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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친박신당’, 엇갈린 방송사들의 시선
등록 2019.06.19 10:46
조회 489

지난 15일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대한애국당 집회에 참석하여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겠다고 공표하는 동시에, 친박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탈당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대한애국당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홍문종 의원을 공동대표로 추인했습니다.

 

한편, 이 시기 대한애국당이 지난 10일 광화문 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하면서, 16일 새벽 1시 열렸던 20세 이하 남자 월드컵 결승전 거리응원이 무산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KBS <뉴스줌인/광장은 빼앗겨도 응원은 계속된다>(6/14 박경호 기자)에 따르면, 축구협회나 서울시 모두 광화문 거리 응원을 취소한 이유가 대한애국당 천막 때문이라고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축구협회가 서울시청에 보낸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 취소 공문에서 “현재 설치된 구조물 등을 고려해볼 때 안전문제 때문에 취소”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구조물은 대한애국당 천막뿐이다, 정부수립 100주년 기념탑은 연말까지 상시 설치된 거고, 세월호 기억 공간은 허가받은 시설”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런 정황을 봤을 때, 대한애국당 천막이 응원 취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대한애국당은 “애국당의 천막은 이순신 동상 뒤에 있고 응원은 광화문 앞이라 이삼백 미터 여유가 있어 상관이 없다, 만약 응원을 이유로 철거를 요구했다면, 철거는 안 하더라도 응원에 협조했을 것”이라 항변했습니다.

 

 

타사는 ‘홍문종 탈당’에 초점, TV조선은 ‘친박신당 영향력’

이렇듯 최근 대두됐던 대한애국당 관련 소식을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14일부터 17일까지, 단연 이목을 끈 것은 홍문종 의원의 탈당 선언이었습니다. SBS‧채널A를 제외한 방송사들이 모두 관련 보도를 냈습니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시각을 내놓은 방송사가 있습니다. TV조선입니다. TV조선은 2건의 기사를 통해 ‘친박신당의 의미’, ‘친박신당이 총선에 미칠 파급력’을 집중적으로 부각했습니다. 다른 방송사들이 홍문종 의원이 자유한국당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 대조적입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거리 응원 무산

1

1

1

1.5

0

1

0

0

홍문종 탈당

1

2.5

0

2

2

0

2

6

총 보도량

2

3.5

1

3.5

2

1

2

6

△ 6/14~6/17 방송사별 대한애국당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0.5건은 단신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탈당 선언…신공화당 창당>(6/15 홍혜영 기자)의 이상목 앵커는 홍문종 의원이 자유한국당 탈당 후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다면서 “대한애국당과 태극기 세력이 참여할 예정인데 내년 총선에 변수가 될지 관심”이라고 짚었습니다. 홍혜영 기자는 홍문종 의원의 ‘신공화당 창당’ 선언,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교감” 등을 전했고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물갈이론에 대한 선제 행동이라고 해석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암시한 내년 총선 ‘물갈이론’에 대한 ‘친박계’의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을 ‘일각’의 시선으로 한정한 겁니다.

 

이어진 TV조선 <'박근혜 신당'에 세 모일까?>(6/15 류병수 기자)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은 ‘친박신당 창당’을 자세히 다루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 반영 여부, ‘친박 신당 시나리오’의 과정, 총선에의 영향력을 논했습니다. 이상목 앵커는 “내년 총선을 한 10개월 정도 앞두고 친박계의 이 신당 창당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친박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묘사했고 류병수 기자는 홍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교감이나 의견 교환 없이 한국당을 탈당하거나 새 정당을 창당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면서, 지난 17일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 격”인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접견하고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당명도 TV조선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이상목 앵커는 “신공화당 박정희 대통령의 공화당을 연상케 하는데, 이 당명에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물었고 류병수 기자는 “친박 신당 시나리오는 지난 10월부터 진행”, “이 과정에서 ‘공화’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는 박 전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 “자유공화당, 애국공화당의 명칭이 계속 거론되다가 최근에서야 신공화당으로 당명을 정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친박 신당’의 시나리오와 당명의 의미를 이렇게 상세하게 파고든 방송사는 TV조선뿐입니다.

