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나홀로 ‘박근혜 마케팅’ 사라졌다 우기는 중앙 (D-7 신문보도)
등록 2016.04.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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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근혜 마케팅, ‘기승’ 혹은 ‘실종?’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서문시장에서 기를 받아가서 북한 핵을 제거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지금은 아마 마음만은 이곳에 있을 것”이라며 “대구 선거가 걱정이 많아 밤잠을 못 이룰 것”이라는 유세 발언을 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제가 여러분들이 지금 바라고 말씀하시는 이 부분들은 ‘텔레파시’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께 그대로 전해드리겠다”며 “저희들이 부족하면 박근혜를 봐서라도 이번에 꼭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달라”는 황당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 최경환에 ‘노골적 박근혜 마케팅’ 지적한 한겨레․대통령 선거개입 우려한 경향
이에 한겨레는 <“박 대통령, 멕시코에 계시지만 대구선거 걱정에 잠 못이룰 것”>(4/6, 8면, https://me2.do/5Zr66LtN)에서 최경환 위원장 발언을 담으면서 소제목을 <최경환, 노골적 박근혜 마케팅>로 뽑고 “친박계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인 대구 민심을 결집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미는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최 위원장의 발언을 다룬 보도를 비롯해 직접적으로 ‘박근혜 마케팅’을 언급하거나 비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멕시코, 한국의 TPP 가입 지원하기로>(4/6, 2면, https://me2.do/5kISSzB4)에서 “박 대통령은 4·13 총선을 1주일 남겨둔 6일(한국시간) 귀국한다. 선거 결과에 후반기 국정 장악력이 좌우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선거 관련 발언이나 행보를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그 경우 박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과 개입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같은 날 한국일보 역시 박근혜 마케팅을 별도로 지적한 보도를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20대 총선의 5대 관전 포인트를 짚은 <180석? 과반 붕괴?…향후 국정 성패 좌우>(4/6, 2면, https://me2.do/G7BIIRBj) 보도에서 “집권여당이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느냐 아니냐는 20대 총선결과에 달려있”기에 “새누리당에선 선거가 중반을 넘어선 요즘 아예 ‘과반 의석도 어렵다’는 위기론을 지지층에게 꺼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이를 “일종의 ‘엄살작전’”이라 평가했다.

 

■ 여당 위기인데 ‘박근혜 마케팅’이나 하냐는 동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역시 한겨레와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이 여전히 ‘박근혜 마케팅’을 꺼내들고 있음은 지적했다. 그러나 그 주장을 포함한 기사의 논조는 달랐다.

 

동아일보는 <사설/“식물 대통령 나온다”는 여, 언제까지 ‘대통령 마케팅’인가>(4/6, https://me2.do/IxR99kbR)에서 “4·13총선에서 야당 심판론을 주장하던 새누리당이 ‘식물 정부’ ‘식물 대통령’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구에서도 되레 정권 심판론의 역풍이 불자 아예 ‘대통령 마케팅’으로 전략을 바꾼 듯하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조원진 의원이 유세에서 “과반 의석에 미달하면 박근혜 정부는 식물 정부로 전락할 것”, “대구 경북의 대통령, 우리가 만들고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어서야 되겠느냐”는 발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총선에서 지더라도 진박을 국회에 보내겠다던 여당이 이제 와서 과반 의석이 안 되면 ‘식물 대통령’이 나온다니, 국민을 협박하는 것처럼 들린다”, “보수층에 위기감을 조성해 투표장에 끌어내려는 속셈 같다. 이번에도 또 속을 것으로 안다면 국민을 우습게 보는 일”이라며 여당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설 말미에는 “여당은 ‘대통령 마케팅’으로도 모자라면 대통령을 등장시키겠다는 생각조차 말기 바란다. 여야 모두 지역주의나 안보, 꼼수를 동원하는 것도 민심은 용납지 않을 것”이라는 강도 높은 꾸짖음까지 나왔다.

 

그러나 ‘박근혜 마케팅’에 대한 호된 비판은 곧바로 “당선은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겼겠지만 대구에서도 12개 지역구 중 6곳에서 고전 중”, “여당에 대한 민심은 냉랭”이라는 식의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여당의 ‘엄살’ 프레임으로 이어졌다.

