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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09.12.4)
등록 2013.09.23 16:44
조회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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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철도파업 “잠정중단”…조중동 “법과 원칙의 승리” “책임 철저히 물어야”
2. 한상률 ‘학동마을’ 구입 직접 지시…<한겨레><경향> “한 전 청장 즉각 소환 조사” 촉구
 
 
 
조중동, 노동자 권리 빼앗고 “법과 원칙의 승리”
 
 

1. 철도파업 “잠정 중단”…조중동 “법과 원칙의 승리·책임 철저히 물어야”
   <조선> “파업동참 인력 없이 열차운행 가능, 방만 실태 증명한 것”
   <중앙> “정부·시민이 ‘파업병’ 고친 것”
   <동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겨레> “파업할 수 없는 나라=국민의 자유가 위태로운 나라”

3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은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철도노조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과 인력감축 문제 등을 두고 코레일 사측과 협상을 벌여 오다가 지난 달 24일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하자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었다.
 
그러나 정부와 사측은 법에 따라 진행된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몰면서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고 조중동 등 언론들도 ‘노조 때려잡기’에 앞장서면서 철도노조를 궁지로 몰았다.
 
결국 철도노조가 ‘파업 중단’을 선언하자 4일 조중동은 ‘정부와 사측의 원칙적 대응이 승리했다’며 추켜세웠다. 나아가 ‘불법파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끝까지 정부와 사측의 강경 대응을 부추겼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파업인력이 빠져도 열차운행이 가능했다’며 코레일의 방만구조가 증명됐다는 주장도 폈다.
 
<철도파업 8일만에 ‘백기 투항’> (조선, 1면)
<12월 총파업 등 ‘민노총 투쟁동력’ 약해질 듯> (조선, 3면)
<투쟁적 노동운동, ‘법과 원칙’ 앞에 더 이상 안 통했다> (조선, 3면)
<파업으로 증명된 방만경영> (조선, 3면)
<“철도파업 일주일만 계속됐어도 공장 멈췄을텐데…” 연탄업계 안도의 한숨> (조선, 12면)
<철도노조에 파업 손해도 철저히 배상시켜야> (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와 이어진 3면 <12월 총파업 등 ‘민노총 투쟁동력’ 약해질 듯>에서 철도노조가 “사실상 ‘백기 투항’을 한 것”이라며 “‘법과 원칙’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또 “철도노조의 ‘백기투항’은 민노총의 투쟁동력 쇠퇴를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3면 <투쟁적 노동운동, ‘법과 원칙’ 앞에 더 이상 안 통했다>에서도 “노조가 법과 원칙에 손을 들었고, 파업을 무기로 사측을 압박해 양보를 끌어내던 민주노총 방식의 ‘투쟁적 노동운동’이 전혀 먹히지 않은 사실상의 첫번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코레일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과 ‘냉담한 국민여론’, ‘기관사 파업전선 이탈’로 파업이 ‘빈손’으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같은 면 <파업으로 증명된 방만경영>에서는 “이번 철도노조 파업 사태는 누적적자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코레일의 ‘방만 경영’의 실체를 역설적으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즉 코레일이 평소보다 1만명 적은 인력으로 파업 8일 동안을 버텼다며 “과잉 인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논리를 폈다. 파업 기간 중 ‘대체인력으로 열차를 운행하는 데 따른 가고 위험’을 부각하더니 파업이 끝나자 ‘1만명이 없어도 열차는 운행됐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 조선일보 3면 기사
 
 
12면에서는 파업으로 무연탄 공급이 어려워진 연탄공장이 “철도노조 파업 철회 소식을 듣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업으로) 당장 서민들의 따뜻한 겨울이 위협받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며 파업이 서민을 괴롭히는 것으로 묘사했다.
 
사설에서는 그동안 “임기 2~3년인 공기업 경영진이 당장의 말썽을 어떻게든 모면하고 보자는 식으로 무르게 대응하는 바람에 노조의 ‘파업병(病)’을 고질병으로 만들었”으나 “이번엔 코레일과 정부가 단호하고도 원칙에 입각해 대처”했다며 코레일과 정부를 추켜세웠다.
이어 3면 기사에서 폈던 논리를 거듭 반복했다. 사설은 “이번 철도 파업은 코레일이 그간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돼 왔는가를 보여준 계기”라면서 “코레일측은 단체협상에서 2012년까지 5000명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노조는 되레 2000명을 새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적적자가 2조4천억 원이나 되는 코레일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 지는 이번 파업으로 확실해졌다”는 주장을 폈다. 즉 근무인력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는 정부의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를 밀어붙이라는 주문이다.
나아가 사설은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이 80억원이고 산업계 손실이 6000억원이 넘는다”며 “이번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확실히 관철”시켜야 한다고 손배소를 통한 ‘노조 옥죄기’도 주문했다.

