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언론중재법 대안 ‘배액배상제’ 조항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
등록 2021.07.30 13:46
조회 829

언론중재법 대안 ‘배액배상제’ 조항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7월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인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불리는 배액배상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16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병합 심의한 뒤 김용민 의원 안을 중심으로 이를 통합한 ‘대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번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나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시민단체, 언론현업단체, 미디어 전문가 등 의견을 청취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언론중재법 대안을 중심으로 한 의견수렴이 충분하게 됐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시민언론단체 의견수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민 위한 ‘입증책임 전환’ 필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더불어민주당 언론중재법 개정 추진에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히며 충분한 공론과정을 거쳐 제대로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취지와 내용에 걸맞게 ‘배액배상제’로 부르고, 시민 언론피해구제를 강화하는데 의미가 있기 위해선 일반 시민의 경우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보도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책임을 언론이 지도록 ‘입증책임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언련은 일정 기준 이상 정치인, 공직자, 대기업 등 권력자가 배액배상제를 활용해 언론의 정당한 비판보도를 위축시키지 못하도록 그들이 언론의 고의 중과실을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액배상제는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보도를 대상으로 하되 일반 시민의 경우는 고의·중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언론사가 지도록 하고, 정치인과 공직자, 대기업 등은 스스로 입증하도록 해 사실상 일반 시민만 배액배상제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언론중재법 대안은 배액배상제를 중심으로 보면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그동안 발의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3배 배상제보다 높은 5배 배상제로 상향하고 손해배상액 상하한선도 지정하고 있는데, 시민 언론피해구제 실효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방안인지 의문이다. 언론사와 관계에서 정보 불균등 상태에 있는 일반 시민이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보도임을 입증할 마땅한 방법은 마련되지 않은 채 5배 배상제만 신설된 게 시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묻고 싶다.

제30조의2 제2항을 보면 공직자와 대기업 등 권력자들은 언론사가 악의적인 허위조작보도를 한 경우에만 배액배상제를 적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보도와 공직자 등 권력자에게 적용될 악의적인 허위조작보도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공직자나 대기업 등은 공적 사안에 관한 언론보도인 경우 배액배상제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엄격하고 구체적인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 지금 대안대로 된다면 일반 시민에겐 배액배상제 실익이 거의 없으면서 권력집단에게 배액배상제를 악용할 길을 열어주는 결과를 낳게 된다.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 전면 수정돼야

가장 우려되는 조항은 법안 제30조의3 ‘고의·중과실의 추정’이다. 언론사 고의․ 중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합리성이 떨어지거나 추상적이다. 취재과정에서 언론보도 본질과 관련 없는 위법이 있는 경우나 언론중재법에 따른 정정보도 조정 결과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경우 배액배상제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언론중재법상 정정보도는 고의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데 배액배상제 고의․중과실 추정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고의․ 중과실 추정’ 요건은 전면적으로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해야 할 것이다.

제30조의 4 ‘구상권 청구’ 요건도 문제다. 배액배상제 소송에서 기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방안일 것인데 고의·중과실 책임이 특정 기자에게만 있거나 그 과정에서 언론사를 기망했는지 여부를 누가 판단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언론사가 이를 악용해 기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보완이 필요하다.

민언련은 이번 언론중재법 대안이 시민 언론피해구제 강화라는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권력자의 배액배상제 악용 가능성에 대한 대응 장치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배액배상제가 시민 언론피해구제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편이 되려면 여러 우려를 감안하여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그리고 국회는 배액배상제 부분을 수정 보완하여 언론중재법 대안이 권력집단의 악용을 막고 진정한 시민의 언론피해구제 강화를 위한 법안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1년 7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COMMENT_20210730_032.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