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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산유국’ 장밋빛 보도, KBS 10꼭지·TV조선 7꼭지 호들갑
등록 2024.06.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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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정브리핑 형식의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 금년(2024년)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2025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석유 가스전 개발은 △물리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의 3단계를 거치는데, 현재는 1단계 물리탐사가 진행된 것으로 시추구멍 하나당 1천억 원 정도 드는 시추공을 최소 5개 뚫는 2단계 탐사 시추에 들어가야 포항 앞바다에 실제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6월 3일 지상파3사와 종편4사 저녁종합뉴스를 살펴봤습니다.

 

MBC “지나친 낙관론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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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저녁종합뉴스(6/3)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보도건수와 첫 보도순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날 MBC, MBN을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톱보도로 해당 소식을 전했습니다. 보도량도 많았는데 KBS 10건, TV조선은 7건을 할애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KBS는 날씨뉴스를 제외한 54분 15초 전체분량 중 22분 43초(42%)를, TV조선은 스포츠와 날씨뉴스를 제외한 46분 41초 중 20분 27초(44%)를 석유·가스 보도로 채웠습니다.

 

특히 방송사마다 시각차가 확연히 달랐는데 KBS, TV조선, 채널A는 ‘산유국’이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석유생산이 기정사실화된 듯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반면 MBC, JTBC, SBS는 아직 ‘가능성’ 수준임을 강조하며, 수익보다 채굴비용이 클 수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경제성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섣불리 발표한 것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MBC는 <“수십 년 치 석유‧가스”‥대통령 직접 발표 왜?>(6월 3일 홍의표 기자)에서 “시추 결과는 내년 상반기 정도에 어느 정도 나온다 하고, 모든 게 잘 된다면, 실제 상업적인 개발결과는 다다음 정부쯤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대통령이 긴급하게 또 직접 이렇게 나선” 것에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형식을 통해 직접 현안을 설명한 건 취임 2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정상들과 30분 간격으로 촘촘하게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도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례적인 브리핑이 국면 전환용은 아니냐”는 야권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MBC는 <대통령이 불 지핀 ‘장밋빛’ 꿈‥“가능성 20% 변수”>(6월 3일 박소희 기자)에서 “실제 매장량과 채굴 난이도 등이 나와야 수익을 추산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며 정부 관계자가 내다본 동해 심해 석유‧가스 개발 성공률 ‘20% 정도’가 “통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발표대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가스가 우리 바다에서 나온다면,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지만 “아직은 ‘가능성’ 수준”이라는 겁니다.

 

JTBC “채굴비용 더 커질 수도” SBS “아직 불확실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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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신중하게 접근한 MBC, JTBC, SBS(6/4)

 

JTBC는 <성공 확률 20%…“경제성 따져봐야”>(6월 3일 이상화 기자)에서 “관건은 경제성”으로 “시추 결과, 석유 및 가스 질이 어떤지, 매장량이 정확히 얼만지 알아야 채굴 경제성 계산이 나오는데 아직은 언급하지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며 대통령이 발표한 우리 바다의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와 그에 따른 에너지 자립이 ‘가능성’에 머물러 있는 상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발견은 됐어도 그것을 채굴해서 쓰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면, 수입하는 것보다 더 비싸면 사실 개발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 발언을 빌려 수익보다 채굴비용이 더 커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BS도 <1976년에도 “영일만 석유!”‥불확실성 높다>(6월 3일 정성진 기자)에서 “물리 탐사만 끝났고 아직 탐사 시추도 안 한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은 불확실성이 무지하게 높은 단계”라는 이근상 한양대 석유시추공학연구실 교수 발언을 빌려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야권에서도 경제성이 확인되지도 전에 대통령이 섣불리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22분43초간 10꼭지 보도…“2035년 상업생산 가능”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KBS는 대통령의 발표 당일 톱뉴스를 포함해 총 10개의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톱보도 <“포항 앞바다 막대한 석유․천연가스 매장 가능성”>(6월 3일 장덕수 기자)에서 박장범 앵커는 “대한민국이 산유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최대 140억 배럴 예측…내년 상반기 첫 시추 결과”>(6월 3일 김지숙 기자)에서는 “시추성공률 20%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고 말했는데요. MBC가 같은 수치를 언급하며 “(시추성공률 20%가) 통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KBS는 “너무 과다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140억 배럴을 현재 가치로 따지면 삼성전자 시총의 총 5배 정도가 된다”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언까지 포함했습니다.

