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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성명] 일말의 양심과 상식도 없는 것인가?
등록 2014.06.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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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양심과 상식도 없는 것인가?



또 다시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하기 힘든 징계 결과가 나왔다. 사측은 어제 인사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7일 ‘유가족 폄훼 보도’ 기사를 입사 동기들의 ‘SNS 채팅방’에 올려 의견을 물었다는 이유로 보도국 신 모 기자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어느 대목에서 징계 사유를 찾아야 할지 참으로 당혹스럽고 어이없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당시 보도는 ‘유가족의 조급증이 민간 잠수사의 사망을 불렀다’는 그 의도와 내용의 폭력성은 물론, 사실 관계에 있어서도 오류투성인 최악의 보도 참사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동의 아래 시민단체들이 검찰에 고발했을 정도로 논란과 파문을 일으킨 문제적 보도였다. 하지만 본말이 뒤바뀌었다. 사측은 ‘달’을 보지 않고 가리키는 ‘손’을 문제삼는 오류를 저지른 것이다. 그 ‘달’이 얼마나 추악하고 잘못됐는지 먼저 살피는 것이 순리이다. 


사측은 징계의 근거로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업규칙 5조를 들고 있다. ‘출고되지 않은 기사’가 ‘업무상 비밀’인지도 따져볼 일이지만, ‘타국실’이 ‘외부’인지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신 기자는 당시 입사동기들이 모여 있는 ‘SNS 채팅방’에 해당 기사를 올려 의견을 물었다. 전화로 할 수도 있고, 직접 모여서 할 수도 있는 대화의 한 형태일 뿐이다. 앞으로 MBC 구성원들의 내부 토의까지 모조리 징계할 작정인가? 


보도국 수뇌부, “아무리 봐도 유가족 모욕 폄훼 아니다”


더 가관인 것은 하나 둘 민낯을 드러내는 보도국 수뇌부의 저열한 인식이다. 보도국 오정환 취재센터장은 ‘박상후 전국부장의 보도를 아무리 읽어도 유족 모욕이 아닌데 답답하다’고 사내 게시판에 적었다. 또, ‘국민들은 그 보도를 보고도 분노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편견과 아집에 빠져 이제는 정말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아무리’라는 단어에서는 연민과 처연함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보도참사’의 당사자인 박상후 전국부장은 이번 징계와 관련해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야 조직의 기강이 선다’며 적반하장의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수도 있었고 문제도 있었지만, 세월호 사건 내내 MBC 구성원들은 직종을 떠나, 경력과 공채 여부를 떠나 분투했다. 그러나, ‘노력했다’는 자평마저 민망하게 재를 뿌린 것이 바로 박상후 부장의 ‘유가족 폄훼 보도’였다. 이런 ‘불량품’을 MBC와 동일시하지 말아달라는 충정과 양심을 징계한다면, 이는 ‘불량품’을 비호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구성원들의 양심에 대한 사측의 폭거에 대해 수차례 경고하고 또 경고해 왔다. ‘보도참사’의 장본인 박상후 부장은 ‘한쪽이 완전히 궤멸될 때까지 붙어볼 용기는 없냐’며 파업 유도의 검은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역겨운 비아냥이다. 지금 징계를 받아야 하는 건 MBC의 품격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박상후 부장이지 이를 비판하는 내부 구성원들이 아니다. 


2014년 6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