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대선 후보와 정치권의 명분 없는 ‘연합뉴스 구하기’ 개탄스럽다
등록 2021.11.18 11:08
조회 276

연합뉴스 포털 퇴출을 두고 대선 후보들이 입을 맞춘 듯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론 신뢰와 국민 권익을 추락시킨 기사형 광고에 대한 비판 없이 언론 자유와 포털 권한 통제를 구실로 억지 주장을 옹호하며, 연합뉴스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2003년 뉴스통신진흥법 제정 이후 정부 구독료 명분으로 매년 300억 원대에 달하는 공적 지원을 받고 있는 연합뉴스가 기사로 위장한 광고 2,000여 건을 10년 간 포털에 송출해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국민 기만행위다. 여러 언론·시민단체를 비롯해 국민들도 국가기간통신사로서 공적 책무에 앞장서야 할 연합뉴스가 장기간 불법행위를 해왔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그런데 대선 주자들이 너나없이 ‘연합뉴스 구명운동’을 펼치고 나섰다. ‘메이저·마이너 언론’ 발언 등 저급한 언론관을 노출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물론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까지 가세해 연합뉴스에 면죄부를 주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연합뉴스가 금전적 대가를 받고 기업을 홍보하는 광고를 기사로 속여 내보냈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 스스로 언론으로서 공적 가치를 훼손하고, 자본으로부터 독립성과 중립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포털 메인화면에 노출이 안 된다고 해서 독자들이 연합뉴스 기사를 접할 방법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연합뉴스의 공적 가치를 박탈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런 주장이야말로 포털에 기생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속셈일 뿐이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결정에 대해 ‘이중제재’, ‘자의적 판단’이라고 반발하는 연합뉴스와 일부 정치권 주장 역시 어불성설이다. 지난 8월 결정된 ‘32일 노출중단’ 제재와 재평가에 따른 이번 강등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규정에 따른 것으로 벌점 6점 이상 언론사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준이다. 연합뉴스도 뻔히 알고 있는 규정으로 대선 후보들을 포함한 일부 정치권에 기대 계속 반발하는 것은 상황모면을 위한 흑색선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심지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이번에 기사형 광고 2,000건의 25%에 해당하는 500여건에만 벌점을 부과했다.

 

비대해진 포털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당연히 필요하다. 뉴스와 콘텐츠 유통을 좌지우지하며 영향력을 키워온 포털의 뉴스시장 독점과 권력화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시급하다. 하지만 그 근거가 연합뉴스 포털 퇴출이어서는 안 된다. 과거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거대언론의 불법행위를 봐주기 심사할 때는 침묵하다가 규정대로 적용하니 ‘권한남용 방지’를 부르짖는 정치권 의도는 무엇인가.

 

대선 후보들과 정치권은 거대 뉴스통신사로서 다른 언론의 보도방향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강한 언론권력이 된 연합뉴스에 구애해 덕을 볼 요량 대신 이명박 정권 시절 폐지된 기사형 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언론개혁 법안이 번번이 좌초된 흑역사엔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유착 탓도 크다. 연합뉴스는 취재를 사유화한 자사 이기주의 보도로 이익 사수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통렬히 반성하고,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골탈태하라.

 

2021년 11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comment_20211118_043.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