중앙일보도 정부와 사측이 ‘법과 원칙’을 지켰다면서 정부의 ‘공기업 개혁’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반색했다. ‘파업 피해’를 부각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파업으로 열차 멈춘 그날 어느 고교생 꿈도 멈췄다> (중앙, 1면)
<철도노조 8일 만에 백기…시민은 참아줬고 정부는 원칙 지켰다> (중앙, 3면)
< MB정부 공기업 개혁 속도 낸다> (중앙, 3면)
<법과 원칙의 중요성 일깨운 철도파업> (중앙, 사설)


1면에서 중앙일보는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철도파업으로 대학진학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몰렸다”며 열차 지연으로 서울대 입학 면접시험에 늦어 면접 기회를 놓친 이야기를 부각했다.
 
3면 <철도노조 8일 만에 백기…시민은 참아줬고 정부는 원칙 지켰다>에서는 “철도노조의 파업철회는 시민과 정부에 대한 사실상 백기투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원칙에서 벗어난 협상을 하거나 당근책을 내놓지 않았”고,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했다”며 “시민과 정부가 2인3각 경기를 하듯 한뜻으로” 움직여서 “고질적인 파업병”을 고치려 했다고 자평했다. ‘정부와 시민’을 묶고 철도노조를 ‘공공의 적’인 양 몰아간 것이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노조가 빈손으로 철도 파업을 끝내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선진화는 탄력을 받게 됐다”며 반겼다. 기사는 “역대 정부에서 공기업을 개혁하려 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닥쳐 번번이 좌절됐던 기억”이 있다며 “역설적으로 철도노조 파업이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전기가 될 듯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번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을 통해 공기업 간부들이 “개혁마인드”를 갖게 될 것이고 “불합리한 단체협약 개선도 잇따를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에서는 “국민의 발을 볼모로 강행된 명분 없는 파업이 대규모 피해나 불상사 없이 끝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이는 사측과 정부가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고 끝까지 법과 원칙을 지킨 결과”라고 거듭 추켜세웠다.
이어 “이번 파업은 공기업선진화 방침에 대한 정면도전이었다는 점에서 정부는 앞으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제2, 제3의 철도노조가 등장할 수 없도록 공공부문 노조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공기업 선진화’ 반대 움직임에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원칙대응-여론악화에 손들어> (동아, 1면)
<국민에게 외면받은 불법파업…노동계 투쟁확대에 제동 걸려> (동아, 3면)
<“파업 손해 81억…지도부 등 189명 징계 착수”> (동아, 3면)
<철도노조, ‘원칙지킨 힘’ 에 손들었다> (동아, 사설)
 
동아일보도 1면에서 파업 중단 소식을 전하며 “법과 원칙을 내세운 정부 압박과 좋지 않은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정부 대응을 추켜세웠다.
 
3면 <국민에게 외면받은 불법파업…노동계 투쟁확대에 제동 걸려>에서도 “처음부터 일관되게 법과 원칙을 강조한 정부와 사측의 강경한 태도”와 “노조가 파업 명분으로 밝힌 내용들도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멀어 정치투쟁이란 지적”으로 결국 노조가 파업을 접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철도노조의 파업이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향후 다른 공기업노조 등 노동계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에서는 “허준영 사장 등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경영진과 정부는 이번 노조의 집단행동에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고 거듭 추켜세우며 “정부가 쌍용자동차 파업에 이어 철도노조 파업에서도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은 것은 우리 사회 일각의 잘못된 노동운동 관행을 바로잡는 중요한 전기(轉機)가 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노동 정책에 힘을 실었다.
나아가 “파업이 끝났다고 해서 이미 저질러진 불법과 탈법을 ‘없던 일’로 하고 대략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무관용(無寬容) 원칙”을 주문했다. 또 “철도노조의 행태가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일본처럼 코레일을 민영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폈다.

