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대우조선 호화접대 의혹’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사의 표명에 대한 논평(2016.08.29)
등록 2016.08.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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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구하기 무리수 중단과 송희영 법적 처분 촉구한다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조선일보의 친(親)대우조선 성향 사설로 지목한

<대우조선이 간부후보로 고졸 뽑는다는 반가운 소식> (2011/10/13) 중 일부.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송 주필은 현재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억 원 상당의 초호화 유럽여행을 제공 받고, 그 댓가로 호의적 기사를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앞서 송 주필은 경영기획실을 통해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지만 취재 차원의 초청에 따른 출장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당시 여행일정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 영국 런던 등 세계적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었으며,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항공권 일등석까지 제공됐다. 이는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와 관련한 취재 차원의 방문이었다는 송 주필 측 주장과는 철저히 배치되는 일정이다. 공정성과 독립성, 언론의 자유를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해야 할 언론인이 이처럼 기업으로부터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면, 언론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현 시점에 조선일보 주필의 비리를 실명을 언급해가며 폭로한 청와대의 의도도 단순히 부패 언론인 문제를 고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간 송 주필이 몸담았던 조선일보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혐의에 대한 의혹제기에 앞장서왔음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폭로는 청와대가 송 주필의 비리를 빌미로 ‘우병우 수석 구하기’에 나섰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송 주필의 향응 의혹과는 별개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은 철저히 수사되어야 마땅하다.


송 주필의 향응 의혹은 일차적으로 언론인의 윤리규범 위반이라는 측면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말이 ‘향응’이지 보도된 대로 2억 원 상당의 액수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윤리차원을 넘어선 뇌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조사 결과 이 같은 호화 접대가 사실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송 주필 개인은 단순 사의가 아닌 법적인 처분을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사실상 방조한 조선일보도 응당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이 같은 접대가 개인적인 뇌물수수의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봐주기 보도로 이어진 것이 사실일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년 전의 사건을 이 시점에서 발표한 김진태 의원도 이러한 사실을 언제, 누구로부터 인지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이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송 주필에 대한 의혹제기 및 진상규명이 우병우 수석의 비리혐의 수사나 이후 예정된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 등의 주요 이슈를 ‘물타기’하는데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청와대는 현재와 같은 무리수가 계속될수록 국민의 의혹과 불신이 깊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깨닫기 바란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