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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석 씨 관련 방송3사 메인뉴스 보도에 대한 논평 (2010.10.29)
등록 2013.09.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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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정권과 ‘일심동체’ 되었나?
 
 
 
KBS가 ‘민동석’에 철저하게 침묵하고 있다.
지난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한-미 쇠고기 졸속협상을 주도했던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을 외교부 2차관으로 내정했다. 이어 27일에는 경기도가 민 씨의 저서를 구입‧홍보해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28일까지 KBS 메인뉴스에서 ‘민동석의 민’자도 찾아볼 수 없다.
민동석 씨가 중용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민 씨는 최근까지도 쇠고기 협상은 정당했고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는 주장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다. 심지어 국회 ‘쇠고기 국감’에 출석해 “쇠고기 협상은 미국의 선물”이라는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또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과 함께 MBC < PD수첩>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1심에서 패하자 재판부를 향해 “사법부가 이념에 물든 거짓 언론세력에 휘둘렸다”, “편향 판결을 하는 판사, 국민감정과 일반적 법상식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는 판사를 국회에서 탄핵 소추할 수 있도록 국민청원운동을 벌이겠다”며 이념공세를 퍼부었다. 졸속협상, 굴욕협상으로 국민의 공분을 초래하고도 자성은커녕 ‘잘못한 게 없다’며 오히려 국민과 비판언론, 사법부를 모욕한 것이다. 그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도 촛불시위를 “이념투쟁”, “정권 타도를 목적으로 한 세력의 선동”, “내란죄”, “폭동”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런 인물을 차관으로 내정하면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개인적인 불이익이 있을 수 있는데도 자기 소신을 지킨 사람에 대한 배려의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민동석의 복귀’를 통해 2008년 쇠고기 협상은 물론 MB식 불통정치가 정당했음을 거듭 강변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 앞에 두 번이나 고개를 숙였던 대통령의 사과는 ‘쇼’에 불과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민 씨의 차관 내정이 갖는 의미를 따져 묻고 시민사회에서 쏟아지는 비판여론을 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는 민 씨의 내정 사실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다. MBC와 SBS는 민 씨의 내정 사실을 보도했으나 그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무엇인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왜 ‘오기 인사’로 규정하고 반발하는지 등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
 
경기도가 민 씨의 저서를 홍보하고 나선 것은 방송3사 어디에서도 보도하지 않았다.
관료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저서를 왜 경기도가 나서서 구입을 독려하고 홍보한단 말인가? 게다가 문제의 책에서 민 씨는 촛불시위를 “이념투쟁이었고 정권 타도를 목적으로 한 세력의 선동”, “내란죄”, “폭동”으로 매도하고, 쇠고기 협상이 정당성을 거듭 주장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도는 이런 책을 홍보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내려 보냈을 뿐 아니라 ‘민동석 한미 쇠고기협상 수석대표가 생생하게 밝히는 왜곡과 선동의 광풍! 촛불 광풍에도 꿋꿋이 소신을 지닌 대한민국 공직자의 육성 진실 토로’ 등의 표현이 담긴 홍보용 전단까지 첨부했다.
공문의 내용도 황당하다. 경기도가 26일 발송한 ‘교양도서 구입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은 “10월 중 북부기우회(공무원 모임)시 특강을 해주신 외교통상부 민동석 대사의 도서가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가치관을 제고함은 물론 전 도민에게 확산될 수 있도록 관련부서에서는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과 함께 책의 제목과 가격을 명시했다고 한다. 이 정권 아래 공직자가 제고해야 할 ‘자질과 가치관’은 국민을 모독하고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민 씨는 자신의 차관 내정 소식에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과 이 정권 사람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면 잠시 몸을 낮췄다가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오기인사’로 국민의 뒤통수를 치고, 겉으로는 ‘공정’을 말하면서 부도덕한 인물들을 요직에 앉히며, ‘소통’을 내세우면서 비판세력을 탄압하는 것, 그리고 이런 권력의 불공정과 불의에 대해 언론이 침묵하는 상황이 ‘MB식 정의’인가?
이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 훼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비판다운 비판 한번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 KBS는 그야말로 ‘찍소리’ 한번 하지 않은 채 ‘MB의 입’이 되어 정권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 이 정도면 정권에 ‘부역’한 것을 넘어 국민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에 ‘일심동체’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과 함께 민주주의 퇴행에 앞장서는 KBS가 국민에게 받을 것은 수신료가 아니라 ‘역사의 심판’임을 명심하라. <끝>
 
 
2010년 10월 2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