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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2009.5.6)
등록 2013.09.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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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KBS<“위로받고 갑니다”> MBC<“비리·부패청산”> SBS<‘영혼의 소리’에 눈물>(4/19)
 

방송3사, ‘MB의 눈물’ 부각
 
 
 
 
제29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홀트 일산 요양원을 방문했다. 대통령 내외는 홀트요양원 장애인합창단의 노래공연에 참석하고, 장애인 농구단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방송3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정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는데, 특히 이 대통령 내외가 장애인합창단의 노래공연에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은 앵커멘트에서부터 강조 되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거꾸로 가는 장애인 정책을 진단하는 보도는 없었다.

KBS 19일 <“위로 받고 갑니다”>(이재원 기자)는 “이 대통령은 장애인 합창단의 노래 공연을 보고 눈물을 보이면서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홀트장애인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이라며 “이 대통령 내외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초청을 성사시킨 합창단은 진짜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로 감동적인 노래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공연에 먼저 김윤옥 여사의 눈에 물기가 비쳤고 애써 참아내던 이 대통령도 끝내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았다”며 대통령 내외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는 모습을 화면으로 비추고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어 “여러분들 노래가 가슴속 영혼에서 나오는 소리 같이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싣고, 장애인 농구단 방문 모습도 전했다.
MBC 19일 <“비리·부패 청산”>(이주승 기자)에서도 앵커멘트에서 “장애 아동 시설을 방문해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며 대통령의 ‘눈물’을 부각했다.
보도는 홀트요양원에서 “중증 발달 장애인으로 구성된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의 공연에서는 발음이 힘든 여자아이의 노래에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며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는 대통령의 모습을 비추고, “여러분을 위로하러 왔는데, 여러분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위로를 받았다”는 대통령 발언을 보도했다. 또 이 대통령 부부가 장애인 농구단 경기를 관람하고 “우리가 이제는 남을 도우면서 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SBS 19일 <‘영혼의 소리’에 눈물>(김성준 기자)도 앵커멘트부터 “중증 장애아동들이 온 힘을 다해 연습한 아름다운 합창공연이, 이곳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울렸다”고 전했다.
보도는 “중증 장애아동들이 합창단을 만들어 힙겹게 연습한 노래는 대통령 내외를 울렸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 대통령의 얼굴을 비춘 뒤, “우리가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떠나게 됐다”는 이 대통령 발언을 실었다.
이어 휠체어 농구대회장을 방문하고 “이 대통령은 홀트 아동복지회 몰리 홀트 이사장의 노고에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이제 우리도 남을 돕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대통령의 ‘눈물’에 정작 장애인단체들은 냉소를 보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장애인 관련 정책들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눈물을 흘린 이틀 후 4월 21일에는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가족부의 장애인 권익증진과를 폐지했다. 장애인단체들의 반발이 컸지만 정부는 ‘대국대과제’를 내세우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주무부서를 재활지원과로 흡수통합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방송3사가 관심을 기울여야 했던 것은 대통령의 ‘눈물’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 정책이 실제로 장애인들의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장애인들의 요구가 얼마나 정부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지 등을 따져보는 일이 아니었을까.
 
 
※ 4월 3주 추천보도 없음.
 
 
2009년 5월 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