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오늘의 방송 보도]정진석 원내대표의 ‘백남기나 중국어선이나’ 발언 띄워준 YTN(2016.10.12)
등록 2016.10.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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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망진단서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을 ‘병사’로 기재했던 백선하 교수가 사망 직후 퇴원 의무기록에서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즉 외인사를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서울대병원이 건강보험급여를 신청할 때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기재한 사실에 이어 연일 ‘사인 왜곡’ 정황이 불거진 것이다. 하지만 JTBC, MBN, 연합뉴스TV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단 1건의 보도도 내지 않았다. YTN은 고작 낸 보도가 중국어선의 해경 위해 사건을 백남기 농민 유족과 비유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발언을 띄워주는 내용이었다.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
백남기 농민 사망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서울대학교 병원의 사인 왜곡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일,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이윤성 교수는 서울대 병원의 공식 입장을 ‘외인사’로 선언했으며 의료계와 법조계에서는 잇따라 부검영장 집행이 부당하다는 성명을 냈다. 9일에는 서울대 병원이 사망진단서에 ‘병사’를 기재한 것과 달리 건강보험급여를 신청할 땐 ‘외상성 경막하출혈’ 즉 ‘외인사’를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만인 10일, 사망진단서 ‘병사’ 기재를 지시한 주치의 백선하 교수가 백 농민 사망 직후 퇴원 기록에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자신의 자필 서명과 함께 기재한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백선하 교수는 재차 사망진단서 정정을 거부했고 경찰은 부검을 위한 3번째 협의 공문을 유족에 보냈다. 경찰은 유족이 요구한 부검 영장 전문공개는 거부한 채, 법원의 제한사유가 적힌 부분만 공개했다.

 

그나마 나오던 ‘집회 민폐’ 보도도 없어…국가폭력에 침묵하는 방송사들
백남기 농민 사망에 무관심으로 일관해 온 방송사들은 완전히 ‘무보도’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사인 왜곡 정황과 변호사 119명의 부검 집행 반대 성명에는 침묵한 채 추모 행진으로 인한 ‘교통체증’만 보도했던 TV조선은 10일, 아예 보도를 내지 않았다. 꾸준히 보도가 없던 지상파 3사와 채널A, YTN도 ‘무보도’였다. 10일, 백남기 농민 관련 보도를 낸 방송사는 JTBC(3건), MBN(1건), 연합뉴스TV(1.5건)뿐이다.


국가폭력에 의한 국민의 희생, 그리고 국가가 그 희생에 대해 사과와 책임 대신 부검을 내세우는 초유의 사태를 두고 보도를 내지 않는 방송사들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부검의 부당성이 매일같이 증명되고 있음에도 부검 집행을 고집하는 경찰로 인해, 부검영장의 집행 기한인 10월 25일까지 유족과 시민들은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보도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소식이 매일 나왔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JTBC는 백 농민 사망 당일인 지난달 25일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보도를 내지 않은 날이 없다. 이를 감안할 때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타 방송사들은 의도적으로 국가폭력의 책임을 은폐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어깃장 검증한 JTBC
JTBC는 10일에도 타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인 보도를 냈다. 1건은 의무기록에서는 ‘외인사’를 인정해놓고 사망진단서만 ‘병사’로 쓴 백선하 교수의 행태를 보도했고 1건은 부검영장 전문 공개를 두고 대립 중인 경찰과 유족의 입장을 조명했다. 나머지 1건인 <법으로 본 ‘물대포’ 급수 거부>(2부 4번째, 오대영 기자, http://bit.ly/2ds7TK1)은 단연 압권이다. 이 보도는 경찰 물대포에 소화전 용수를 공급하지 않기로 한 서울시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한 새누리당의 주장을 검증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행정절차법의 행정응원 항목을 들어 “타기관의 도움을 받도록 돼 있다라고 해서 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어떤 때에? 인원, 장비 부족 등에 독자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 요건이 충족이 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라는 이른바 ‘기속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반박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기자는 동법 2항에는 “고유의 직무수행이 현저히 지장받을 것으로 인정되는 명백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거부권도 부여하고” 있고 “서울시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소방기본법이 특별법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일반법(행정절차법)보다는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공세가 부실한 논리에 근거하고 있음을 직접 증명한 셈이다.

 

△ 새누리당의 주장을 검증한 JTBC와 거들어준 YTN(10/11)

 

새누리당의 어깃장 거들고 나선 YTN
JTBC와 정반대의 태도를 보인 보도가 YTN에서 나왔다. YTN은 이날 백남기 농민과 직접 관련된 보도가 없었으나 토론 형식 보도인 <미 대선 2차 토론 음담패설 성추문>(23번째, 이종근 데일리안 편집국장,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일 서해에서 발생한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무법자들에게 무기 사용 자제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 국가 공권력이 무력화되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국가 공권력 무력화는 서해상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국가 공권력 무력화를 시키는 사람이 광화문의 영웅으로 행세하고 있다”며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끌어들였다. 그는 “세월호 천막, 불법시위 중 사망한 백남기씨 천막은 국가 공권력의 추락이 빚어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주장했다. 무단으로 영해를 침범하여 우리 해경에 위해를 가한 중국어선을 국가권력의 무책임 속에 희생된 국민들에 비유한 초유의 발언이다. 야당은 물론, 국민적인 공분이 일었다. 10일 이를 따로 보도에서 다른 방송사는 YTN뿐이다.


