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8-1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1.13)
등록 2013.09.24 16:04
조회 388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월 8-1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미네르바’ 보도, ‘표현의 자유’ 침해문제에 소극적
.................................................................................................................................................

1. MBC,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 적극적으로 다뤄

 
 
8일 검찰이 인터넷논객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인물 박 아무개씨를 긴급 체포해 10일 구속했다. 그러나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경제 전망과 관련한 글을 쓴 누리꾼을 '허위사실‘ 운운하며 처벌하겠다고 나선 것은 명백한 ‘여론통제’ 시도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KBS와 SBS는 ‘미네르바’ 체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3건에 그쳤고, SBS는 6건으로 비교적 많았지만, 대체로 ‘논란’과 ‘공방’으로 다루었다. KBS는 박 씨의 이력이 ‘전문대 졸’, ‘무직’이라는 점 때문에 네티즌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BS는 검찰이 박 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로 ‘부당이득’을 얻었는지 여부를 수사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MBC는 11건의 관련 보도를 내보냈는데, 6건의 보도를 통해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뤘다. 또, 검찰이 ‘허위사실 유포’로 지목한 내용에 대해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는 반박을 싣고, 법원의 구속방침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KBS는 모두 6건의 관련 기사를 실어 방송3사 중 보도량이 가장 적었다.
8일 <‘미네르바’ 맞나?>(김대영 기자)는 “미네르바의 정체가 ‘무직자’로 밝혀지자 네티즌들을 충격을 받았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에서도 “서른 살 무직 남성, 미네르바 검거 소식에 인터넷에선 허탈과 분노가 넘쳐났다”, “그동안 무직자의 헛소리에 놀아난 것이다, 부끄럽다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글이 폭주했다”며 ‘미네르바에게 속았다’는 의견을 부각했다. 이어 ‘믿을 수 없다’는 반박도 있다며 “경찰청 등 정보당국도 글의 수준 차가 너무 커서 미네르바가 적어도 2~3명은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미네르바’ 체포>(성재호 기자)는 검찰의 ‘미네르바’ 추정인물 체포소식을 전했다.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해서는 ‘미네르바 글 가운데 오로지 하나의 오인된 사실만 갖고 수사한 것은 편향된 수사’라는 박주민 변호사의 인터뷰를 싣는데 그쳤다.
9일 <‘미네르바’ 영장청구>(정윤섭 기자)는 체포된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검찰의 입장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미네르바가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왜곡했다, 반대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정치보복이다,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박 씨가 과연 공익을 해칠 의도가 있었는지, 박 씨의 글을 허위사실로 볼 수 있는지 등 실질심사 단계부터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고 논란을 전했다.
10일 <법리논쟁 치열할 듯>(김기수 기자)은 “박 씨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며 ‘미네르바’ 체포를 비판하는 송호창 변호사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박 씨의 글이 실제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쓰여졌는지가 쟁점이 될 것”, “또한 박 씨에게 적용된 전기통신기본법의 벌칙조항이 너무 포괄적이라며 헌법소원이 제기돼 심리가 진행 중”이라며 법리논쟁이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공범유무수사>(정윤석 기자)는 ‘공범유무’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글을 쓴 건 아닌지’ 등을 살피고 있다는 검찰 주장을 실었다. 이어 12월 29일 ‘외환개입’ 글에 대해 정부는 ‘공문이나 명령은 없었고 실무자들이 협조요청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외환개입을 했다는 본질은 같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9일 <‘표현의 자유’ 논란>(박충희 기자)에서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이번 일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를 자기 검열, 국가 검열 상태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며 시민단체와 학계의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인터넷에 있어서의 표현의 자유의 억압은 결국 현실에서의 억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며 로이터 통신보도를 전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인터넷 공간 역시 예외가 될 순 없다는 시각도 있다”며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 등을 추진하는 한나라당의 입장도 전했다.
10일 <“사안 중대해 구속”>(허무호 기자)은 법원의 구속결정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보도는 “법원이 검찰권 남용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는 박 씨 변호사의 비판을 전하고, “박 씨 스스로 모든 걸 시인하는 상황에서 구속한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법원이 국가 신인도를 내세워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소홀히 판단했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에 이것을 통해 특수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다면 그것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었겠죠”라는 박씨 인터뷰를 실어 ‘부당이득’을 취했을 수 있다는 검찰 발표를 전한 다른 방송과 차이를 보였다.
<‘허위사실’ 논란>(박민주 기자)은 검찰이 주장하는 ‘미네르바’의 ‘허위사실 유포’ 부분을 따졌다. 보도는 검찰이 미네르바의 ‘외화 예산 환전업무 전면중단’(7월 작성), ‘달러매수금지 긴급명령 공문’(12월 작성) 글을 ‘허위사실’로 지목했으나, “7월 당시 기획재정부는 실제로 해외차관 원리금을 갚을 때 외국환 평형기금에서 달러를 환전해가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이 급하게 영장을 청구하느라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지난 12월 26일, 기획재정부가 서울 명동 은행회관으로 7대 시중은행 외환담당간부들을 불러 달러매입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며 “공문을 보내진 않았다 하더라도 박 씨의 글 내용이 틀린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층취재-자기검열 시작됐나?>(김병헌 기자)는 인터넷에 ‘자기검열’이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몇 가지 사례를 전한 뒤, “자기 검열의 분위기는 결국 사회적 공론의 장을 위축시킬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사회의 자유롭고 건전한 비판을 막고 이것이 사회의 건강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건국대 법학과 임지봉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11일 <구속 논란 확산>(박주린 기자)은 검찰 수사를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 등 찬반의견을 나열한 뒤, “인터넷에서의 ‘미네르바 논쟁’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검찰에 이어 법원으로까지 번지는, 사법부 불신논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SBS도 모두 11건을 보도했다.
8일 <‘미네르바’ 전격 체포>(이승재 기자)는 “검찰에 체포된 미네르바는 경력이나 나이 모두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의외의 인물이었다”며 ‘공업고등학교-전문대 졸업한 무직’이라는 그의 경력을 전했다. 이어 “검찰은 또 박 씨가 이 글을 올린 뒤, 선물 옵션 등을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며 박 씨가 ‘부당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처벌 논란 확산>(김윤수 기자)은 ‘믿기 어렵다’, ‘정부정책 비판에 대한 보복’이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한 뒤, 다시 한번 “검찰은 또 박 씨가 인터넷상에서 일약 스타가 된 뒤 자신이 쓴 글의 영향력을 이용해 주식이나 외환을 거래해 차익을 챙겼다면 증권거래법과 선물거래법의 시세조종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미네르바’ 체포를 비판한 변호사 인터뷰를 실었다.
9일 <신뢰의 위기>(이주형 기자)는 ‘미네르바 신드롬’이 확산된 배경이 ‘신뢰의 위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도는 이명박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서 ‘미네르바’에 열광하게 됐고, “시사나 문화 분야에서 시작된 기존 지식 권력의 해체 현상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보장됐던 경제 분야까지 확산된 거라는 해석도 있다”고 보도했다.
11일 <정치쟁점 부상>(김정인 기자)은 ‘미네르바’ 구속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발언을 실은 뒤,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과 절제가 수반돼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싣고, “다음 달 임시국회의 핵심쟁점이 될 사이버 모욕죄 도입 논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날 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구속 찬반논란 확산>(이승재 기자)은 ‘미네르바 구속’에 대한 네티즌과 시민단체의 찬반의견을 전했다.

