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_
누가 부동산공화국 혁파의 선봉장이 될 것인가
이태경(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등록 2021.08.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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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공약은 무엇일까? 부동산 공약이 아닐까 싶다. 2014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폭등이 자산 불평등 및 소득 불평등 심화, 임대차 시장 불안에 따른 주거비용의 폭증, 소비 여력 위축, 전 사회적 지대추구 경향 확산, 저출생 심화, 연대 의식과 사회적 일체감의 형해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폐해를 양산 중이기 때문이다.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부동산 공약을 주요 공약으로 쏟아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요한 건 말이 아니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부동산공화국 혁파의 선봉장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제시하는 세 가지 기준으로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동산 공화국’을 혁파할 적임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공약이 총체성과 유기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부동산 공약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공약이 총체성과 유기성을 담보하고 있느냐다. 다른 부문도 그렇겠지만, 특히 부동산은 항공모함과도 같이 규모가 너무 큰 데다 모든 사람이 이해관계자이고, 매매시장·임대차시장·주거복지 부문 등 커버해야 할 범위가 전방위적이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허다하다. 부동산의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공화국’을 혁파하고, 모든 시민이 주거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약의 총체성 및 유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부동산 공약의 총체성과 유기성 확보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후보가 부동산 문제 해결에 관한 명확한 철학과 비전을 공표하고, 이 철학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의 구성 방안을 제시하며, 이 철학과 비전을 제도화 할 수 있는 정책 패키지를 자신 있게 제안한다면 이 후보의 공약은 총체성 및 유기성을 확보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또 하나 확인해야 할 대목이 있다. 특정 후보가 제안하는 정책 패키지 역시 총체성과 유기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이 소기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제, 공급, 금융, 임대차, 주거복지 등 전 부문을 포섭하면서도 각 정책 간 유기적인 연관성을 확보하는 정책 패키지의 존재가 아주 절실하다.

 

보유세에 대한 관점이 중요한 시금석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보유세에 대한 입장과 관점이다. 보유세만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순 없지만, 보유세 없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에 가깝기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이다. 이 불로소득을 사유화하고자 하기 때문에 투기가 일어나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시장이 불안해지는 것이다. 보유세는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의 상당 부분을 사회화하기 때문에 시장참여자 입장에선 부동산 소유 및 처분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투기 유인도 줄어든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2019년 기준으로 0.17%에 불과하다. 미국(아파트 1.61%, 일반주택 1.38%, 상업용 부동산 1.95%, 산업용 부동산 1.41%), 캐나다(0.87%), 영국(0.77%), 프랑스(0.55%), 일본(0.52%)에 아득히 미치지 못한다. 보유세가 이렇게 낮다 보니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천문학적인 부동산 불로소득이 사유화될 수 있는 것이다.

 

토지+자유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지난 13년 동안(2007~2019) 발생한 부동산 불로소득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평균 16.2% 수준이며, 2019년엔 무려 352.9조 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에서 발생한 부동산 불로소득은 2019년에 무려 105.4조 원이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다른 어떤 정책보다 보유세에 관한 공약을 살펴보라. 보유세는 보편과세이며 피할 수도 숨길 수도 없는 세금이다. 보유세를 강화하려는 후보는 ‘부동산 공화국’ 혁파의 의지가 확고한 후보이며, 보유세 강화에 미온적이면서 보유세 이외 방법을 동원하려는 후보는 ‘부동산 공화국’ 혁파 의지가 미심쩍은 후보다.

 

정책도 사람이 한다

 

정치도, 정책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하여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영원히 옳다. 부동산이라고 다를 리 없다. 각 후보 캠프에서 부동산 공약을 책임진 참모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부동산 투기와 거리가 먼 참모, 부동산 문제 해결의 확고한 의지와 출중한 역량이 있는 참모, 토건자본과 아무 연관이 없는 참모 등으로 구성된 캠프의 후보라면 신뢰할 만하다.

 

지금까지 ‘부동산 공화국’ 혁파의 선봉장 심사기준 3가지를 살펴보았다. 세 가지 기준으로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공약과 정책을 평가해보면 누가 진정으로 ‘부동산 공화국’을 혁파할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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