 

KBS는 내년 상반기 석유 생산이 기정사실화된 듯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매장 실제 확인되면…“2035년 상업생산 가능”>(6월 3일 지형철 기자)에서 “전문가들은 10년 후쯤인 2035년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상업 생산을 위해 남은 단계와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보겠다고 한 것입니다. 1단계 물리탐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소 35억~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영역입니다. 개당 1천억 원 정도 들어가는 시추공을 최소 5개 뚫는 2단계 탐사 시추에 들어가야 영일만 앞바다에 실제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KBS는 “(2단계 탐사 시추를 통해) 석유와 가스 매장이 실제 확인”되면 “(3단계) 상업성 확인까지는 3년 정도 걸리는데, 상업성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도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첫 석유 생산은 오는 2035년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며 장밋빛 전망만 냈습니다.

 

KBS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벌써 산유국 반열에 올라선 듯한 보도를 이어갔는데요. <“에너지 공급망 안정…일부 수출도 기대”>(6월 3일 손서영 기자)에서 “한국이 산유국이 된다면, 수입의 25%를 차지하는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산업도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며 “제조업 강국이면서 독자적 자원망을 갖게 되면서 국제 교역시장에서 막강한 경제적 위상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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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관련해 정부 발표 그대로 전하며 장밋빛 전망 이어간 KBS(6/3)

 

TV조선 20분27초간 7꼭지 보도…‘성공 기원’ ‘천운’

차분한 태도를 견지하기보다 ‘산유국’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마치 산유국 반열에 오른 듯 들뜬 보도는 KBS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에서도 포착됐습니다.

 

채널A 톱보도 <“가스 29년‧석유 4년치 동해 매장 가능성”>(6월 3일 조영민 기자)에서 동정민 앵커는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산유국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며 “삼성전자 시총 5배의 잭팟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터뷰/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6월 3일 동정민 앵커)에서도 동정민 앵커가 “대통령이 직접 발표를 했는데, 우리나라가 그럼 진짜 산유국이 될 수도 있는 건가” 묻자, 최남호 2차관은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 꼭 그렇게 되도록 정부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TV조선도 마찬가지입니다. <“동해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6월 3일 조성호 기자)에서 윤정호 앵커는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 아침, 깜짝 놀랄 발표가 있었다”며 “대한민국이 산유국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는 어마어마한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내놓은 ‘국정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만큼 기대감도 높았다”며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방식까지 추켜세웠는데요. 윤정호 앵커는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당시 석유 발견 해프닝을 겪었던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지켜보며, 성공을 기원하는 게 정답일 수도 있겠다”, “천운이 우리에게 올지는 내년 상반기면 결론이 난다니,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을 듯하다”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성공 기원’, ‘천운’ 등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는 관중에게서나 나올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 차분한 태도를 견지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이 산유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만 드러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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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관계자 인터뷰 통해 정부 입장 충실히 전달한 KBS, TV조선, 채널A(6/3)

 

이날 KBSTV조선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채널A에는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각각 출연해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에 대한 정부 장밋빛 전망을 전하는 데 치중했습니다. 반면 MBCSBS는 성원모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이근상 한양대 석유시추공학연구실 교수 등의 발언을 인용하고, JTBC는 유승훈 서울과기대 창의융합대학장 인터뷰를 통해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분석하는 데 치중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2024년 6월 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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