 

■ 여당 위기라 ‘박근혜 마케팅’ 나왔다는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영남서 최소 10곳 날아간다”…또 ‘박근혜’에 기대는 새누리>(4/6, 3면, https://me2.do/5MlLLgQK)와 <최경환 “대구 잘못되면 결딴난다…박대통령, 밤잠 못 이룰 것”>(4/6, 3면, https://me2.do/5J788zLG)에서 표면적으로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하는 현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나 실상은 “새누리당 내에서 총선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영남서 최소 10곳 날아간다”…또 ‘박근혜’에 기대는 새누리>에서는 “새누리당은 자체 여론조사 등을 통해 영남 65석 가운데 최소 10곳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며 “사정이 다급해지자 새누리당은 다시 ‘박근혜 마케팅’에 나설 태세”라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동아와 달리 최소한의 비판조차 없다는 것이 더 문제이다. 해당 보도에서 조선일보는 “결국 대통령의 '아우라'에 기대 지지층 결집을 기대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법”이라는 새누리당 관계자의 발언을 그대로 소개하며 마치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

 

<최경환 “대구 잘못되면 결딴난다…박대통령, 밤잠 못 이룰 것”>에서는 최경환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의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선거가 걱정이 많아 밤잠을 못 이룰 것 같다”, “야당 후보나 새누리당 공천을 못 받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다면 박 대통령이 어찌 되겠나, 큰일 난다”,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이 박 대통령을 제대로 못 모셨다”,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식의 ‘박근혜 마케팅’ 발언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소개했다.

 

■ 이젠 ‘박근혜 마케팅‘은 안한다는 중앙일보

중앙일보는 조선, 동아와는 달리 이제 ‘박근혜 마케팅’은 하지 않고 있다는 논조를 보였다.

 

중앙일보 <12년 만에 ‘박근혜 마케팅’ 사라졌다>(4/6, 1면, https://me2.do/IxR99kJX)에서 소제목을 <여당 서울 후보 47명 모두 공보물 전면에 안 내세워>, <‘박근혜 키즈’ 손수조도 현수막서 빼…“득표 도움 안돼”>, <“공천 실망감에 지지층 외면…TK 빼곤 잘 안 먹혀”>로 뽑고, “4·13 총선에서 ‘박근혜 마케팅’은 현재까지 실종 수준”이라 진단했다. “‘박근혜 마케팅’은 새누리당 선거전의 상수(常數)”였으나 현재 “서울 지역 새누리당 후보 47명의 선거 공보물을 확인한 결과 박 대통령의 이름을 제목으로 뽑거나 사진을 전면에 배치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으며 “부산 지역 후보 18명 중 공보물에 박 대통령을 언급한 후보는 3명뿐”이었다는 것이다. “대형 현수막에서도 박 대통령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중앙일보는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을 인용해 “박근혜 마케팅은 지역주의 표심을 자극하는 전략이었”으며 이제는 “효력이 사라진 것”이라 지적했다. 다른 여타 일간지들이 박근혜 마케팅이 현존하고 있음을 강조한것과는 정 반대의 주장을 펼친 셈이다.

 

2. 국민의당 후보 피습에 근거 없이 더민주 끌어들이는 동아
동아일보는 인천 남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가 5일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떠밀려 부상을 입은 것을 6개 일간지 중 유일하게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동아일보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후보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국민의당 측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는 한편, 사설에서도 이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먼저 <국민의당 후보 잇단 피습-폭행피해 논란>(4/6, 14면, https://me2.do/5U8uuf9l)에서는 안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의 “이번 총선에서 처음 발생한 후보 ‘피습’”이라는 주장을 소개하고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의 브리핑을 인용해 “서울 강북을 조구성 후보가 전날 오후 7시경 서울 강북구 미아동 삼양 사거리 유세 중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후보 측 4, 5명에게 둘러싸여 두 차례 허리가 꺾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음을 보도했다.


이어 <사설/후보 폭행…부동층 증가…소음 신고…‘정치 혐오’ 커졌다>(4/6, https://me2.do/xHqGG7XG)에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민주당 측은 강북을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측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면서도 “수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으나 사실이라면 더민주당은 당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지적한데로 이 사건은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문제의 남성이 더민주 지지자라는 증거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동아일보는 더민주가 대발 방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에 바로 연이어 “여성인 안 후보를 폭행한 범인도 밝혀내야 할 것”, “어떤 이유에서든 국회의원 후보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정치적 자유의 침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테러’를 자행했는지 반드시 규명돼야 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마치 더민주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기라도 한 밀어붙이는 이런 보도태도는 흑색선전에 가깝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게재된 보도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