 

총선에의 영향도 TV조선은 상당히 클 것으로 봤습니다. “실제로는 (탈당이) 거론되는 의원들은 대부분 탈당을 좀 부인하고 있는 상황”, “눈에 띄는 (탈당)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면서도 “총선 공천이 시작되면 낙천자들이 신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4월 창원 성산 재보선에서 봤듯이 애국당의 표 잠식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 “(18대 총선에서) 총 14석을 얻은 친박 연대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앵커는 보도 말미에 “드디어 정치판이 요동칠 것 같”다고 예견했습니다.

 

 

‘총선용 친박신당의 한계’ 지적한 JTBC․YTN․MBC, TV조선과 대조적

이렇게 ‘친박신당’을 집중 조명하면서 총선에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TV조선과 달리 JTBC․YTN․MBC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이런 차이를 감안하면 TV조선이 ‘친박신당’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JTBC <비하인드 뉴스/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6/15 이성대 기자)에서 김필규 앵커가 4선 중진의 현역 의원인 홍문종 의원이 “1석의 군소정당(대한애국당)으로 옮긴다는 것, 이것은 좀 이례적인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성대 기자는 “어떻게 보면 이례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또 다르게 생각을 해보면 지극히 전략적인 행보”라 답했습니다. “(홍문종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에서 공천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그것을 판단하고 움직였다”는 분석도 소개했습니다. 또한 “예전부터 지역에선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접었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마 애국당에 가서도 지역구 출마보다 비례를 노리는 거 같다”는 김민철 민주당 의정부을 지역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했습니다.

 

김필규 앵커는 “정치권에서는 홍문종 의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다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죠?”라고 요약했는데요. 이는 ‘내년 총선 물갈이론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일각의 시선’으로 처리했던 TV조선과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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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종 의원의 탈당 움직임을 전략적 행보라고 분석한 JTBC(6/15)

 

YTN <국회 정상화 고비…친박 홍문종 탈당 선언>(6/15 대담)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친박신당 창당에 “다음 총선에서 공천에서 자신들이(친박이) 배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부분이 위기감으로 발동”,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지만, 총선 때만 되면 개인정치를 하는 것”, “(홍문종 의원이) 본인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 등 비판을 가했습니다. YTN <한국당 떠나는 홍문종…보수 재편 시동?>(6/17 우철희 기자)의 경우 홍문종 의원의 탈당에 대한 자유한국당 내부의 비판을 전하면서 “과거 친박연대와 달리 유력 대선 주자나 강력한 정치적 리더 그룹이 없다는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MBC <정치적 참견시점/2008년 친박연대의 추억>(6/17 박영회 기자)도 비슷한 취지의 보도를 했습니다.

 

 

TV조선․MBN․YTN 제외하고 광화문 거리 응원 무산 소식 전해

‘친박신당’에 큰 비중을 둔 TV조선은 대한애국당 천막으로 인한 거리 응원 무산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뿐 아니라 MBN과 YTN도 이 소식을 기사화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5개사는 모두 별도의 리포트를 냈습니다.

 

특히 JTBC는 <강제철거 미루는 새…‘막사’ 구축한 대한애국당>(6/15 조소희 기자)에서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내 대한애국당 천막 강제철거를 미루는 사이, 대한애국당 천막은 “대형 막사”가 되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조소희 기자는 대한애국당 천막이 “이제는 목조 기둥까지 있는 대형 막사가 돼”버렸다면서, “내부에 취사도구와 소형 발전기도 갖췄고 취침공간까지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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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철거 미뤄지며 대한애국당 천막 규모가 커졌다고 지적하는 JTBC <뉴스룸>(6/15)

 

지난 10일 대한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한 직후, 박원순 시장이 SNS를 통해 “불법으로 광장을 점거하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광화문광장에 잔류하는 대한애국당 인원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서울시가 “지난 7일 (대한애국당 측에) 세 번째 계고장”을 보냈고,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3번의 경고 조치 이후에는 강제철거”가 가능하지만, “대한애국당 측이 물리적 충돌을 유도해 정치이슈화하는 데 휘말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울시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JTBC는 지난달 15일에도 <팩트체크/광장 점거의 논리?>(5/15 오대영 기자)에서 대한애국당의 광화문광장 내 천막 설치가 불법임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오대영 기자는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허가신청서를 사용일 60일~7일 전까지 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면서, 대한애국당은 지난 5월 10일 광화문광장 일부를 기습적으로 점거하면서 “사용 최소 7일 전까지 내야 하는 신청서”도 내지 않았으며, “사후에 (신청서를) 냈지만 반려”됐다고 확인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6월 14일~1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끝>

문의 박진솔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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