표현 대상은 주로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이 80.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특정지역 출신’ 혐오표현이란 응답이 76.9%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지역혐오 표현 중 유언비어를 기반으로 퍼져 4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호남 지역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월 한 달간 뉴스 댓글과 유튜브를 대상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5‧18은 폭동’ 마구잡이식 표현 다수 등장

유튜브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 5월 한 달간 올라온 영상 중 문제 영상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검색된 799개 영상(중복 포함) 중 34개는 왜곡‧폄훼 표현이 포함된 문제 영상입니다. 영상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위해 각 영상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34개 영상에서 총 59개 문제 표현이 발견되었습니다.

 

북한군 개입설과 ‘5‧18은 폭동’이란 두 왜곡 표현이 34개 영상 중 각각 15개 영상에 등장해 가장 노출 빈도가 높았습니다(두 표현 함께 등장한 영상은 6개). 문제 표현 등장 횟수 총 59회 중 두 표현이 15회씩 30회로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가짜 유공자 13회, 기타 11회, 지역비하 3회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기타로 분류된 표현에는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다’와 같은 문제 표현이 5회, ‘전두환 씨는 발포 명령자가 아니다’란 표현이 4회 포함돼 있습니다.

 

모니터링 대상이 된 5월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등 5‧18 관련 추모 행렬이 이어지는 기간인 만큼 직전 기간(2022년 4월)에 비해 문제 영상이 늘면서 유튜브 플랫폼에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도 전반적으로 늘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5‧18은 폭동’이란 마구잡이식 왜곡 표현의 등장 빈도가 늘었다는 점입니다. ‘5‧18은 폭동’이란 왜곡‧폄훼 표현의 경우 4월 전체 18회 중 2회 등장했으나 이번 달엔 60회 중 15회 등장했습니다. 비슷하게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다’와 같은 왜곡‧폄훼 표현이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한편 ‘전두환 씨는 발포 명령자가 아니다’란 문제 표현은 4월에도 2회 등장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왜곡‧폄훼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분류

표현 등장 횟수

북한군 개입설

15회

폭동설

15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

1회

헬기 사격 관련

1회

가짜 유공자설

13회

지역 비하

3회

기타

11회

합계

59회

△ 5‧18민주화운동 관련 5월 유튜브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5/1~5/31) ⓒ민주언론시민연합

 

문제 영상 중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채널은 ‘대한민국 청아대’로 수집 당시 구독자는 40만8천명입니다. ‘대한민국 청아대’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로, 현 여당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개최한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나 2018년 ‘태극기 집회’ 등에서 연설한 인물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많은 영상은 유튜브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 ‘쇼츠’ 중 하나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5‧18은 북한이 개입한 폭동인데 왜 윤석열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라고 하는가’라고 발언한 내용입니다. 수집 당시 조회수가 128,729회로 일반 동영상 서비스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4월에도 문제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많은 영상은 유튜브 ‘쇼츠’였던 만큼 해당 서비스의 콘텐츠 전파력과 그에 따른 역할 및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민언련은 34개 문제 영상 모두 유튜브를 통해 신고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신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보수여권 5‧18 추모에 반발하는 왜곡‧폄훼 댓글 많은 이유?

유튜브에 이어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댓글을 모니터해 댓글에 나타난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2,021건이고, 순공감순 상위 20개 댓글 중 왜곡‧폄훼 표현 유무와 내용을 살핀 건데요. 2,021건 중 연예 기사로 분류된 3건을 제외하고 2,018건 기사에 남겨진 댓글 중 모니터한 댓글은 총 9,467개입니다. 그중 문제 표현이 담긴 댓글은 1,195개입니다. 4월 문제 표현이 담긴 댓글 78개에 비하면 15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1,195개 댓글에 담긴 왜곡‧폄훼 표현을 주제별로 분석했습니다. 댓글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각 댓글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총 1,344회에 달하는 문제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분류

표현 등장 횟수

북한군 개입설

86회

폭동설

310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

5회

헬기 사격 관련

3회

가짜 유공자설

550회

지역 비하

166회

기타

224회

합계

1,344회

△ 5‧18민주화운동 관련 5월 기사 댓글 내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5/1~5/31) ⓒ민주언론시민연합

 

그 결과, 가짜 유공자설이 550회로 가장 많이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이었고 그 뒤를 ‘5‧18은 폭동이다’란 내용의 문제 표현이 310회, 주장하는 바를 분류하기 어려운 비하, 비속어 표현 등 ‘기타’가 224회, 지역 비하가 166회, 북한군 개입설이 86회로 뒤를 이었습니다.

 

왜곡‧폄훼 표현 댓글이 많이 달린 주제의 기사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과 관련된 보도입니다. 5월 한 달 네이버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가장 많은 기사가 윤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댓글을 달 수 있는 대상이 많은 만큼 댓글이 많이 달렸고, 그에 따라 문제 표현 댓글도 많았습니다.

 

4월에 가장 많은 문제 댓글이 달린 기사는 국민일보 <5·18 왜곡·폄훼 여전…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으로 몰아>(4월 27일)로 해당 기사는 5‧18민주화운동 왜곡을 선동하는 주장과는 무관한데도 문제 표현 댓글이 많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기념식 참석 또한 유의미한 행보였음에도 왜곡‧폄훼 댓글이 달린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으로 보수여권 의원, 장관, 대통령실 비서진 등이 대거 참여한 행사인 데다 보수정권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민주의 문을 통해 국립5‧18민주묘지에 입장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처음으로 제창했습니다. 그만큼 한두 번의 행사나 화제로 5‧18을 둘러싼 왜곡‧폄훼 표현을 근절할 수 없고,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5월 한 달간 가장 많은 문제 댓글이 달린 기사는 한국경제 <단독/여,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국가유공자’ 지정 검토>(5월 18일)로 상위 20개 댓글 중 모든 댓글에 문제 표현이 있습니다. 해당 기사 내용 자체가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격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인 만큼 댓글 대부분은 ‘가짜 유공자설’을 담고 있는데요. “전세계에 민주화유공자라는게 있나? 빨갱이 국가들 제외하구 국가유공자? 말도 안된다.”(nid6****), “518이 꿀단지라도되나 그만 빨아라 국민들이 납득할수있게 그잘난 명단부터 공개하라 그게 순리다 대한민국에 전라도없으면 망하냐”(kst3****), “북한의 지령인 518폭동을 이렇게 미화한다고? 국힘은 더이상 우파당 아닌데 국민들이 이걸 모른다는게 안타깝다”(loui****) 등과 같은 왜곡‧폄훼 댓글이 있습니다.

 

보수정권 대통령의 5‧18기념식 참석, 보수여당의 5‧18민주유공자 예우 격상 추진 등 5‧18민주화운동을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한 보수진영의 다양한 조치에 이 같은 왜곡‧폄훼 댓글이 달린다는 것은 이전의 5‧18 왜곡에 대해 보수진영, 넓게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1,195개 문제 댓글은 모두 네이버를 통해 신고할 예정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5월 1일~5월 31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하단 댓글 중 순공감순 상위 20개 / 2022년 5월 1일~5월 31일 유튜브에서 ‘5 18 민주화운동’, ‘5 18 광주’, ‘광주 사태’, ‘광주 폭동’으로 검색한 결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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