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T&G는 언론 재갈 물리기용 기자급여 가압류 당장 취소하라
등록 2020.05.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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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보수정권과 대기업이 언론 통제를 위해 남발하던 거액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가 다시 등장해 언론의 권력비판 기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KT&G는 2월 28일 자사에 비판적 보도를 한 경향신문사, 안호기 편집국장, 강진구 기자에게 정정보도와 함께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특히 강진구 기자에게는 서울중앙지법에 급여 가압류를 신청해 제세공과금을 뺀 급여 절반을 2억원에 이를 때까지 가압류한다는 결정을 4월 13일 받아냈다.

 

1987년 공기업 한국전매공사로 설립돼 한국담배인삼공사를 거쳐 2002년 민영화된 KT&G는 연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최근 11년간 국내 30대 대기업 중 당기순이익률이 가장 높은 초우량기업에 속한다.

 

경향신문은 2019년 3월부터 8월까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과정의 수상한 회계처리 문제점을 시작으로 부정행위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결국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 내고, 검찰 통보와 임원 해임권고 등 중징계 내용을 담은 조치사전통지를 KT&G에 보냈다. 경향신문이 탐사보도로 추적한 KT&G 해외기업 인수과정의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어 경향신문이 올해 2월 26일 <KT&G ‘신약독성’ 숨기고 부당합병 강행 의혹>이라는 기사를 통해 KT&G 자회사 인수합병 과정의 부당성을 보도하자 KT&G는 바로 소송을 냈다. KT&G가 2016년 자회사 KLS(KT&G생명과학)와 영진약품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KLS가 개발한 신약물질에서 유전독성이 검출돼 영진약품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합병을 밀어붙였다는 기사였다.

 

KT&G는 이번 법적 대응을 “불공정 보도에 대한 정당한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곧장 정정보도 청구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직행하면서 취재기자에게만 2억원대 급여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난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14차례에 걸친 강진구 기자의 ‘KT&G 해외회사 인수과정 분식회계 의혹’ 기사가 금융감독원 감리에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이자 또 다른 비판 보도를 막기 위한 압박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행태는 거액의 소송과 광고철회 등을 통해 비판적인 언론사를 침묵시키려던 일부 대기업, 엄청난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남발로 언론에 재갈을 물려 진실을 숨기려던 과거 보수정권의 수법과 똑같다. KT&G의 치졸한 기자급여 가압류, 손해배상 청구는 중대한 언론자유 침해이자 자본권력을 감시 비판하는 언론의 공적 역할을 훼손하는 행위일 뿐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KT&G의 즉각적인 소송 취하와 기자급여 가압류 취소를 강력히 촉구한다. KT&G가 부당한 소송으로 비판언론 길들이기를 지속하려고 한다면 전국의 ‘깨어있는’ 시민들과 힘을 합쳐 부당한 자본권력의 언론탄압에 분연히 맞설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2020년 5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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