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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2015.10.16)
등록 2015.10.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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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의 심의규정 개정안을 반대합니다

 

 

 지난 2015년 10월 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정보에 대해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으로 심의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심의규정 조항(친고죄)을 삭제하고 제3자 신청 및 직권 심의를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일부규칙개정안>을 입안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심의규정 개정안은 기대되는 공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방심위가 행정검열 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개악안입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심의규정 개정안에 반대하며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합니다.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규정 개정이 필요하다며 내세운 근거가 모두 부실합니다.
 방심위는 “명예훼손 등 일부 권리침해 정보에 대한 심의신청 자격의 제한규정 개정을 통해 권리구제 기회를 확대하고 이용자의 권익을 제고하고자 함”이라며 심의규정 개정안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 주관의 영역으로 제3자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더불어 제3자가 심의를 신청하면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은 당사자에 피해가 갈 수 있고 당사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3자의 신청 및 직권 심의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당사자 본인이 소명하지 않은 인격권 침해에 대해 수사권도 없는 방심위가 사실 여부를 판단하고 비방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은 오히려 방심위에게 위법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방심위는 상위법인 정보통신망법과의 조화를 위해 심의규정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200인 이상의 법률가가 현행 심의규정이 상위법과 충돌되지 않고 오히려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방심위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개정안이라고도 주장했지만,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현행 규정에서 대리인을 넓게 해석하는 방식으로 현행 규정으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치가 가능합니다. 더불어 성행위 동영상과 몰카 동영상 피해자의 경우 권리침해정보가 아닌 불법 정보로 처리하는 방법을 통해 역시 현행 규정으로 조치가 가능합니다.

 

 2. 심의규정 개정안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제3자가 다른 사람의 글을 신고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고위공직자, 연예인, 종교지도자, 기업가 등 정치‧경제적 권력 계층을 자발적으로 지지 비호하는 세력이나 유관 기관 등이 신고하는 경우로 한정될 것입니다. 정치‧경제 권력층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자유롭게 보장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치‧경제 권력층을 비판한 표현들에 대한 심의요청이 폭증할 것이고 방심위의 직권 심의까지 가능해집니다. 사실상 방심위는 권력층에 대한 비판글을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심각한 ‘표현의 자유’ 침해 입니다.

 박효종 위원장은 “공인의 명예훼손성 게시글에 대해서는 법원의 유죄 판단 전에는 제3자의 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이를 전체 회의 의결을 통해 관철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 심의규정 개정안에서는 명문화되지 않은 사항입니다. 또한 공인의 범위가 매우 모호합니다. 고위공직자의 친지나 측근, 종교인, 유명 법조인, 연예인, 의료인 등도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들을 공인으로 분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방심위는 현행 규정대로 하면 발생하지 않을 문제를 굳이 만들어 논란을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3.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심의규정 개정안을 철회해야 합니다.
 박효종 위원장 시민사회와의 면담에서 이번 개정안을 “절대로 강행 추진 않겠다, 사회적 합의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쏟아진 반박과 비판에 대한 답변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사회단체, 1000명이 넘는 네티즌, 200인의 법률가, 방심위 직원들, 야당 국회의원들까지 반대 의사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없이 입안 예고 등 강행 절차를 밟고 있는 방심위는 사회적 합의를 할 의향이 없어 보입니다.


 이번 심의규정 개정안으로 방심위는 인터넷상의 정치적 검열기관이 되어가는 모양새가 되었고, 많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방심위는 강행 중인 심의규정 개정안을 철회하고 합리적인 심의규정 확립을 위해 시민사회와 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끝>

 

 

2015년 10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