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1.15)
등록 2013.09.24 16:06
조회 334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SBS, ‘경인운하 경제성 있다’ 무비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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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SBS, ‘경인운하 경제성 있다’는 KDI 발표 무비판 보도
-MBC, ‘비용 줄이고 편익 부풀렸다’ 비판

 
 
경인운하가 ‘경제성 있다’고 평가한 KDI보고서가 비용은 줄이고 편익은 부풀려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KDI 보고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KBS와 SBS는 KDI 보고서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MBC는 <집중취재-경제효과 논란>(김수정 기자)에서 경인운하의 경제효과가 부풀려졌다는 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보도는 “논란이 됐던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 4천 7백억 원은 경인운하 사업비 산정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하 건설로 얻게 되는 편리성과 이익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배후단지 분양수익의 경우 “인천 화물터미널의 분양가를 3.3㎡에 240만 원 넘게 책정했지만, 화물업체들은 주변 시세와 비교해 너무 비싸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항 대체효과에 대해서도 “인천항의 시설 확충이 예정돼 있어 이익으로 보긴 무리라는 지적”이라고 전했고, “운하에 여객선을 띄워서 2011년에는 하루 평균 1600명 이상의 이용객이 생길 거라는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14일 KBS 단신종합에서 <국토부, 경인 운하 용역 보고서 공개>라는 제목으로 “KDI는 굴포천 방수로 2단계 사업의 비용과 치수 편익 등의 변수를 고려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정한 뒤, 모두 경제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며 “이에 대해 환경정의 등 시민단체들은 토지조성으로 인한 부동산 이득을 편익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하역비용 절감 효과 등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KBS는 KDI의 시나리오가 굴포천 방수비용을 포함시키지 않았거나, 굴포천 방수비용을 넣은 경우 ‘치수 편익’을 포함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SBS <“경제성 있다” 논란>(김태훈 기자)은 KDI가 “경인운하사업비에 논란이 된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를 포함 하든 안 하든 경인운하는 경제성이 있다고 밝혔다”며 “굴포천 방수로 2단계 사업비와 제방도로 포장비용의 포함 여부에 따라 3가지 사업 시나리오로 구분한 뒤, 각 시나리오별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1가지 시나리오에서만 비용 편익 비율이 1미만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SBS도 굴포천 방수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시나리오의 문제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굴포천 방수비용을 넣은 경우 ‘치수편익’을 포함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는 점 역시 보도하지 않았다. 이어 KDI가 “환경적 요인과 지역발전 효과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서도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전한 뒤 환경단체들의 반박 주장을 싣는 데 그쳤다.
2. MBC, ‘민영기업 관치 논란’ 포스코 이구택 회장 ‘사의’ 유일하게 보도 해
14일 임기를 일 년여 남긴 포스코 이구택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임명돼, 이명박 정부 들어 포스코가 세무조사 무마로비를 벌였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외풍에 시달려 왔다. 이 회장이 물러난다면 공기업에 이어 민간기업까지 정권의 입김에 좌지우지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포스코의 경영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방송3사 중 MBC가 유일하게 이구택 회장의 ‘사의 표명’을 보도했다. 보도는 이 회장이 그동안 정권의 사퇴압력을 받았고, 과거 포스코 회장들 역시 정권이 바뀔때마다 ‘중도하차’했다고 지적하며, “민간기업의 ‘관치논란’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 <내일 전격 사퇴>(이주승 기자)는 이구택 회장이 내부적으로 “새 정부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물러난다”고 말했다며 “이회장의 사퇴설은 지난달 포스코의 세무조사 무마설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역대 정권에서도 중도하차 해 온 포스코 회장들의 사례를 보도한 뒤, “경제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임기 전에 자진 사퇴했다라고 하는 것은 지배구조 개선에 역행하는 것이고, 따라서 포스코의 대내외적 브랜드 가치와 경영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지난해 공기업 사장 교체 파문에 이어 민간 기업에 대한 ‘관치논란’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3. MBC, ‘한미FTA 재협상 시사’ 힐러리 발언 적극 보도
미국 국무장관 인선 청문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한미FTA가 불평등 협상’이라며 재협상을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의 ‘재협상 발언’을 ‘선거용’으로 폄하했지만, 힐러리의 이번 발언으로 ‘재협상’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날치기 상정’한 한미FTA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서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MBC는 14일 첫 번째 꼭지와 두 번째 꼭지로 힐러리의 ‘재협상’ 주장과 한국정부 입장, 여야 입장을 적극 보도했다. KBS는 18번째 꼭지로 보도했는데 힐러리 발언을 전한 뒤, 이 대통령이 미 상공회의소 도나휴 회장과 만났으며 도나휴 회장이 ‘한미FTA는 반드시 비준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SBS는 북핵문제와 관련된 힐러리의 입장표명을 중심으로 보도했으며, 한미FTA에 대해서는 “논란을 예고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14일 MBC 첫 꼭지 <한미FTA 재협상 시사>(김상철 기자)는 힐러리의 한미FTA ‘재협상’ 발언과 함께 재협상 문제가 미국 의회에서도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오바마나 힐러리는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한미FTA에 반대한다는 말을 여러 번 해왔다. 이제 그동안 선거운동 차원으로만 여겨졌던 재협상 요구가 공식화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협상 안된다”>(김경태 기자)에서는 우리 정부가 재협상에 대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만 미국이 정 원한다면 기존 합의문을 건드리지 않는 추가 협상은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게 우리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야의 반응을 다뤘는데,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비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야권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비준 시기는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BS는 18번째 꼭지 <‘재협상’ 시사>(윤양균 기자)에서 힐러리의 재협상 발언을 전한 뒤,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 상공회의소 도나휴 회장의 만남을 보도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이 “양국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FTA는 일자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 같은 점을 노조도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고, 도나휴 회장도 “한미 FTA는 반드시 비준돼야 한다며 한미 FTA가 차기 미국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협상의 하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SBS는 21번째 꼭지 <“북핵은 시급한 현안”>(원일희 기자)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힐러리의 입장을 주요하게 전했으며, 한미FTA 재협상 발언은 짧게 언급하면서 “논란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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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