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민경욱 대변인 ‘계란라면 발언’ 보도 매체 징계에 대한 논평(2014.5.9)
등록 2014.05.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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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출입기자단 해체하라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민경욱 대변인의 ‘계란라면’ 발언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오마이뉴스>와 <경향신문> 등 4개 매체 기자들에게 ‘63일 출입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문제가 된 민 대변인의 ‘계란라면’ 발언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진도체육관에 내려가 응급 치료가 이뤄지던 탁자에서 의약품을 치우고 컵라면을 먹어 논란이 된 사건을 언급하며 나온 말이다. 민 대변인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라면에 계란을 넣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끓여서 먹은 것도 아니다. 쭈그려 앉아서 먹은 건데 팔걸이의자 때문에, 또 그게 사진 찍히고 국민 정서상 문제가 돼서 그런 것”이라며 서 장관의 행동을 감쌌다. 

 

민 대변인의 ‘계란발언’은 세월호 참사를 두고, 왜 국민들이 정부에 분노하고 있는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불통정부’의 민낯이다. 또 국민들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는 모습이라기보다 ‘국민 정서가 문제’라며 ‘국민 탓’하기 바쁜 청와대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발언이다. 이런 발언은 국민들에게 알려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민 대변인이 이 말을 하기에 앞서 ‘보도하지 말라’고 언급했다며 이에 순응하지 않고 보도한 <오마이뉴스> 등에 징계를 내렸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역할이 무엇인가?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만 그대로 전달해주는 또 하나의 확성기일 뿐인가?

 

문제는 명확하다. ‘계란발언을 보도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계란발언’ 자체가 문제다. 또한 비보도 요청에 순응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나 개인의 안전과 전혀 상관없는 사안에 ‘비보도’와 ‘엠바고’를 남발하는 청와대와 이에 문제제기 없이 순응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행태가 문제다.

권력기관이 요청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안을 보도하지 않는 것은 기자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청와대의 ‘비공식 홍보 담당관’ 역할을 자처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해체하라.<끝>  

 

 

2014년 5월 9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