YTN 보도에 토론자로 나온 이종근 데일리안 편집국장은 “일단 지금 세월호 특별법 연장이라든지 혹은 백남기 씨 특검법, 이 두 가지가 쟁점 아닙니까? 그 쟁점에 대해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백남기 특검법은 특검이 아니라 부검으로 가야 될 것이고 세월호 특별법 연장은 ‘지금 특위가 해당 기간 동안 충분히 하지 않았느냐. 여기에서 더 하는 것은 국가의 낭비다’라는 식으로 설득을 해야 되는데 굳이 중국의 해경 공권력 훼손으로 연결을 시키다 보니까 좀 무리한 연결”이라고 평했다. 기본적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국가적 낭비’이고 백남기 농민에 대해서는 부검을 해야 한다는 정진석 원내대표 발언에 적극적으로 동의한 분석이다. 다만 이를 중국의 해경 위해와 연결시킨 것만 문제일 뿐, 기본적 취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정 원내대표 발언과 마찬가지로 망언이나 다름없다. 공권력의 피해자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백남기 농민을 어떻게 공권력에 대한 가해자로 둔갑시킬 수 있는지 그 관점 자체가 뒤틀려 있다. 정 원내대표나 이종근 씨나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 사건에서 박근혜 정부의 책임은 없다는 왜곡된 신념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다른 토론자로 나온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가 “우리 한반도에 들어와서 이런 만행을 저지른 중국 어선과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 비교의 대상으로도 맞지 않”다며 비판적 어조를 보였으나 김 교수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 공권력 얘기는 할 수 있”다는 등 어중간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정 원내대표 발언을 다루면서 논리에 대한 구체적 분석과 비판을 외면한 채 찬반양론만 소개하는 식으로 보도한 YTN의 태도도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퇴원 기록엔 ‘외인사’ 쓴 백선하 교수, MBN과 연합뉴스TV도 보도는 했다
지상파 3사, 채널A, YTN의 무보도에 은폐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는 끊임없이 불거지는 서울대 병원 백선하 교수의 ‘사인 왜곡’ 정황을 모조리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에도 백선하 교수가 사망진단서와 달리 사망 직후 퇴원 의무기록에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기록하고 자필 서명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병원은 사망진단서와 퇴원 의무기록이 다를 수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이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임은 인정했다. 경찰 물대포로 사망에 이른 농민을 두고 사실상 서류를 조작한 정황이 연달아 포착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이를 보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국민 정서와 등을 돌렸거나, 국민에게 마땅히 알려야 할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이다.


비록 그동안 보도량이 적었지만 MBN과 연합뉴스TV도 이 사안은 보도했다. MBN <퇴원 기록엔 ‘외상성’>(14번째, 조경진 기자, http://bit.ly/2dXEqsg)은 “지난달 25일, 백 씨 사망 직후 작성된 퇴원 기록에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뜻하는 코드명 S0651가 적혀” 있다면서 “ 같은 날 퇴원기록을 작성한 직후 백 교수는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기록”해 논란이 크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14일, 백 씨가 물대포를 맞고 병원에 도착해 처음 작성된 의료기록 역시 '외상성'이라는 내용”이라는 사실도 덧붙여 10일 알려진 ‘사인 왜곡’ 정황을 충실히 다뤘다. 연합뉴스TV <단신/"백선하 교수, 백남기씨 의무기록엔 '외상성 경막하출혈">(10번째, http://bit.ly/2e1EE67)은 단신에 그쳐 MBN보다 소극적인 수준이다. 연합뉴스TV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백 씨의 의무기록을 살펴본 결과, 백 교수가 수술 당시와 퇴원 의무기록에 모두 직접 서명했으며 여기에는 진단명이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돼 있다고 밝혔”다며 ‘사인 왜곡’ 정황을 정의당 윤소하 의원의 주장으로 처리했고 “서울대병원은 이례적인 경우지만 의무기록과 사망진단서 기록이 다를 수 있다는 입장” “백 교수는 국정감사 서면 질의서를 통해 진단서를 수정할 의향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등 병원과 백 교수 측 입장까지 덧붙여 기계적 중립에 머물렀다. 연합뉴스TV는 이외 보도 역시 단신 2건에 불과했는데 각각 부검영장 전문 공개를 요구한 백남기 투쟁 본부의 입장과 영장 집행 의지를 확인한 경찰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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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이봉우‧최민호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