2. SBS, ‘제2롯데월드’ 문제 침묵
 
정부가 ‘제2롯데월드’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정부의 특혜논란, 비행안전에 대한 우려, 성남시와의 역차별 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단신으로 보도했던 MBC는 8일과 9일 ‘군사적 문제’를 적극 다뤘다. KBS는 ‘정치공방’으로 다뤘다. SBS는 11일까지 관련보도를 하지 않았다. SBS가 ‘2롯데월드’를 언급한 유일한 보도는 11일 ‘제2롯데월드 허가로 강남 집값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KBS 8일 <‘재벌 특혜’ 논란>(이근우 기자)은 성남주민들의 반발과 ‘비행안전’에 의문을 제기한 민주당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특혜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롯데가 비행 안전 비용을 대기로 한 만큼 협의를 하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며 “청와대도 정경 유착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국무총리실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을 의심하고 들여다보면 한도 끝도 없으며 정치적 오해가 두려웠다면 오히려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정부해명을 충실이 싣고, “치열한 정치공방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 8일 <집중취재-왜 입장 바꿨나?>(김연석 기자)는 비행안전을 이유로 반대했던 공군의 입장 선회에 대해 “기술과 돈 문제 외에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도시는 옮길 수 없지만 군부대는 옮길 수 있는 것 아니냐”, “1년에 몇 번 오는 귀빈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한 대통령 발언을 전했다. 이어 “군 안팎에서는 ‘유사시 전술비행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평시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많은 전투기가 빨리 이착륙하는 전시 상황에서는 사고 위험이 높아 기동성이 제한된다는 주장”을 전했다. 성남시와의 형평성 논란도 보도했다.
9일 <부대 재배치 불가피>(정승혜 기자)에서는 ‘활주로 각도만 3도 바꾸면 된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시계비행’만 가능한 경공격기 KA-1부대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KA-1부대가 이전할 경우 “긴박한 전시에 서해안이나 서부전선까지 날아오는데 시간이 걸려 전략상, 전술상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부대 이전 비용도 최대 300억 원”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SBS는 11일 <강남↑강북↓>(김태훈 기자)이라는 보도에서 앵커가 “제2 롯데월드와 투기지역 해제 기대감 속에,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3주째 오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끝>


2009년 1월 13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