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노조 몰래 녹음사건」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3.25)
등록 2013.08.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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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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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무팀 직원이 노조 회의를 몰래 녹음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월 23일 KBS노조는 오후 2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중앙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다음달에 있을 팀제 보완인사에 대한 노조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노조에서 실시했던 '사장·팀제·팀장평가' 설문조사 결과 공개도 예정되어 있었다. 당시 노무팀의 직원은 노조의 회의내용을 궁금해 하다가 회의가 진행되던 곳에 따로 녹음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회의 가운데 약 5시간 분량을 녹음했다. 이 직원은 방송실에서 나오다가 노조 간부들과 만나 집중 추궁 끝에 몰래 녹음한 사실을 실토했다.


회사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노조와 회사는)'신의와 성실'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서로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기에 회사는 당혹스럽고 답답한 심정"이라며 "결단코 회사 간부나 해당 팀 차원의 조직적인 행위가 아니라 업무 의욕 과잉으로 빚어진 우발적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안동수 부사장 등 회사간부들이 노조를 찾아 이번 일을 사과했다.


노조회의를 녹음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만큼 철저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따라서 사측과 노조가 함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이 직원 개인의 '과잉충성'인지, 아니면 노무팀, 또는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인지에 대해 한치라도 의혹이 남지 않도록 규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는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책임자 및 관련자를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이번 사건을 두고 정연주 사장의 직접적인 개입정황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가 '자진 사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지나친 대응이라고 본다.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의 '개혁' 노선에 반대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노조의 이런 대응은 '정치공세'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KBS 노조가 이 사태에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해주길 기대한다. 아울러 우리는 KBS 노사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KBS 개혁을 지속적으로 이뤄가기를 기대한다. <끝>

 


2005년 3월 2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