반면, 한겨레신문 정부와 사측의 강경 대응을 비판하며 노조와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철도노조, 파업 철회> (한겨레, 1면)
<정부·회사 전방위 압박…노조 “숨 돌리자” 현실 선택> (한겨레, 3면)
<노조원들 차분…“시점 적절”> (한겨레, 3면)
<청 ‘이대통령 승리자처럼 비칠까’ 언급 자제> (한겨레, 3면)
<“공공부문 단협 일방해지는 신종 노조탄압 수단”> (한겨레, 5면)
<새뮤얼 곰퍼스의 명언> (한겨레, 30면)
<철도파업 철회 계기로 사쪽도 대화 나서야> (한겨레, 사설)
 
3면 <정부·회사 전방위 압박…노조 “숨 돌리자” 현실 선택>에서는 철도노조 파업 철회에 대해 “회사와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서 일단 숨을 돌리자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철도노조 파업은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에 맞선 상징적 투쟁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 철회는 정부의 공세 강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5면에서는 “정부가 공공부문의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신종 노조탄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가 밝힌 “단체협약 해지 통보→노사 합의사항 무효화→노사관계 부정→노조파업→불법탄압 규정→노조탄압”으로 이어지는 노동탄압 현실을 지적했다.
 
30면 칼럼 <새뮤얼 곰퍼스의 명언> (윤진호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은 이번 파업을 통해 본 이명박 정부의 노동 정책을 날카롭게 따졌다. 또 “파업이 없는 나라를 내게 알려주십시오. 그러면 자유가 없는 나라를 보여드리겠습니다.”는 새뮤얼 곰퍼스의 말을 인용해 노동3권의 무력화가 곧 국민 기본권의 침해임을 설명했다.
칼럼은 이번 사태의 특징이 ‘노사분규의 실마리를 정부가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 ‘정부가 공권력에 의존한 강경대응만 고집할 뿐 대화를 통한 해결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이 모든 사태가 결국 대통령의 반노동적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 대응의 문제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노동3권의 보장은 노동자나 노조만을 위해서가 아니며 이것이 침해되고 파업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나라는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마저 위태로운 나라”라고 경고했다.
 
사설에서는 “정부나 사쪽의 태도로 볼 때 사태가 원만하게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정부와 사쪽은 처음부터 노조에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자신의 강경대응에 따른 철도노조의 후퇴를 ‘강압적 노동정책’의 성공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노조의 굴복을 목표로 한 정책이 이어지면 머잖아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제라도 회사 쪽은 노조와 적극 대화에 나서고 정부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향신문도 강경대응으로 일관한 정부와 사측을 비판했다.
 
<철도노조 8일만에 파업 철회> (경향, 1면)
<정부·사측 고강도 압박에 막혀 ‘일단 후퇴’> (경향, 3면)
<노조 권한 약화 노려 ‘단협 뜯어고치기’> (경향, 3면)
<“대통령의 불법 매도에 당혹·분노 느껴”> (경향, 3면)
<공기업 노조 때려잡기식 안돼> (경향, 4면)
<진짜 선진화의 원칙> (경향, 31면)
 
3면 <정부·사측 고강도 압박에 막혀 ‘일단 후퇴’>에서는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는 정부와 사측의 고강도 압박에 대화 문이 막히면서 노조가 물러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타 공공부문 사업장의 쟁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철도노조의 파업 중단을 ‘승리’로 판단한 정부가 이들 노조에 대해 더욱 강경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우려했다.
 
<노조 권한 약화 노려 ‘단협 뜯어고치기�>에서는 “철도노조가 파업 철회를 선언했지만 공공기관들이 해지한 단체협약(단협)은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측의 단협 개정안에는 노조 활동을 무력화하는 ‘독소조항’이 많아 추후 노사 협상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강경 대응은 노조 무력화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겨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대통령의 불법 매도에 당혹·분노 느껴”란 제목으로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다뤘다.
 
4면에서는 “한나라당에서 철도노조 등 공기업 노조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법과 ‘공기업 선진화’를 앞세운 정부의 ‘노조 몰아붙이기’가 오히려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라고 설명했다.
 
 
 
2. 한상률 ‘학동마을’ 구입 직접 지시…<한겨레><경향> “한 전 청장 즉각 소환 조사” 촉구
조중동 추가 보도 없어
 
한상률 전 국세청 청장이 ‘학동마을’ 그림 매입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림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 최근 소환된 국세청 직원 장 모 씨가 “한 전 청장의 지시로 ‘학동마을’을 매입했고, 이를 한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장 씨는 검찰에서 한 전 청장이 매입 비용도 부담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은 한상률 씨가 차장 시절인 2007년 ‘학동마을’을 선물했다고 폭로했으나 한 씨는 ‘그림을 본 적도 없다’고 발뺌했었다. 이어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올해 3월 한 씨는 미국으로 도피했고 검찰은 그의 수사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 이 때문에 ‘박연차 게이트’로 확대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주도한 한 씨의 비리를 덮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한편 최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은 ‘한 씨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정기적으로 보도했다’, ‘정권 실세에게 연입 로비를 했다’는 등의 내용을 폭로하기도 했다.
 
