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진짜 사나이> 이외수 강연분 통째 편집 결정에 대한 논평 (2013.11.22)
등록 2013.11.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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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한 마디에 예능 프로까지 난도질이라니!

 

 

오늘(21일) MBC가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이외수 작가의 강연 부분을 통째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수 작가가 과거에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트윗을 올렸다는 이유로 방송 중지를 요청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압력에 MBC가 굴복한 결과다. 정치권의 제작‧편집권 침해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공영방송 MBC가 보수 정치인들의 몇 마디에 꼬리를 흔들며 호응하는 꼬락서니는 참담하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MB정권 시절 김재철 전 사장의 충견 노릇으로 ‘MB씨의 MBC’라는 치욕스러운 별명을 얻은 바 있는 MBC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보도에서는 공정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날마다 찬양하느라 바빴다. 지난 5월 취임한 김종국 사장은 10월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대놓고 MBC노조에게 언론노조 탈퇴를 종용했고, 방송사의 공영성․공정성 확보는 외면한 채 중간광고를 허용해 달라는 건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충견이 아니라 광견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MBC는 급기야 시사‧보도 프로그램도 모자라 예능 프로그램까지 물어뜯었다.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면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가는 새누리당의 몰지각한 ‘종북 프레임’을 그대로 좇아 <진짜 사나이>를 ‘통편집’한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마디에 예능 프로그램까지 난도질하는 무참한 자해의 양상이다. 과거 박정희와 전두환의 독재시대에 벌어졌던 일, 곧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겁을 먹고 방송국이 자신의 프로그램에 난도질하는 참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MBC는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방송을 뜯어고치는 추잡하고 비열한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 통편집한 이외수 작가 출연분을 원본대로 방송하라. 광기어린 권력의 한 마디에 꼬리를 흔들며 예능 프로그램까지 재갈을 물리는 MBC 경영진의 반민주적 행태를 국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의 치졸한 앞잡이 놀음에 날 새우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당신들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끝>

 

 

2013년 11월 22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