4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검찰이 ‘정치적인 이유’로 한 전 청장에 대한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한 전 청장을 즉각 소환하고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반면, 앞서 3일 관련 내용을 간단하게 언급했던 조중동은 이날 추가 보도를 전혀 내보내지 않았다.
 
<한상률 거짓말 들통나도 검찰 ‘강제귀국’ 머뭇> (한겨레, 6면)
<‘불난집’ 국세청 백용호는 ‘모르쇠’> (한겨레, 6면)
<‘정치검찰’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6면 <한상률 거짓말 들통나도 검찰 ‘강제귀국’ 머뭇>에서 “안 국장이 제기한 ‘한 전 청장의 연임로비 의혹’ 등은 그를 직접 조사해야 실체를 밝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태 진행된 과정을 보면 진실이 제대로 규명될지 불투명하다”면서 “한 전 청장 쪽 해명이 의문투성이”이고 “검찰의 수사 의지도 의심받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국세청 내부의 잡음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는 가운데, 정작 백용호 국세청장은 이번 논란과 ‘거리두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자신이 청장으로 취임하기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이 발단이 됐다고는 해도, 논란의 주무대인 국세청을 이끄는 현직 수장이 무작정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는 지적을 전했다.
이어 지난 9월 20일 이현동 차장과 <월간조선> 편집진이 만난자리에선 “ ‘안 국장이 백 청장 관련 정보도 갖고 있다는 소문이 있고, 이를 이 차장도 알고 있다’는 내용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백 청장이 “과거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한다면, 되레 조직 운영에 짐이 될 수 있으므로 이제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전직 국세청 국장급 출신의 한 인사의 지적을 전했다.
 
 

▲ 한겨레신문 사설
 
 
사설에서는 검찰이 11개월 만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학동마을’ 그림을 측근을 통해 구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언급하면서 “전형적인 뒷북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검찰의 태도를 보면 의도적으로 늑장수사를 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면서 “검찰은 그림을 받았다는 쪽이 그림 상납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한 씨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전혀 수사할 뜻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이 최근에야 관련자 소환 조사를 통해 한 씨가 그림 구입을 직접 지시한 사실을 파악한 것은 검찰의 정치성을 드러내는 증거로밖에 볼 수 없다”며 “검찰이 애초 의지만 있었다면 한 씨의 그림 구입 지시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한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하기 바로 직전에 출국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에도 정권 차원에서 한 씨의 비리를 봐주는 대신 박연차 게이트의 전모를 알고 있는 그를 ‘기획출국’시켰다는 얘기가 무성했다”며 “그런데도 한 씨는 뉴욕에서 기자회견까지 하며 당분간 귀국할 생각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혐의가 있는 사람은 외국으로 내보낸 뒤 데려올 생각을 않고, 신빙성 있는 폭로를 한 사람은 체포해 구속하는 상황을 정상이라고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며 “검찰은 ‘정치검찰’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한 씨 수사에 적극 나서야 마땅하다”고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한상률 강제소환,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한가> (경향, 사설)
 
경향신문도 이날 사설을 싣고, “한 청장은 그림 로비 외에 골프 로비, 정권실세 10억원 전달에 이를 위한 3억원 요구, 도곡동 땅 문건을 미끼로 국세청장 유임을 청탁했다는 뒷거래 설까지 온갖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며 “그럼에도 검찰은 아직까지 갖가지 이유를 들어 한 전 청장 강제송환을 미적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당시 ‘학동 마을’ 그림이 800~1000만원에 거래”됐고, “차장 재직 시절 이 그림을 직속 상사인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갖다 바치고 인사청탁을 했다면 똑 떨어지는 뇌물공여”라고 못박으며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하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검찰이 탤런트 장자연 사건 때 일본에 머물던 해당 기획사 사장을, BBK 사건 때는 미국에 있던 김경준 씨를 범죄인 인도 청구를 통해 강제송환한 전례”가 있고 “론스타 수사 때는 한국에 들어와 조사를 받으라는 요구에 불응한다며 론스타 미국 본사 임원들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위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며 “그때와 지금 다른 점이 있다면 검찰 수사 의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이 더 이상 한 전 청장 강제송환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거나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한 전 청장에 대한 강제송환을 촉구했다. <끝>
 
 
 
 
2009년 12월 4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